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 -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3
존 밀턴 지음, 진성 옮김 / 린(LINN)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타락 천사장인 사탄은 말한다.

"이곳이 우리가 하늘과 바꾼 그 자린가? 이 슬픈 암흑이 저 하늘의 빛 대신인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주권자인 그는 무엇이든 높다고 느껴지는 대로 처리하고 명령하고 있으니, 이성으론 동등해도 힘 만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그에게서 멀수록 좋다. 영원한 기쁨이 깃들이는 복된 들판이여! 오라 공포여! 환영한다. 음부(陰府) 여! 너 없이 깊은 지옥이여, 너의 새 주인을 맞으라, 언제 어디서나 변치 않는 마음을 가진 우리를. 스스로 지옥을 천국으로,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장소가 무슨 상관이냐, 내가 언제나 다름없고 단지 벼락 때문에 위대한 그보다 조금 못할 뿐, 본연의 나 그대로이니, 최소한 여기에는 자유가 있겠지. 그 전능자가 질투심에서 이곳을 만든 것이 아니라면, 여기서 우릴 내좇진 않으리라. 우리는 여기를 편안히 다스릴 수 있으니, 천국에서 섬기느니 지옥에서 다스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우리는 왜 이 같이 망각의 호수 위에 얼빠져 누워 있는 우리의 패망한 맹우와 동료를 불러 이 불행의 장소에서 각기 직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다시 한번 무리를 규합하여 천국을 회복할 수 있을지, 혹은 지옥에서 더 패망할 것인지를 시험해보지 않는가." (-45-)

사탄은 이렇게 말하고 폭군의 핑계인 필연성을 내세워 자기의 악마적 행위를 변명한다. 이어서 그는 높은 나무 꼭대기에서 저 뛰어놀고 있는 짐승들 틈으로 내려선다. 사탄은 먼저 사자로 젼신하여 다가간다.다음에는 범이 되어 .숲에서 웅크리고 앉았다가 다시 몸을 일으키며, 두 앞 발을 하나씩 움켜쥘 수 있는 지점을 택하려는 것처럼, 감시의 몸 자세를 취한다. (-163-)

'이 아름다운 구역 뿐 아니라, 지구 전체를 그대와 그대의 종족에게 주노라. 주인으로서 그것을 소유하고, 그 안에, 또는 바다와 하늘에 사는 만물, 짐승, 고기, 새를 소유하라. 그 징표로서 모든 새와 짐승들을 그 종류에 따라 보아라. 그대에게서 이름을 맏고 나직이 몸을 굽혀 충성을 다하도록 내 그것들을 갖다 놓으리라. 저 물에서 사는 고기들 역시 같으니 그리 알라. 다만 저들은 체질을 바꾸어 희박한 공기를 마실 수 없기에 이리로 부르지는 않았노라.' (-297-)

이에 미카엘은 감동하여 대답한다.

"아담이여, 이 두 사람은 형제이고 , 그대의 옆구리에서 나온 자들이로다. 동생의 제물이 하늘에 상납된 것을 보고 시기하여 불의한 자가 의로운 자를 죽였다. 그러나 피 흘리는 일엔 앙갚음이 따를 것이고, 피해자의 신앙은 인정되어 보수가 있으리라. 지금은 그가 죽어서 먼지와 흙탕물에 뒹굴지라도."

이에 우리의 조상은 말한다.

"아,슬프다. 그 행위에 그 원인이라니! 그러데 내 이제 본 게 죽음이오니까? 이렇게 나도 원래의 흙으로 돌아가야 하리까? 아, 몸서리 치는 광경이 보기에도 추악하고 더럽습니다.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고 소름이 끼칩니다." (-418-)

존 밀턴은 1608년에 태어나 1674년 사망에 이르렀다. 영국의 대시인으로서, 청교도 사상가라고 부르는 건, 그가 쓴 기독교 고전 실낙원과 복낙원 에 있었다. 이 책은 개신교적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는 기독교 고전으로서, 인간의 삶에 있어서, 신의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지금 인간의 타락의 근원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성경의 앞부분 창세기를 기초로 쓰여진 책이며, 단테의 신곡이 가톨릭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상호 비교할 수 있다.

소설은 아담과 하와 이야기 이전, 사탄이 나오고 있었다. 절대적인 악의 원천이지만, 존 밀턴이 그련나 사탄은 지극히 인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빛과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하였으며, 천국에서 하나님에게 순종하느니, 지옥에서 어둠을 다스리기로 택하였다. 대천사 미카엘은 그러한 사탄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말았다. 바로 사탄은 하나님이 만든 자신의 형상를 닮은 인간,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기로 하였다.

대천사 미카엘은 사탄의 의도를 알아차렸고, 사탄의 의도를 하나님께 고하게 된다. 하나님은 그러한 미카엘에게, 사탄의 목적은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인간의 나약함이 유혹과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삶은 타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말한 그 유혹이란 선악과이다. 하와는 사탄의 자기중심적이고, 자기합리화에 근거한 논리에 따라서, 인간 , 즉 하와에게 우선 선악과를 먹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 아담이 서로 나체로 있는 그 모습에 부끄러워하게 되고, 하나님 앞에서, 숨고 말았다. 즉 영원한 삶, 풍족한 존재를 약속받았던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게 됨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되고, 평생 선과 악을 구별하면서, 탐욕과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사탄은 인간을 유혹한 댓가로 뱀이 되어, 흙을 파먹고 살아가야만 했다. 이 기독교 고전은 바로 인간의 삶이 영원히 파라다이스 , 낙원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지,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영원한 생을 꿈꾸지만,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 인간의 삶은 언제나 선과 악을 구별하며 살아가며, 뱀과 같는 교활하고, 사악한 존재에게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들에 대해서, 17세기 존 밀턴은 기독교적 가치관에 비추어 ,실낙원에 차곡차곡 써내려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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