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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 - 작은 꽃, 작은 붓, 작은 길의 영성 ㅣ 가톨릭 클래식
성녀 소화 데레사 지음, 안응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 - 작은 꽃, 작은 붓, 작은 길의 영성 | 가톨릭 클래식 ❙가톨릭출판사
어머니 댁에 가면 ‘성녀 소아 데레사’의 모습이 가장 먼저 보였다.
성인치고는 너무나 앳된 모습에 궁금증이 일어 어머니께 여쭈었다.
❝저분은 어떤 분이시기에 저렇게 어린 나이에 성녀가 되셨나요?❞
❝24살까지 오직 하느님만 바라보고 사랑하며 살던 분이지.❞
어머니는 성녀 소화 데레사의 책과 묵주를 늘 곁에 두고 계셨다. 성녀의 무엇이 어머니 마음을 이토록 울린 것일까? 궁금했지만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며 지나쳤다.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은 가톨릭 클래식 시리즈로 오래도록 신자들에게 사랑받아 왔던 책이다. 이 책을 늦게 만났지만 어쩌면 하느님이 지금 내게 성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이 책은 성녀가 직접 쓴,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소녀의 순수한 신심과 사랑, 겸손과 희생 생활이 주를 이루지만 그녀가 걸어온 작은 길 안에는 수많은 고난의 시간이 함께 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언니를 ‘작은 엄마’라 칭하며 살아온 일화들과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하기까지 지난했던 여정, 그리고 9년 동안의 수도 생활, 24년 9개월을 살고 하느님 곁으로 가기까지가 모두 담겨 있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순수한 내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안네 프랑크가 쓴 《안네의 일기》가 떠오른다. 성녀는 자신의 단점과 괴로움까지도 하느님의 은총이라 여기며 자신을 작은 꽃이라 칭하며 ‘작은 길’을 걸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성녀가 영성체를 간절히 바라는 장면이다. 간절한 열망과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영성체를 모시게 되고 그것을 예수님의 방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매주 영성체를 모시고 있지만 간절히 바란 적이 없었고 성체는 내가 모시러 온 것이지 예수님께서 나를 방문한 것이라고 여긴 적도 없었다. 불러 주셨기에 여기 있을 수 있음을 되새기게 됐다.
마지막에 담긴 부록에서는 성녀가 태어나기 전과, 임종 직전까지의 상황, 마지막으로 남긴 말, 성녀의 사진과 직접 만든 문장, 자필 원본 일부도 볼 수 있다. 책의 첫 부분에 가족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성녀의 가족들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책 속으로~>
성녀는 예수의 아녜스 원장 수녀에게 보내는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저는 하느님께서는 왜 어떤 영혼을 더 사랑하시며, 어째서 모든 영혼에게 똑같이 은총을 주시지 않는지 오랫동안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35p
나는 중2 때 혼자 성당에 가서 영세를 받고 하느님을 만났다. 새 신자 중 2의 기도는 학생다웠다. 숙제를 다 못한 어느 날 ❝하느님 이번에만 안 걸리게 해 주세요. 부탁드려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수업 중에 과제를 했고 바로 걸려서 벌 받았다. 주변 아이들 모두 과제를 했는데, 나만 걸리고 벌 받았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하느님은 왜 어떤 이는 봐주시고 나에게는 작은 행운도 주시지 않을까?❜ 나의 신앙생활은 믿음과 기도, 원망과 속죄를 거듭했다. 성녀의 글을 읽으며 오랜 의문이 풀렸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꽃일까?
영혼의 세계도 예수님의 정원과 같은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장미나 백합에 견줄 수 있는 큰 성인들을 창조하신 한편, 오랑캐꽃이나 들국화처럼 하느님께서 발밑을 내려다보실 때 그분의 눈을 즐겁게 해 드리는 작은 성인들도 창조하셨으니,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완덕이란 하느님의 성의를 행하는데, 즉 그분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대로 되는 데 있습니다. 36p
<마귀 그리고 천사>
성녀 데레사는 마귀를 잘 식별했다.
데레사는 작은 엄마였던 폴린 언니가 가르멜에 들어간다고 하자 마음에 병이 든다. 병이 지나치게 깊어져 육신의 병까지 들었다. 병중에 이것은 화가 난 마귀의 장난이라고 깨닫는다.
때로 마귀는 어떤 물건에 대해서 몹시 무서운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서 어떠한 약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장 수녀님을 만나 뵙고 다시는 아기 예수의 데레사 수녀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곧 마귀가 그런 생각을 불어넣은 것임을 깨달았고, 수녀님이 저를 위해 기도하시는 것처럼 느껴져서 가만히 있었더니, 빛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는님의 은혜>
세심증과 지나친 감수성을 가진 성녀는 자주 울었고, 사람들을 힘들게 하곤 했다. 성심의 환희로 빛나는 밤에, 사랑스러운 갓난아기 예수님께서 영혼의 어둠을 찬란한 빛으로 바꿔 주셨다. ‘성녀의 눈물샘은 말라서 다시 터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라고 한다. 1886년 12월 25일 완전한 회개의 은혜를 받았다.
<회개>
당시 프랑스에서는 무신론과 세속주의가 확산하고 교회 내에서는 얀세니즘 분위기가 강했다. 하느님을 ‘사랑과 자비의 아버지’로 경험한 데레사 성녀는 사람들의 회개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성녀는 사형 선고를 받은 죄인 프랑지니의 회개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한다. 그가 마지막 순간 십자가에 입을 맞추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성심의 마리아 수녀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랑이 소명이라고 말한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마음’ 속에서 저는 ‘사랑’이 되겠습니다. (...) 제가 ‘당신 사랑의 희생으로’ 저를 드릴 용기를 내는 것은, 제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333p
자신의 주어진 자리에서 충실하게 사랑하는 것, 작음을 이유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데레사가 발견한 사랑의 ‘작은 길’이었다.
<곤자가의 마리아 원장 수녀에게 보낸 글>에서 순종과 희생, 참된 애덕을 이야기한다.
참된 애덕은 다른 사람의 결점을 모두 참아 견디며, 그들의 약함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그들이 행하는 극히 조그만 덕행까지도 본보기로 삼는 것에 있다. 무엇보다도 사랑은 마음속 깊이 가두어 놓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루카 6, 37) 381p
‘마태오 복음’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 43-44)
특히 마음이 맞는 자매에게는 마음이 끌리는 반면, 어떤 자매는 마주치지 않으려고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루카 6, 32)
그러나 성녀는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한다. 책 곳곳에 성경 구절이 자주 언급된다. 성녀는 총명했다고 하는데 성경 구절을 다 외웠던 것일까? 모든 순간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작은 길’을 걸었다.
<기도의 힘>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도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하며 어떤 힘을 갖는지 잘 모를 때가 많은데 성녀 소화 데레사의 기도 이야기를 보면 기도드릴 수 있음에 감사해진다.
아! 제 힘은 오직 기도와 희생에서 오는 것이고, 이것이 예수님께서 제게 주신, 다른 사람이 저를 감히 이길 수 없게 하는 무기입니다. 410p
그리고 가르멜 수녀들은 하느님의 비추심을 확실히 받은 후에 편지보다도 기도로 영혼을 구해야 한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기도를 많이 드립시다. 411p
끝으로, 그것은 영혼을 살게 하고 예수님과 결합시키는 위대한 무엇, 초자연적인 무엇입니다. 412p
어떤 날, 제 정신이 심한 무감각 상태에 있어서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는 생각을 하나도 끌어내지 못할 때에는 ‘아주 천천히’ 주님의 기도를 외운 다음에 성모송을 외웁니다. 그러면 기도문들이 저를 기쁘게 하고, 빨리 백 번을 외우는 것보다도 제 마음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합니다. 413p
<완덕을 향한 작은 길>
불완전한 영혼들에 데레사 수녀는 친절한 말 한마디, 웃음 한 가닥으로 우울한 영혼을 활짝 피게 하려고 노력한다. 몸이 아파서 미사에 참석하는 동안에도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던 성녀는 예수의 아녜스 수녀의 지시에 따라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것이 유일한 일과였다. 성녀는 언니에게 하느님께서 행복하게 해주신다며 아픈 모습을 보고 슬퍼하지 말라고 말한다. 임종을 맞는 마지막 순간까지 마리아 수녀의 슬픔을 걱정하고, 즈느바에브 수녀의 절망을 염려했으며, 간호사인 성 스타니슬라오 수녀의 실수를 용서했다.
❝저는 죽은 것이 아닙니다. 삶으로 들어갈 뿐이에요.❞ 468p

성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 “하늘나라에서도 이 땅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라는 고백을 남긴다. 백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책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고 하느님을 알리고 있다. 어머니에게 성녀의 전기를 나중에 읽겠다고 말하던 때가 떠오른다. 마침내 성녀의 전기를 여러 번 읽었다.
성녀의 가르침은 나를 작은 길로 인도한다. 지금 내 앞에 놓은 작은 불편을 기꺼이 감당하는 것, 나늘 귀찮게 하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것,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해내는 것, 다른 사람의 결점을 참아 견디고, 그들의 약함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으며,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애쓸 것이다.


<지은이 성녀 소화 데레사>는 1873년 1월 2일 프랑스 알랑송 작은 지방 도시에서 루이 마르탱과 젤리 마르탱의 아홉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데레사의 부모님은 수도자의 삶을 살아가고 싶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하지 못했고, 시계공과 레이스 직공으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아홉 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다섯 명의 딸만 살아남았다. 이후 그들은 모두 수녀가 된다.
1883년, 알 수 없는 병을 심하게 앓던 성녀 데레사는 ‘승리의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던 중 병이 기적적으로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1886년 성탄절에 ‘크리스마스의 은총’을 체험한 후 ‘사랑하는 삶’이 자신의 소명인 것을 깨닫는다. 1888년 4월 9일 리지외의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여, 9년 반 동안 평범한 수도 생활을 한다. 수도원 생활을 충실하게 하다가 1897년 9월 30일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후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로 선포되며 성인의 반열에 오른다. 잔 다르크 성녀에 이어 프랑스 제2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고, 1997년 6월 10일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에 의해 교회 학자로 선포되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면? 읽어보세요>
✚세심증이란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윤리성의 혼동으로 인해 가벼운 죄를 대죄라고 여기거나 죄가 되지 않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여 매사에 지나치게 근심, 걱정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영성체는 가톨릭 교회의 미사 안이나 밖에서 정해진 규범에 따라 성체나 성혈을 받아 모시는 예식입니다. 이는 성찬례를 통해 거룩하게 된 빵과 포도주를 신자가 받아 모심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캐스리더스 9기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쓴 리뷰입니다.
"태어난 이후 진정한 인생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소리 없이 이루어지는 은밀한 준비 과정‘보다 더 신비스러운 것은 없다 - P13
-언젠가 셀린이 ‘하느님께서 어떻게 그 조그만 제병 속에 계실까?’하고 물으니까, 아기는 ‘그게 뭐가 이상해? 하느님은 전능하시니까 그렇지!’ 하고 대답하더구나. ‘전능이 무슨 뜻이야?’ 하니까, ‘하고자 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다 하신다는 뜻이지!’라고 대답했단다." 57p - P57
- 저는 《준주성범》의 모든 장을 거의 외우고 있었고, 그 책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습니다. 그 책을 여름에는 에는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고 겨울에는 토시 속에 넣고 다녔는데, 이것이 그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외삼촌과 외숙모는 그것을 몹시 재미있어 하셨고, 아무 장이나 펴서 그 장을 저에게 외워 보게 하셨습니다. 179p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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