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약탈 국가 - 아파트는 어떻게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 되었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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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보수와 진보(《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표현으로는 구보수와 신보수, 여기서 보수는 적폐의 동의어)를 가리지 않는 최상위 개념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다수에 대한 약탈과 착취의 차원에서 다뤘다. 워낙 다양한 분야를 다뤄온 저자의 특성은 특유의 성실성에 대한 감탄과 내용의 깊이에 대한 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켜왔다. 좋았던 책도 있었고 별로인 책도 있었다는 말. 이 책은 아주 좋은 쪽이다.
부동산(주로 집값)의 정치경제적 성격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들의 ‘말‘에 길지 않은 코멘트 형식의 글들이 70여 개 모여 책으로 묶였다. 약간 산만할 수도 있고, 약간 깊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속 시원하게 내용을 훑어볼 수 있다. 깊지도 않지만 얕지도 않은데 주장은 명확한 상황에서 형식을 잘 선택해 구성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신 있게 국민 대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상류층의 ‘부동산‘을 ‘착취‘라고 규정하고 내용을 전개한 게 매력이 있다. 무주택자가 절반이 안 되니 뭐니 하는 이야기들로 부동산은 ‘보편적인 국민의 욕망‘에 기대어 유지되는 시장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얘길하기 민망할 만큼 무주택자, 비수도권 거주자에 수도권의 여러 1주택자들도 모조리 좌절시키는 양극화 확산의 기제라는 게 명확해진 상황이다. (이 책이 지목한 문제 증폭 또는 폭발 원인 제공자는, 당연하게도 문재인 정권이다. 적극 공감한다.) 부동산이라는 경제 블랙홀을 제대로 건드리지 않으면 민생 현안 해결 범위는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중요성에 비해 정치사회 분야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던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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