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서머스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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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탁 공장 인부와 건물 경비원으로 일했던 스티븐 킹의 작품은 전 세계 35개국에서 33개의 언어로 3억 권 이상이 팔린, 현재 지구상에 생존해 있는 작가 가운데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스티븐 킹의 <빌리 서머스 1>은 악인만을 처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온 저격수 빌리 서머스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양아버지가 자신의 여동생을 죽이는 것을 목격하고 총으로 양아버지를 살해한 빌리 서머스는 그 후로 해병대에 입대해 저격수로 명성을 날린다. 그리고는 17번의 암살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한 차례도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금 200만 달러를 받고 수감된 프로 저격수 조엘 앨런을 재판일에 암살하라는 제안을 수락한다.

빌리는 평소 어리숙한 바로 빌리처럼 행동하지만, 나쁜 놈만 처단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빌리가 밤에 단잠을 잘 수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그리고 몇 개월 간의 준비를 거쳐서 드디어 그 날이 다가온다. 빌리에게 200만 달러를 제안했던 닉은 50만 달러를 먼저 입금하고 거사를 치르고 나서 도망가는 것까지 도와주겠다고 제안한다.

"자네는 저격 후 사라질 때 항상 탈출 마술사 뺨치는 실력을 발휘하지 않나. 닉은 이렇게 말했다. 상황이 파악되기 시작할 때쯤이면 자네는 사라진 지 오래겠지."

'잡히지 않으면 이 어떤 것도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는 잡힌 적이 없고 지금까지 열일곱 번 동안 깔끔하게 탈출했지만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 적도 없었다.'

빌리 서머스는 바보 빌리를 연기하지만, 지금까지 17번이나 암살을 하고도 잡히지 않았을 정도로 치밀하다.

'그는 두 명이 아니라 세 명의 인생을 살고 있다. 닉과 조지에게는 빌리 서머스라는 청부살인업자다. 제러드 타워의 입주민들에게는 데이비드 로크리지라는 작가 지망생이다. 미드우드의 에버그린 가 주민들에게도 그렇다. 그리고 이제 제러드 타워에서 아홉 블록, 미드우드와는 안전하게 6.5킬로미터 거리를 두고 있는 피어슨가에서는 돌턴 스미스라는 과체중의 컴퓨터 덕후다. '

치밀하고 신중하게 준비한 만큼 빌리 서머스는 성공적으로 암살을 수행하고, 닉이 준비한 탈출 준비를 무시하고 자신이 준비한 피어슨가 지하 은신처에 무사히 도착한다. 그런데 불길한 예감은 들어맞는다고 하는 것이 이런 경우일까? 닉으로 부터 약속받은 잔금 150만 달러가 입금되지 않는다. 게다가 인적이 드문 빌리의 은신처에 느닷없이 고물 밴이 나타나 의식을 잃은 젊은 여자를 하수구에 버려두고 달아난다. 자신의 은신처가 노출될 위기에 처한 빌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 여인을 자신의 지하 은신처로 끌어들이다. 이제 빌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빌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

그런데 이 작품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암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나쁜 놈이라는 명분으로 17명이나 암살을 하고, 이제는 은퇴를 생각하면서 18번째 나쁜 놈을 암살하고 철저히 신분을 위장을 은신처에 숨어든 빌리를 동정하고 걱정하기까지 하다니. 게다가 빌리는 작가 지망생으로 신분을 위장하면서 실제로 자기 자신의 자서전을 각색해서 작품 활동에 몰입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재미 있다. 스티븐 킹은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 상상해보면서, 2편을 읽어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빌리 서머스는 나쁜 놈을 죽이는 나쁜 놈 이야기다. 누가 더 나쁜 놈일까? 아무튼 나쁜 놈들 이야기는 재미가 있다.

#빌리서머스1 #황금가지 #스티븐킹 #이은선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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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 분노라는 가면을 쓴 진짜 감정 6가지
충페이충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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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출된 분노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분노의 실제 메카니즘과 진짜 감정을 이해하여 상대는 물론 자신에 대한 치유가 되길 바라는 책이다. 지은이 충페이충은 응용심리학 석사전공으로 심리상담사와 강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기간 여러사람을 심층 치유해왔다. 

  • 남이 당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되지 않는다고 화내지 마라. 왜냐하면 당신도 당신 스스로를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토마스 아캠피스)


분노라는 가면을 쓴 진짜 원인 감정 6가지는 다음과 같다. 심판, 기대, 자기요구, 감정의 연결, 두려움, 사랑이다. 

* 분노는 심판이다.

‘나의 규칙이 진리’라는 데서 출발하여 당신이 틀렸기 때문에 분노한다는 “심판”의 감정은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다. 가장 조화로운 방식으로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수용과 존중’이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과 마주했을 때 미움과 비판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여 이에 대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그는 진짜 그가 아니고, 그의 규칙과 나의 것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가슴에 두고 중립을 지키라는 조언은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분노는 기대다. 

“기대”는 상대방이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길 바라고 나의 조력자가 되기를 바라는데 상대방이 응하지 않아 내가 바라는 대로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기대심리로 분노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람 자체보다 문제를 더 중요시하는 경험은 다른 사람과 진정으로 가까워질 준비가 되었는지를 돌아보고, 자기의 요구가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점차 탈중심화의 길로, 자기성장의 관점으로 변화해 가면서 ‘내려놓기’의 시작으로서 진정한 자기사랑으로 가는 길임을 밝히고 있다.


* 분노는 자기요구다.

“자기요구”는 나에게 요구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을 향한 요구라는 것이다. 최근에 나를 소모하는 일이 너무 많아 지치고 능력을 초과한 것이 아닌지를 돌아보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자신을 어떻게 사랑할지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한다. 


* 분노는 감정의 연결이다.

“감정의 연결”은 타인 역시 분노한 자신의 내면과 같이 억울함, 두려움, 무력감과 같은 감정이길 바란다. ‘내가 즐겁지 않으니 당신도 즐거우면 안돼.’라는 감정을 말한다. 분노하면 상대방이 나보다 즐거운 것을 용납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상대방과의 감정의 일치를 통해 친밀해지고 싶다는 나약한 감정이 숨어있다. 


* 분노는 두려움이다.

“두려움”은 걱정이 분노로 표출된 것이고, 감정과 이성이라는 두 견인력은 그래서 쉽게 분노하는 사람일수록 더 이성적일 것 같으면서도 더 많은 내재적 규칙과 요구로 상대를 통제하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 분노는 사랑이다.

마지막으로 "사랑“은 더 헌신적이면서 더 쉽게 분노한다는 것이고, 사랑받고 싶어서 분노가 생기는 이치다. 인위적 헌신을 멈추고 상대를 위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자신에게 돌릴 것을 염두에 두라고 한다. 


* 분노는 기회다.

심리학적으로 분노라는 감정을 두루두루 살피며 느끼는 것은, 분노를 억누르지도 말고 상대를 조종하려 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을 향해 눈길을 돌리고, 원인을 파악해 자신을 위한 참다운 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분노가 사실은 갈망이고 사랑의 호소라는 것을 알고, 정서적인 안정 속에서 분노를 잘 소화시키라는 조언이다. 사실 분노는 기회다. 내 안의 분노라는 감정을 잘 이해하고 삶을 잘 풀어나가야겠다. 분노에 휩쓸리지 말고 성숙하게 잘 다뤄보자!!


#미디어숲 #심리학이분노에답하다 #충페이충 #권소현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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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숨
김혜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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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깊은 숨>은 34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혜나 작가의 7개의 다른 소설이 하나로 묶여있는 소설집이다. 


‘오지 않는 미래’,

“오지 않는 미래가 두려운 까닭은 결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비극으로 끝난다 해도 결과를 알 수만 있다면 의연하게 그 한가운데로 걸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동화작가 여경과 탁주 빚기 모임에서 만난 민서, 그녀의 남자 친구 진수의 심각하지 않은 삼각 이야기 이지만, 내심은 할머니의 술독 이야기, 부다페스트의 부다성, 영화 글루미 선데이와 다자간 연애가 묘하게 교차하며, 발효처럼 언제든 심각하게 부글부글 끓어 넘치다 못해 못쓰게 산패해 버릴 가능성이 농후한 채 끝으로 다다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짐짓 밋밋하게 세 명의 스토리가 아무 일 없이 넘어가며, 조용히 참아가는 이야기 같다. 


요가로 몸을 다친 주인공이 방콕 파타야에서의 시간 중 만난 잠이라는 트랜스 여성을 만나며 잠시 휴식을 얻는 ‘가만히 바라보면’도 그렇고, 해외 입양되었다가 국내에서 다시 부모를 찾으려는 두 사람의 흔적을 담은 ‘아버지가 없는 나라’도 그렇고, 작가는 작가 후기에 밝힌 대로 국외 경험을 많이 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야 할 것은 오직 자기 자신 뿐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결론을 전하고 있다. 


또 한 가지 큰 흐름에서, 작가는 성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달리보면 모든 성장이 정체된 느낌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모니카’에서는 이야기 속에서 이미 여성 동성 간의 연애를 드러내어 이야기를 전개하였고, 마지막 작품인 ‘코너스툴’에서는 주인공의 밝히지 못한 성향을 이야기 속에서 전개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의 이야기 속에서 애정의 감정이 이해받지 못하는 부분으로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그리고 있으며, 인간으로서도 정당하게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그리고 있다. 책 자체만을 좋아하면서 그 자체만을 위해 남녀관계를 불문하고 대화하기 원하나, 그 자체도 이루어지지 않고 남녀관계로서도 부적절하게만 전개될 뿐인 현실이 이어진다. 


“나는 다만 그와 친해지고 싶었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그가 기혼의 40대 남자이고 내가 미혼의 30대 여자라는 사실이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의 정체는 무엇인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어떠한 형태인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이 상하지 않게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은 그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포기하고 견디는 과정에 지나지 않음을 나는 점차 깨달아갔다.” 


해결이 속 시원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은 꼭 남녀관계만도 아니고 초콜릿을 만들며 풀어가는 ‘비터스윗’이나 영어학원 이야기를 담은 ‘레드벨벳’속의 사회적 대인관계로서도 자녀 관계도 시원치 않은 관계로 이어져 있다. 오늘날 코로나로 흐려진 모든 관계망이 그렇게 나타나듯 암울한 현실을 다양하게 그려낸 듯하다.


#깊은숨, #김혜나,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4기_깊은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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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극히 주관적인, 그래서 객관적인 생각의 탄생
이상완 지음 / 솔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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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뇌의 비밀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길입니다'는 문구에 현혹되어 덜컥 집어 들었지만 KAIST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장 이상완 교수의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내가 나 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명 한글로 씌여 있는데도 좀처럼 쉽게 이해라는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러한 사태는 작가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공지능과 뇌에 문외한인 독자인 나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러한 난해함 가운데서 그나마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는 내용은 인간과 달랐던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인간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이 될 것이고, 그 다음에는 인간의 지능을 앞서는 기술적 특이점이 올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다르다는 것은 이해가 가능하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앞서는 시대가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물론 개별적인 찹원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앞서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인간 전체의 지능을 앞서는 기술적 특이점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작가가 처음에 제기한 문제가 마음에 남는다. 인간에게는 아는 사실과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사실 모르는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은 무게가 10kg이 넘고 시간단 1,000watt 이상(약 80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그에 비해 인간의 뇌는 1kg이 약간 넘는 가벼운 무게로 시간당 약 2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를 비교해보면 뇌가 적어도 400배 이상의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닮아가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의 지능을 앞서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효율성 측면에서는 약 400배의 차이가 난다고 하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적어도 창조성 측면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올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해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인공지능을 이해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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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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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필명으로 삼은 프랑수아즈 사랑의 작품 <사랑의 파수꾼>, 그녀의 자유분방한 삶을 소설 곳곳에 배치한 듯하다. 여주인공 도로시 시모어는 두 번의 이혼 경력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약물과 살인, , 자동차 사고, 나이든 여성과 젊은 남성의 관계 등이 등장한다.

 

정작 사강은 33세에 발표한 소설이지만, 딸과 손주도 있는 여주인공은 45세이다. 나이 차이를 극복했다기보다는 33세에 이미 세상을 다 안다는 듯한 작가가, 나이에 비해 아직 더 젊은 모습으로 살고 싶은 여주인공의 마음을 근접시켜 섬세한 심리묘사를 해낸 작품이다.

 

우연한 자동차사고가 나고, 남자친구 폴에게서 당신 미쳤소?”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젊은 20대 청년 루이스를 집안으로 들여 보호해주기 시작하는 도로시. 무표정하게 창밖을 바라보며, ’지나치게 매끈하고, 날씬하고 매끈한그의 잘생긴 외모에 낭만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불구자가 된 그와의 영원한 동거까지 상상하며 불합리하다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고 여기는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두 번째 남편의 자살 소식이 들리고, 오롯한 슬픔을 폴 앞에서는 기척도 없다가 폴이 보는 앞에서 루이스 발 밑에서 오열하는 야릇한 감정을 겪는다. 루이스는 외모 덕에 시나리오 작가인 도로시에 의해 유명한 배우로 발돋움하고, 그 와중에 도로시와 관련된 세 명의 사람이 모두 루이스에 의해 도로시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살해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나, 점점 공범의 신세가 된다.

 

연인과 남동생- 거의 아들뻘이라 할 수 있는 사이에서 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았다“ ”나는 망가져버린 내 삶을 슬퍼하며 눈물을 조금 흘렸고, 코를 훌쩍거리며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옷을 입어야 했다. 어쨌건 그 피어슨 경관은 굉장히 잘 생긴 남자였다.”

도로시는 그런 여자였다. 혹은 사강이 그랬을까.

두 남자와의 파티 외출이나 결국 폴과 결혼해서도 루이스도 같이 살게 될 뉘앙스 속에 이야기는 결말로 향하고, 살인사건 조사 차 나온 경관에 대한 짧은 생각은 살인방조 묵인에 대한 양심보다는 외모에 대한 인상이었다.

 

당신이 내게 베푼 친절이 순수한 선의에서 나왔다는 걸 알았을 때,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당신이 나를 어리게 생각한다는 걸, 당신이 폴 브레트를 좋아하고 나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난 당신을 보호해줄 수 있어요. 그뿐이에요.”

폴은 둘 사이에 관능적이지 않은 플라토닉한 사랑을 한다. 도로시를 괴롭힌 사람을 쉽게 죽이고, 도로시의 목마저도 눌러서 죽일 뻔한 사람이다.

 

우리가 그를 오래 데리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영원히, 당신도 잘 알고 있는 바잖아!”

반면 폴은 루이스와 도로시가 오직 같이 자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이 되자, 그것이 안심이 되어 도로시를 이해하게 되었고, 루이스를 영원히 한 가족으로 맞을 수 있겠다는 더 비현실적인 인물이다.

 

다음날인 월요일이면 우리는 보수를 받는 정확하고 일상적인 일의 세계로,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잠을 자게 해주는, 우리의 삶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켜주는 세계로 돌아갈 터였다. 그러나 제기랄, 나는 때때로 삶과 그 연쇄적인 순환의 고리를 얼마나 증오했는지! 그건 우스꽝스러웠다. 내가 그래왔듯이, 모든 형태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밑바닥에서부터 삶을 증오할 필요가 있었다.”

도로시, 루이스, 폴 모두 사강이 만들어낸 인물이다.

 

 

그 어떤 삶의 혼란과 혼동 속에서도 그저 살 수 있는 사람들의 냉담하기까지 한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만이 마음의 파수꾼이라고, 그러한 시각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 절대적인 살아감의 의미임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었을까.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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