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 우리 시대 부모들을 위한 교양 강좌
심상정 엮음 / 양철북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간만에 읽은 "학부모"에 관한 책이다.
내가 평소에 강조하는 학부모 3종세트 - 대한민국부모, 10대가 아프다,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엄마의 상식 - 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다.
4년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개인적으로 참 많이 힘들었고,
당시 한겨례신문에서 해마다 하나의 주제로 여는 한겨레특강을 열심히 읽을때라
제목외에는 그다지 내게 큰 감동을 주는 책은 아니었던듯하다.

이번에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를 읽으면서는 한분한분의 말씀이
어찌나 귀에 쏙쏙 잘 들어오는지..역시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은 또 다른
책읽기의 즐거움이다.^^
분야에서 한 가닥(?) 하시는 분들이 한 책에 다 모여 있으니
이 책은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박경철,정태인,이범,나임윤경,윤구병,신영복,조국,심상정,이이화선생님까지.
이런 초호화캐스팅이라니ㅎㅎ

하지만 이 책을 덮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임윤경님의 소개글이다.
이런 초호화캐스팅의 화려한 지식과 사상과 언변에도 불구하고
(물론 그 내용들도 내겐 또 다른 각성과 가르침을 주었지만)
나임윤경님의 소개글은 '아~~어머니의 세상이나 상황을 보는 관점이 아이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구나'를 알게 해줘서 내겐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임윤경>
고등학교 2학년때 어떤 남자 교사에게 '잘난 척'한다는 이유로 지하실에 있는
미술실에서 뺨을 맞았다. 그 일에 대한 해결 과정에서 어머니의 문제 제기는
내가 당한 폭력에 관한 것이 아니라 폭력이 행해진 '공간'에 관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교무실도, 교실도, 운동장도 아닌, 왜 지하에 있는 미술실에서 때렸습니까?"
라고 물었다. 선생님에게 잘난 척을 했다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빰을 맞은 것에 대해서는 눈물 한방울도 흘리지 못했던 나는
어머니의 그 질문 덕분에 비로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게 되었고,
그제서야 빠앙~하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내가 느낀 것은 괜한 폭력에 대한 억울함이 아니라 폭력이 행사된 장소와 연루된 공포였다.
여성주의는 내게 질문의 각도를 달리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래서 난 여성주의자가 되었고 학생들에게 여성주의의 힘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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