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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의학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온 질병 관점의 대전환과 인류의 미래 ㅣ 묻고 답하다 7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5년 8월
평점 :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전주홍❙지상의책(갈매나무)❙2025. 8
지은이 : 전주홍
분자생리학자. 저서로는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과학하는 마음》, 《논문이라는 창으로 본 과학》 등이 있다.
✔관중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인체 해부를 공개 시현 했다고?
이 책은 질병을 깊이 생각하고 연구할 때, 바라보는 방향, 상황에 관한 견해,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관점’을 강조한다. 다섯 가지 관점을 통해 발전해 온 의학사를 생생하고 흥미롭게 짚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에 실린 여러 예술 작품과 이미지인데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해부한 두개골 습작 일부 그림은 ‘얼마나 알고 싶었으면 저렇게까지…’ 감탄하게 한다.

✔상처에서 생긴 고름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병이 낫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심한 후두염에 걸려 병이 낫지 않자 사혈 치료로 피를 너무 많이 빼냈다가 사망했다고?
✔중세 시대엔 수도사들이 의사 역할도 했다고?
✔고대 인류는 간을 영혼과 마음이 작용하는 자리로 생각했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동물을 해부하고 연구했다고?
✔살아있는 사형수의 인체를 해부했다고? 논란 의혹
✔해부는 의사의 몫이 아니었다고?
✔대사저울 의자를 제작해서 음식물과 수분을 섭취하고 배설한 후 시간에 따른 몸무게 변화를 측정했다고?
✔코로나 19 진단 키트 PCR 기술 개발자가 1993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고?
✔챗GPT가 미국 의사 면허시험에서 합격 점수를 받았다고?
-> 놀라운 질문이 드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책 구성으로는
1장은 질병을 신의 노여움에 따른 징벌로 보는 관점이다. 의술의 신을 숭배하고 주술로 질병을 치료하려 했던 질병 해석은 합리적이지 않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고통이나 불안에 공감하는 정서적 접근은 가능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도 질병 앞에서 종교와 주술에 매달리기도 한다.
2장 체액병리학은 네 체액(혈액·점액·황담즙·흑담즙)이 사람의 성격과 체질을 결정하고, 체액 간 균형이 깨질 때 질병이 발생한다고 본 ‘4체액설’ 관점으로 히포크라테스가 제안하고 갈레노스가 체계화하여 중세까지 이어졌다.
4체액설은 혈액이 순환하지 않고 소모된다고 생각했다. 이후 윌리엄 하비가 동물 해부와 수학적 실험으로 혈액이 순환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혈 치료는 이후에도 성행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도 사혈 치료 중 과도하게 피를 빼서 사망에 이르렀다. 조직학의 아버지 마르첼로 말피기가 현미경을 이용하여 개구리의 폐에서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모세혈관을 발견. 혈액이 순환하는 해부학적 원리를 밝힘으로써 하비의 이론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3장은 과학적으로 질병을 해석한 해부병리학 이야기다. 질병이 ‘장기’의 손상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이다. 의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르가니는 “질병의 증상은 고통받는 장기의 비명이다”라고 말했다.

4장에서는 질병의 원인으로 세포와 분자까지 들여다본다. 분자의학은 물리학과 생화학, 유전학 등 학문 간 교차와 융합이 필요하다. 분자의학의 발달로 암 치료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분자 표적만을 제거하는 항암 치료제가 개발되었다.

5장 ‘정보화된 질병’ 관점은
DNA는 정보를 품은 ‘암호’이며, 환자의 유전 정보가 질병 발생 원인과 치료 효과를 결정짓는다. 오늘날 정밀의학은 환자 고유의 개인별 생물학적 특성과 라이프 스타일, 나아가 환경적 특성까지 고려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접근 방식이다. 이를테면 환자의 암유전자 정보를 파악하여 변이마다 다른 항암제를 처방하는 ‘암유전자 패널 검사’, 환자 검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달라지는 ‘표적 항암제’ 가 있다.
다섯 관점을 통해 질병을 해석하고 대처하는 방식이 어떻게 시대적·사회적 맥락에서 해석되고 대전환 되었는지 알아보았다. 의학은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발견을 통해 지식이 축적되며 발달했다. 2022년 처음 선보인 챗GPT 생성형 인공지능이 정밀의학과 융합하여 외과수술의 개인화와 정밀화를 가속하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한다. ‘앞으로 30년 뒤의 의학은 어떤 모습일까? 노화를 넘어 질병의 종말이 오지는 않을까?’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르네상스 대표 인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89년 처음으로 사람 두개골을 해부하고 내부 구조를 탐구하여 해부도를 남겼다. - P126
- 생체분자의 농도나 활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 보편화되면서 보다 객관적으로 질병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지요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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