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 뜨거워도 괜찮아
이명지 지음 / 수필in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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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하고 싶지 않은 것부터 걷어내기 시작했다. 가령 머고살기 위한 일 안하기,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기, 모임 직책 안맡기, 욕하고 싶은 사람 참지 않기, 체면 걷어내기, 화장 안하기, 의미 없는 규칙에서 놓여나기, 성실하지 않아도 되기, 어려운 책 안 읽기, 바쁘게 걷지 않디,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뤄보기, 원고 청탁 거절하기, 가의 일정 거절하기, 전화 안 받기, 문자 답 안하기, 뉴스 안 보기, 먹고 싶은 것만 벅기, 드러누워 뒹굴거리기, 세수 안하기, 잠옷 입고 종일 지내기, 브래지어 안 하기, 새워 매일 안하기,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기,맘껏 게으름 피우기....(-15-)

저는 늘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 자신한테요. 남보다 자신한테 인정받는 게 진짜거든요. 나이가 들어도 항상 우아하고 유쾌한 사람이고 싶거든요. 남은 날은 모두가 내일이잖아요. 나의 모든 내일이 유쾌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52-)

솔직히

아무 상상도 안했다곤 할 수 없다.

매울까?

순할까?

언제쯤 따먹으렴 제일 맛날ㄲ라?

제풀에 터질 때까지 두고 볼까?

씨를 받아 종족 보존을 할까?

오늘 아침 내 관음증을

바사삭 깨트린 앙큼한 저것

저 요염한 것

간밤에

노란 달맞이꽃이 흐드러지게

마주 피어있었다. (-147-)

그 다음 안윤자 선배 톡이 이어진다

"젊은 날, 저는 침대에 올라갈 때면 스리퍼를 얌전히 해놓곤 했었어요. 혹여 내일 새벽 깨지 못할까 하여, 근데 요새는 무슨 배짱인지 어질러놓고 사네요."

작가 안윤자 선배는 장편 소설책을 냈고, 민혜 선배는 수필집을 두 권이나 내고 만 죽다 살아남 분들이다. 그래놓고 지금 또 시작했단다. 죽음도 불사할 태세라 내가 거들었다.

"선배님들, 이젠 그 어떤 것도 건강과 바꾸는 어리석음을 범하진 마시길요! 파이팅!"(-235-)

우리의 인생은 전반기, 중기, 후반기로 구분한다. 오십이 되면, 이제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육십이후의 삶, 그 이후의 자유로움과 행복을 위해서, 나 자신의 체면과, 자존심과 성질을 내려옿아야 한다. 오늘 살다가 내일 죽는다 하여도 이상할 것 없는 인생 이야기, 살아있는 이는 죽은 이의 슬픔을 응시하며, 삶을 견디며 살아왔다.

현재의 인생은 그런 것이다. 저자는 이제 육십이 넘은 나이다. 회갑을 지나 환갑을 지난 나이, 생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항상 주책이라는 단어를 꼽씹어야 하는 나이가 바로 그 나이 때이다. 돈을 써도 주책, 사랑을 나누어도 주책, 공부를 해도 주책 소리를 들을 수 있다.그래서 항상 남의 시선을 읳식하게 되고, 매사 위축되고,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살아가지 못한다. 사로 관계를 맺고, 어던 자리에서 ,지갑을 얄지 않으면, 마치 죄를 지은 것마냥 웅크리면서,지내야 하는 나이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용기,노브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 화장안할 용기다. 늙어감을 허용하겠다는 다짐이다. 한국인의 정서, 한국 특유의 문화 저변에 깔려 있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할 때, 나이의 틀에서 벗어나, 자각 이명지님처럼, 고고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육십 이후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면서,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흩트러지게 살아가는 것, 체면이 구겨져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살아간다면, 내 삶의 주연이 될 수 있고, 인생의 후반기의 주인공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다. 나답게 살아가며, 나를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용기, 욕을 먹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가 살에 대해 용기를 얻고,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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