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 제1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성백광 외 지음, 김우현 그림,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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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닳은 손등을

오긋이 쥐고 걸었다.

옛날엔 캠퍼스 커플

지금은 복지관 커플 (-18-) 「동행」 전문

나이가 들어가면, 사로 같은 곳을 향하기 마련이다. 살아가면서, 서로 어긋나는 것이 당연하였던 시간과 공간, 두 부부가 서로 애틋해지고, 서로 함께 가게 된다. 대학교 CC였던 두 부부는 결혼하여, 이제 오붓한 가정을 꾸린다.그리고 나이 먹어서, 복지관에 함께 다니며, 삶의 여정을 채워 나가고 있었다.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에는 60세~98세까지 5,800 여 편의 응모작 중에서, 100편의 짧은 시로 채워져 있었다. 그 중에서, 삶이 응축되어서, 기록되어 있어서 그런지, 웃음 속에 슬픔과 애잔함이 느껴지고 있다. 돌하루방 같은 어르신의 모습 뒤에 감춰진 삶과 인새을 꼽씹어 볼 수 있다.

어린이집 가는 아가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낑낑거리네

아가야!

이 할비도 엄마가 보고 싶단다.

그런데 낑낑거릴 데가 없네. (-96-) 「엄마」 전문

언젠가는 우리는 고아가 된다. 부모가 다 돌아가시고, 이제 혼자 남았다. 62세 된 할아버지 심정이 느껴진다. 고아나 다름 없는 홀로 쓸쓸한 그 모습 , 어린 아이를 보면서, 부러움 반, 질투 섞인 기분 반,이렇게 삶은 지나가고 있었다.우리는 아픔과 슬픔의 시간이 지나 , 누구나 고아가 된다.

태극기 부대 우리집 85세 할멈

정치 평론 하느라

치매 걸릴 시간이 업어요. 「치매 걸릴 시간이 업어요. 」 전문

나이가 먹으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어느 순간 치매 진단이 덜어지면, 재가 요양보호시설이나 요양 병원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된다. 여느 일반 병원이 다친 곳이 회복되면, 나올 수 잇다는 기대감을 가진다.요양병원은 예외였다. 그곳에 들어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요양병원은 현대판 고려장이다. 여든이 넘어도 여전히 정치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대한민국 정치인에 대해서, 정치판에 대해 한숨을 푹푹쉬며 열변을 토하기 마련이다. 이 책을 통해서, 치매와 정치의 연결에 대해서, 치매 거리지 않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 보았다. 어릴 적 치매 거리지 않기 위해서, 고스톱 화투판을 가지셨던 까막눈 할매가 생각났다.

할배가 되고, 할매가 되면, 손주, 손녀를 보게 된다. 아제 성장하는 손주를 보면서., 눈이 침침하고, 귀가 어둡고, 일상의 불편함이 늘어난다. 4살 손주가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모습, 그것이 이제 낯설지 아니하였고, 익숙함이 느껴진다. 누구나 삶이 있고,나이를 먹으면 , 유쾌한 삶,지혜로운 노년을 꿈꾸며 살아간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시 속에 지혜로움과 우리 또한 그 나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르신에게,너그러름과 여유, 유쾌하므로 다가가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100편의 시 속에는 나이듦에 대한 공감과 이해와 삶의 여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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