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극히 주관적인, 그래서 객관적인 생각의 탄생
이상완 지음 / 솔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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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뇌의 비밀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길입니다'는 문구에 현혹되어 덜컥 집어 들었지만 KAIST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장 이상완 교수의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내가 나 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명 한글로 씌여 있는데도 좀처럼 쉽게 이해라는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러한 사태는 작가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공지능과 뇌에 문외한인 독자인 나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러한 난해함 가운데서 그나마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는 내용은 인간과 달랐던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인간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이 될 것이고, 그 다음에는 인간의 지능을 앞서는 기술적 특이점이 올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다르다는 것은 이해가 가능하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앞서는 시대가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물론 개별적인 찹원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앞서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인간 전체의 지능을 앞서는 기술적 특이점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작가가 처음에 제기한 문제가 마음에 남는다. 인간에게는 아는 사실과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사실 모르는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은 무게가 10kg이 넘고 시간단 1,000watt 이상(약 80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그에 비해 인간의 뇌는 1kg이 약간 넘는 가벼운 무게로 시간당 약 2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를 비교해보면 뇌가 적어도 400배 이상의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닮아가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의 지능을 앞서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효율성 측면에서는 약 400배의 차이가 난다고 하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적어도 창조성 측면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올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해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인공지능을 이해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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