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19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 ❙ 다산책방








토지 19권은 1940년대 초 일제강점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먹을거리와 물자가 부족해지면서 식량 배급에 의존한 삶은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여러 인물을 통하여 그들의 '처지와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아픔을 그려낸다.



 

<이홍의 딸 상의의 일본인 학교생활. 일제의 앞잡이가 된 우개동의 행패 등을 통해 일제강점기 말의 우리 땅의 현실이 구체적으로 기술된다. _ 책 속 줄거리 중에서>

 

 




<자식 사랑>

성환이 학병에 끌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성환할매는 눈이 멀고 만다.

 

13p

(야무네) ❛자식이란 멋일꼬? 애간장을 녹이는 기이 자식이다. 전생에 무신 인연으로 부모 자식은 맺어진 길까?

 

부모에게 자식은 사랑의 결정체이다. 그 사랑은 기쁨과 실망, 걱정과 든든함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 아이가 아기 때부터 자주 아팠던 나에게 효자란? '숨만 잘 쉬어도 효자'다. 많이 좋아진 지금도 잘 먹고 다니는지 궁금하고, 잘 먹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흐믓해진다.



 

박경리 작가는 토지 19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한 장면에 담아낸다.

 

이른 아침 영광은 집에 도착한다. 대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영선네가 '어머니' 소리에 염주를 든 채 영광을 맞이한다.

언제 집으로 돌아올지 모르는 자식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기도하며 기다리는 어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어머니의 기다림은 곧 ‘사랑’일 것이다.




 

<세대를 잇는 희망과 사랑>

토지 19에서는 여러 세대가 등장한다. 세대 간 공통점이 있다면, 다음 세대를 향한 희망과 사랑이다. 부모가 돌보지 못하는 아이는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가 돌본다.

성환이 학병에 끌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눈이 먼 성환 할매가 그랬고, 쌈지 속에서 꼬깃꼬깃 접은 일 원짜리, 오 원짜리 지폐, 오십 전 십 전짜리 주화로 책을 사주던 영광의 외할아버지가 그랬다.

 


부모가 아니어도 다음 세대를 향한 돌봄은 토지에서 자주 나온다.  

서희가 할머니와 가마를 타고 가던 때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아버지 살해에 가담했다가 처형된  칠성 네 아낙과의 조우에서 가장 먼저 할머니가 물었던 말에서 알 수 있다.

 "아이가 몇이냐?"

 

 



<여성, 그리고 생명>

새벽 직전이 가장 어두워 보이듯이 해방을 몇 해 앞둔 일제강점기 말, 여성과 생명 이야기는 인상 깊다.

 

아기에게 물릴 젖이 나오지 않는 어미. 환국의 아내 덕희의 몸에서도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

 

전시였던 일본 사정도 좋을 리 없다. 전선에 나간 아비 없이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한탄하는 오가타의 누님 유키코와 일본 정세를 보고 친아들 쇼지를 일본으로 데려갈 수 없는 오가타의 모습에서 폭력 앞에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임을 알 수 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이 생각났다.

“폭력은 결코 평화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폭력은 오직 더 큰 상처와 파괴만을 남길 뿐입니다.”

 



또한, 폭력을 근간으로 한 혐오와 다툼은, 미움과 앙갚음으로 세대를 이어간다. 우가내의 행패를 걱정하며 울기만 하는 옆이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었고, 배설자의 살해 사건이 그랬다. 어쩌면 이런 감정은 인간 본성일 수 있으나, 오래 간직하면 자신을 태울 수 있음을 여옥과 강선혜를 통해 알 수 있다. 영광도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신분에 대한 열등감이 그의 인생을 돌고 돌게 했고, 이제야 집으로, 책으로 오게 하지 않았을까. 20권에서 영광이 꼭! 영선에게 직진해서 사랑을 찾기 바란다.

 

 



<나고 드는 자리>

최환국은 형무소에 수감되어 앞을 알 수 없는 아버지와 졸지에 학병으로 나가게 된 동생 윤국을 생각한다. 어머니와 자신을 떠나가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남몰래 눈물을 흘린다.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여자의 통곡 소리에 놀란 환국은, 그것이 어머니 서희일 수도 여동생 양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래전 마을을 떠난 옆이네였다. 환국은 옆이네에게 말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18권에서 아내 덕희와 양현의 갈등을 알면서도 모른척했던 환국을 생각하면, 반전 행동이다.

20권에서 환국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웅크린 호랑이>

이홍의 딸 상의는 일본학교 선생 사카모토에게 자신의 존엄이 짓밟힌 불의에 분노하여 대항한다. 토지 19권 마지막을 장식한 상의의 이야기를 읽으며, 상의는 잔뜩 웅크린 호랑이 같다고 생각했다. 20권에서 상의가 높이 뛰어오르기를 기대한다.

 




#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장연학의 등장) 어렸을 때부터 아비인 석이를 대신하며, 남희는 아비 얼굴도 모르지만 하여간. 연학은 어린 오누이와 성환할매를 돌보아왔다. 특히 두 아이의 취학 문제는 적극적으로 최참판댁에 건의하여 일을 추진해왔다.(...) 어쨌거나 성환할매와 최참판댁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온 장연학, 나룻배를 타고 어린 계집아이의 손을 잡고 보통학교 입학할 때 읍내로 데려갔던 사람도 장연학이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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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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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끝내 놓지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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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롤란트 슐츠 지음,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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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지은이 : 롤란트 슐츠

옮긴이 : 노선정

펴낸 곳 : 스노우폭스북스

출간연도 : 2026. 6

 

 

 

 

이 책에는 할머니, 청년, 소년이 죽는다. 저자는 이들을 독일의 대표 사망자로 설정해서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실감하게 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간이 죽을 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죽음이란 언제 시작되는가? 죽음으로 가는 길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그리고 그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호기심에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죽음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실제 죽음에 대해 잘 아는 의사, 간호사, 호스피스 봉사자, 법의학자, 완화의학 교수들, 성직자, 유가족, 그리고 시한부 환자들을 만난다. 한 장례 업체에서는 직접 일했고, 검시관과 호적 공무원들의 업무를 동행했다. 화장장과 영결 식장도 방문했다.



 

사적인 영역인 죽음을 저자가 아무런 제약 없이 목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은 이 세 명의 가상 인물 덕분이다. 그렇게 ’죽어가는 할머니, 청년, 소년이‘ 이 책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장면은 ’독자‘를 죽음의 여정으로 이끈다. 또한 독자를 ’당신‘이라 칭하며 죽음을 체험하게 한다.



 

죽음에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죽음’에 관한 것들 모두 담았다. 언젠가 마주하게 될 보편된 ‘죽음’을 이토록 자세하고 사실적이며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아빠다.

여든이 넘은 아빠지만 가상으로라도 죽음의 문턱을 넘어 영영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누가 가슴을 때리는 것처럼 아팠다.

아빠는 십여 년 전에 갑자기 쓰러지셨다. 10분 심정지 이후 기적처럼 깨어났다. 잠깐 중환자실에 계셨지만 금방 일반병동으로 옮기셨고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깨어나도 어느 한 부분 기능을 잃을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지만, 아빠는 말하고 듣고 기억하고 잘 움직이셨다. 다만,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져서 사는 게 힘들다고 했다.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기능으로 힘들 때 면 ‘이럴 바에야 그냥 그때 죽을 걸 그랬다고.’ 푸념하셨다. 죽어가는 사람을 자꾸 살려 놓는 잘못된 의료 시스템도 종종 욕하셨다.



 

<죽음의 에티켓>은 죽음에 이른 사람들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각종 생명 연장을 위한 검사와 처치를 받는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한 죽음이 과연 있을까? 싶었지만 아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죽음을 너무 모르고 있고 미리 준비하고 피하지만 말고 알아두어야 되지 싶었다.



 

#죽음의에티켓 #죽음 #롤란트 슐츠


그러나 언제인지 모를 뿐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 P11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경로를 거치든 이곳에 들어온 고인들은 예외 없이 모두 철저한 검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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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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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 -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아야지요. 형, 우리는 살아남아야 해!”

 

 



해골이 되어 돌아온 사람이 있다. 산송장이 되어 누워 있는 사람이 있다. 사랑을 잃어 가는 사람과 사랑을 향한 사람이 있다. 독립을 외면하는 사람과 독립을 향해 작지만 작지 않은 저항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한없이 내려앉았던 시절이었지만 이들은 모두 각자의 희망으로 삶을 살아낸다.

 

여옥은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임명빈은 삶의 마지막 조각을 붙들기 위해 산으로

 

명희는 절망 속에서도 수제비를 끓이며

 

양현과 영광은 사랑으로

 

몽치와 모화는 함께 하기로 약속하며

 

학생들은 나라 독립의 염원을 담아 작지만 작지 않은 저항으로

 

『토지』 18권은 죽음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끝내 이야기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이다. 해골이 된 사람도, 산송장이 된 사람도, 사랑 때문에 흔들리는 사람도, 나라를 잃고 숨어 살아야 하는 사람도, 봉안전 앞에다가 똥 싸놓은 사람도 모두 저마다 붙들고 있는 것이 있다.

 

몸, 마음, 밥, 사랑, 그리고 독립의 염원이다. 언젠가 독립된 조국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을 견디겠다는 약속이다.

 

❛시시각각이 절망이다. 시시각각이 무의미하다. 그러나 달래야지. 타일러야지. 우리는 이렇게 밖에 갈 수 없고 모두가 다 그렇게 갔다. 31p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책방에서 책을 받아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학생들이 조선말을 쓰다가 선생에게 들키면 어떤 형식으로든 벌을 받게 돼 있었다. 그러나 벌을 준 선생이 조선인이었다는 것에서 학생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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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집 - 평생에 걸쳐 다듬어낸 21편의 작품들 ㅣ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1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진 기획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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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집 / 천년의 지혜 시리즈 14/ 톨스토이 / 스노우폭스북스







<서평>

 

단검을 휘두른 남편에게 죽어가는 아내가 말한다.

“당신은 한 번도 나를 본 적이 없어요.”

<크로이체르 소나타> 227P

 

 

 

 

“왜 나야? 왜 내가 죽어야 해? 다른 사람들은 다 사는데, 왜 나만!”

<세 죽음> 252p

 

 

 




톨스토이는 단편집에서 인간의 다면성을 밑바닥까지 보여 준다. 또, 작은 행동과 결심 하나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시대와 사회 구조가 인간을 어디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를 그려낸다.

 



<유년 시절>은 톨스토이가 쓴 첫 작품으로,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다. 실제 톨스토이는 2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머니 기억이 없다고 한다. 이후 9살 때 아버지마저 잃고 친척 손에 컸다.

 

 



- 116p 

나는 그날 밤 한참 동안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누구도 듣지 못하게 울었다. 형도 동생도 깊이 잠든 침실에서 나 혼자 울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알았다. 어떤 슬픔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는 것, 자기 안에서 혼자 안고 가야 하는 슬픔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아픔이 있는 작가가 말하는 ‘사랑’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단편집에서 그는 가장 선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작은 사랑’을 전한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의 구두 수선공 마틴이 대표적이다. 마틴은 아내와 자식을 잃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죽기를 기도하던 노인이었다. 그러나 성경을 읽으며 “내일 길을 내다보아라. 내가 너를 찾아가겠다.”(60P)라는 신의 음성을 들은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마르틴이 실천한 사랑은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이 작은 미덕들이 없었다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었을까.




톨스토이의 사랑이란 이렇게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바보로 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작고 낮으며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그것이 없다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을까? 싶은 그런 미덕 말이다. 


이를테면 아이를 안고 추위에 떠는 엄마에게 덮을 것과 먹을 것을 건네고, 포로이지만 어린 소녀에게 인형을 주고 소녀는 그런 적군 포로에게 빵 한 조각을 건네는 행위, 전쟁 통에서 푸시킨의 시를 읽는 모습에서 가장 끔찍한 곳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눈보라> 168p 

“이런 밤에 왜 등불을 켜 두십니까?” “평생 이렇게 켜 둡니다. 들판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하룻밤에 단 한 사람이도 우리 집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세바스토폴 이야기>에서는 잘린 다리와 푸시킨의 시집이 같은 풍경 안에 있고, 폭탄 소리와 푸른 하늘이 같은 풍경 안에 있다. 인간은 서로 죽이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살리는 존재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어쩌면 사람은 거대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남겨 둔 작은 불빛 덕분에 오늘을 건너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태복음 25장)

 

 

 

 

톨스토이는 여든두 해를 살아낸 끝에, 그 사실을 평생에 걸쳐 스물한 편의 짧은 이야기로 남겼다.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 여러 이야기로 보여 준다. 



극적인 사건이나 반전은 없다. 인간의 생로병사 안에 살면서 겪는 

일이다. 톨스토이가 직접 경험한 것과 형이 경험한 얘기 그리고 실존 인물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 절반은, 농부들 입을 통해 전해져온 이야기를 글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그는 그것을 글로 옮겨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까지 느낀 듯하다.


 

 



✄✄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결혼과 사랑 이야기다. <가족의 행복>은 톨스토이가 결혼하기 3년 전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결혼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런 글을 쓰지?’ 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136p 결혼식이 치러졌고 나는 그분의 시골 영지로 거처를 옮겼다. 처음 몇 달은 꿈같았다. 매일 아침 그분 옆에서 눈을 떴고 매일 저녁 함께 정원을 걸었으며,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았다. 평생 처음으로 누군가와 한 인생을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알았다.

 

신혼 때 꿈같았던 일들이 살아가면서 다른 무엇으로 바뀌는 과정을 결혼 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처럼 생생하게 그려냈다.

 

 

 

✄✄

<악마>에서는 한 남자가 결혼 전에 만나왔던 여성을 우연히 보게 되고, 끊어지지 않는 욕정에 괴로워한다. ‘아니, 이걸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인간 본성이 가진 내면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18p ‘한 번만이다. 한 번만 만나면 이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안 된다, 그건 나를 속이는 일이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된다. 멈춰야 한다.’

 

 

 

✄✄

(더 하기) 일관성 있는 ‘여성상’

읽다 보면 재밌는 지점이, 톨스토이의 이상형 패턴이다.

이야기 속에서 사랑에 빠지거나 매혹되는 여인들은 늘 키가 크고 검은색 긴 머리에 단단한 피부를 가졌다. 또, 부끄러움을 모른다.

 

✎⁾⁾⁾⁾제 얘기가 맞는지 찾아보면서 읽어보세요. ㅎㅎ

 

 

 

 

 

 

 

- "푸시킨을 읽으시는군요." "이곳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시입니다. 시가 없으면 사람은 무너집니다. 폭탄 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시인의 목소리를 들으면 사람은 다시 사람이 됩니다." - P47

- 그러나 어머니가 한 해 내내 그렇게 계신 것은 아니었다. 가끔 아프시면 며칠씩 침실에 누워 계셨고, 그러면 집 전체가 조용해져서 음악도 책 읽는 소리도 사라졌으며 우리는 발끝을 들고 다녔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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