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있는 집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 30대 도시 부부의 전원생활 이야기
김진경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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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 취업하고 고시원에서 몇 달을 더 살았다. 그 뒤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인 고향 친구와 함께 자취했다. 친구가 먼저 살고 있던 빌라에 내가 방 한 칸을 빌려 들어갔다. 당시 무역회사에 다니는 친구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청소로 풀었다. 덕분에 친구와 살던 집은 늘 깨끗했다. (-40-)

남편이 봐둔 곳은 팔당 근처의 커피숍이었다. 7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가니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고 강 구경을 하다가 근처 두물머리에 갔다. 연잎 핫도그를 사서 나눠 먻고 산책을 하다 집에 오는 것이 드라이브 코스였다. 새벽에 출발해 점심 머고 차 막히는 시간도 피할 수 있었다. (-77-)

암막 커튼을 친 침대가 지금은 책상으로 그 대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가 지을 집에서는 서재로 나타날 것이다. 거창하게 뭘 하지 않아도 혼자 노닥거릴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데 그게 서재다. 책상 하나로 남편과 아이를 막기에는 역부족하나 온전히 분리된 공간을 원한다. 문호리 집에서는 나의 서재와 남편의 서재를 분리하기로 했다. (-120-)

전원주택는 보통 2층을 기본으로 짓는다.다양한 전망을 확보하고 ,한 층당 지을 수 있는 면적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의 바닥 면적을 건폐율이라 하는데 이는 지역별로 다르다. (-173-)

전원주택은 자연은 가까이에 있지만 놀이터는 더 멀리 있었다. 네 살 아이는 '심심해','놀이터 가자' 를 달고 살았다. 마당에 아이가 좋아하는 모래놀이 세트를 사다놨지만 혼자 하는 놀이는 쉽게 지쳤다. 그렇다고 매번 돈 쓰며 키즈카페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21-)

지인이 집을 짓고 있다. 작년부터 짓고 있는 그 집은 전원주택이며, 평생을 살아가는 마지막 집이었다. 자녀들을 밖으로 보내고 부부가 살아가는 그 집은 이제 집안 겉모습은 , 외형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다. 하루하루 집이 지어가는 모습을 페이스북에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전원주택은 대체적으로 오십 이후, 탈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의 마지막 보금자리로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이들이 주로 집을 짓게 된다.

즉 저자처럼 건축가와 작가로서,일찌기 전원주택을 지은 케이스는 많지 않다. 아기가 시골에 부부와함께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며,부딪치는 일이 여러가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지와 멀리 떨어져 살아가면,여러가지 불편한 일이 생긴다.장점은 2층짜리 집, 옥상이 따린 집을 지을 수 있다느 것이다. 빌라와 고시원, 아파트까지,도시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저자는 건축가 남편이 꿈꾸었던 내집 짓기에 함께 동참할 수 있었다. 부부는 서로 서재를 각자 짓고,그 공간을 분리시켜 나갔다. 아기는 어느 새 네 살이 되었고, 놀이터와 멀리 떨어진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키즈 카페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나 인간는 적응하는 동물이라 하였던가, 자연과함께 나만의 집에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새삼스러웠다. 내가 어릴 적만해도, 도시보다 시골살이가 익숙했기 때문이다. 내 집을 짓고, 흙을 놀이삼아 살아온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진 이들은 높은 고층 아파트만 보아도 현기증이 난다. 그땐 시골 살이라 하여도,지금처럼 띄엄띄엄 살아가지 않았다. 서올이나 광역도시에 가면 어질어질한 이유다. 하지만 남편의 적극성이 아내를 설득하였고,아이와 부부가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의 터전, 양평 문호리에 삶의 터전을 만들면서,시골 아낙처럼 살아가는 재미도 만족스러운 삶, 색다른 삶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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