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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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나는 27년간 태어나서 죄송한 존재였다. 나는 내 이야기를 꺼내기가 무서웠다. (-12-)

아버지는 순간을 사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거절을 못 하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느 찬성만 하고 아무 신경 안 쓰는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나쁘다기보다는 좀 난감한 사람이었다. (-36-)

나는 김주영이다,

그리고 전안나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정체성이다.

과거는 다시 오지 않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나는 오늘을 살기로 했다.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고 누리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수용하기로 했다.

엄마가 넷인 나에게는 숙제가 네 가지 있다.

나를 버린 친엄마 이해하기.

나를 때린 양엄마 용서하기.

화병이 있는 시엄마 수용하기.

양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새엄마 인정하기.

나는 '거리두기'로서 내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62-)

사람은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 내가 용기가 없어서 못 하는 것을 해 내는 사람을 추앙하디보다는 질투하며 질시한다. 내가 처음 찰스를 보면서 욕했던 이유도 알고 보면 '달'만 선택할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은 아니었을까. 마흔에 직장과 집과 가정을 떠나 그림을 그리기고 결심하는 찰스를 보면서, 이것 역시 그를 향한 공경과 질투였을지도 모른다. (-107-)

나는 충전기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배터리처럼 살았다. 사랑스러운 아이도, 직장도, 남편도 충전기가 되어 주지 못했다. 술도, 쇼핑도, 종교도 충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책은 곧바로 충전기가 되어 주었다. (-177-)

나는 늘 태어나서 죄송했다.

내가 스물일곱 살까지 매일 들었던 말처럼 죽지 못하고 살아 있어서 죄송했다.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에게 없는 모든 것을 갈망했다. 살처받았기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거친 삶을 살았다. (-237-)

우리 삶이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건,나의 약점이,나의 나약한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한 것에 있었다.나의 약점이 누군가에게 소문나는 그 순간,나의 삶과 나의 사회생활과 나의 가정은 조홍글씨처럼 ,내 인생이,내 삶이 매장되는 것과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여겨져서이다. 다양한 SNS 가 소통의 창구였지만, 나의 생각,감정, 경험을 드러내기에는 너무 위험한 공간이다. 완벽을 추구하고, 흠집이 없어야 한다는 집착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은 어쩌면, SNS가 가진 폐단일 수 있고,나를 스스로 오해하게 만드는 창고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작가 전안나도 그러하다. 페이스북에서 보았던 전안나는 완벽한 직장인으로서,워킹맘으로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타인에게 질투를 불러 일으킬 정도로, 완벽한 삶,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과거의 상처를 감춘 채, 하나의 삶의 연기였고, 자신의 약한 모습을 숨기며, 사람과 나의 과거와 거리두기하였다.

그의 아픔이 드러나는 책, 그의 과거가 노출되는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다.자신의 과거의 상처를 하나하나 책으로 녂어 나가면서, 전안나 작가는 아픈 경험을 강물에 흘려 보내고 있었다. 나의 약점을 세상에 드러내는 그 순간, 작가 전안나는 웅크린 아기새처럼 나약한 작은 존재였다.하지만 그 나약함을 누군가 알기에 ,아픔을 보호해주고, 이해하고,포용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사람에 대한 신뢰의 결핍이 사람에 대한 신뢰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친아버지,친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무한 고아원에서 살았던 지난날, 양부모 밑에서 식모살이를 한다는 것은 지금 나의 시선으로 볼 때,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SNS 속 작가 전안나는 자신의 아픔을 숨긴채 연기하고 있었다. 행복을 연기하였고, 삶을 연기하였고, 기쁨을 연기하였다.연기함으로서, 행복과 기쁨이 저절로 찾아올 거라는 생가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전국 방방곡곡 도서관으로, 독자와 책으로 소통하고 있었던 건, 독자와 소통함으로서, 자신이 가진 상처를 어루만지고, 자신의 결핍을 독자를 통해서 보상받으려 했을 것이다.부모에게서 버림받았다는 것에 대한 보상,양부모님의 무책임함, 사람에게서 불현듯 얻었던 상처는 사람을 통해서 ,채워지게 된다. 한 권의 책을 통해서, 27살 이전의 김주영과 27살 이후의 전안나의 삶을 비교하게 되었다.나의 과거와 비추어볼 때,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공기와 같은 그 무언가가, 전안나에게는 질투였고, 부러움이었을 것이다. 얻을 수도 없고,가질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갈망과 집착, 그것은 불행의 씨앗이 된다.바람빠진 풍선처럼, 충전되지 않는 밧데리처럼 살아왔던 작가 전안나는 매일 매일 돗서를 통해 ,스스로 마음의 충전기가 되기로 하였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독서를 통해서,나를 스스로 충전기가 되었다.나는 항상 방전되었고, 상처를 입곤 하였다. 60세가 되면, 1만권의 책을 완독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는 작가 전안나의 삶, 인새으이 목표,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이제는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이제는 질투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는 작가 전안나의 목표에 다라서, 나의 인생의 목표와 의미를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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