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가족 - 비혼 싱글맘의 공동육아기
가노 쓰치 지음, 박소영 옮김 / 정은문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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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4년 5월 3일에 태어나 엄마 아빠와 함께 가마쿠라에서 살았다. 그러다 생후 8개월, 엄마는 나를 데리고 히가시나카노로 이사했다. 당시 스물 두살이던 엄마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사진 전문학교에 다녔다. 갓난아이와 단둘이 남은 엄마는 싱글맘이 되었지만, 홀로 나를 키우지 않았다. 새 파트너와 함깨 키우지도 않았으며, 본가에 돌아가지도 않았다. 대신 한 장의 전단을 사람들에게 뿌렸다. 

함께 키우지 않을래요?
아들을 함께 키울 사람을 구하는 전단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전단을 보고 찾아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처음에 모인 사람들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정도였을까. (-7-)


나는 대학 졸업 과제로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카메라를 들고 한 명 한 명 찾아가면 기꺼이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15년 만에 나를 돌봤던 사람들을 만났다. 나를 돌봐 준 어른들뿐만 아니라 나와 마찬가지로 침몰가족에서 잣란 아이들, 우리 엄마, 한 살 때부터 지금까지 침몰가족과는 다른 것에서 만나온 아빠 야마 씨 등 여러 사람을 만났다. (-9-)


쓰치와 있으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아이가 신난 얼굴로 놀고 있어서 다행이다. 활기가 넘친다. 쓰치가 좋다. 다만 약자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놀러 오고 싶다.
제대로 된 돌봄이라곤 전혀 한 것 같지 않지만, 아이와 함꼐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18-)


내가 그곳에서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하면 말야. 세간의 상식도 가르쳐야 하는데 가정환경 자체가 상식에서 벗어나 있으니 불안하면서도 해방감도 들 것 같아. 인류로서 새로운 일을 시도한다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인류로서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그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실험 결과 어떻게 되었냐면,바로 이런 느끼인 거네.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83-)


나는 당초 침몰가족을 주제로 대학 졸업 과제를 만들 생각이었다. 내 전공이 사회학부이기도 하고, 당시 돌보미들에게 공동육아의 새로운 형태로서 침몰가족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청취 조사로 정리해 제출하겨고 했다.그래서 야마 씨를 촬영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침몰가족의 풍부한 세계를 접하면서 여기에 속하지 않았던 사람은 그 세계를 어떻게 바라봤을지 궁금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나빠진 것도 침몰가족이 시작된 계기의 하나였다. 때문에 작품 안에 야마 씨를 그려야 했다. (-123-)


침몰하우스에 온다,관심이 있는 여성과 아이를 돌보며 데이트를 할 수 있다. 쓰치를 데리고 셋이서 공워에 나간다. 쓰치가 커서 나를 미끼로 삼았다면서 때릴까 봐 불안하다.

세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났지만, 정말로 있었던 일이다.물론 낯를 미끼로 삼아 데이트를 했다고 페페 씨에게 화를 낼 생각은 없는데, 페페 씨가 긴장한 건 아마 어른이 된 내가 침몰가족을 그리고 자신을 어떻게 생가했을까 걱정했기 때문일 게다. (-160-)


"여러 곳에서 상영되었지만 보지 못했던 『침몰가족』, 손자와 딸을 다시 보았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믿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225-)


우리 사회가 삭막하다고 생각하는 건, 정이 사라지고, 골목이 허물어지고, 공동체에서 느껴지는 이웃의 개념이 사라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농촌 공동체의 아쉽고, 결핍에 의한 보편적인 삶이 돈과 경제를 우선하는 삶으로 변질되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 앞에서 속수무책일 때가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에서, 한 가족이 세월호 침몰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어린 아기 혼자만 손에서 손으로 구출되는 장면을 보면서, 그 아이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성장하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할 때가 있다. 어린 핏더어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성장할 지에 대한 사회적 역할은 중요하다. 즉 우리 사회가 침몰한다고 느껴지는 순간, 삭막함을 느끼고, 사회내부의 정책, 제도가 갖쳐져 있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상황에 대해서, 보완책으로 필요한 것, 비혼 싱글맘이나 결핍가정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 모자 세대, 부자 세대에 대한 이해, 다문화가정이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저자 가노 쓰치는 1994년에 태어났으며, 일년이 되지 않앗던 시기에 , 아빠 없이 어마 손에 성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엄마가 시도했던 것은 공동육아였으며, 우리 사회의 믿음과 신뢰를 이해하고, 자신의 문제,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하나의 실험이다. 즉 이책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정책과 제도로 바꿔 나가는 것, 인간 사회가 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담론과 연결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자기 독백으로 연결된 대학과제로 만들어진 영화 <침몰가족>을 만들었다.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촬영하면서, 발생한 여러가지 문제들, 그 문제들 속에 당면한 여러가지들, 그것이 우리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책에서 느낄 수 있고,사회적 대안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간파하게 된다. 


책을 보면서, 내 주변을 들여다 보게 된다. 실제로 농촌 사회에서 공동육아를 실제로 하고 있는 사단법인이 있어서 기억이 났다. 그 사단법인 내에서 실행하는 공동욕아는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공동육아와 차이가 난다. 그 농촌 공동체에서 공동육아는 농사에 매달리는 자급자족적인 형태의 가족이 안고 있는 개인의 문제, 아기를 캐어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농촌에서 아기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침몰가족과 침몰하우스에 해답이 있었다. 내 주변에 누군가의 경험,그 경험에 근거한 제도의 변화 , 정책의 변화, 행정의 역할이 무엇이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에 대해서 깊은 고민과 대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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