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집 - 평생에 걸쳐 다듬어낸 21편의 작품들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1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진 기획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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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집 / 천년의 지혜 시리즈 14/ 톨스토이 / 스노우폭스북스







<서평>

 

단검을 휘두른 남편에게 죽어가는 아내가 말한다.

당신은 한 번도 나를 본 적이 없어요.”

<크로이체르 소나타> 227P

 

 

 

 

왜 나야? 왜 내가 죽어야 해? 다른 사람들은 다 사는데, 왜 나만!”

<세 죽음> 252p

 

 

 




톨스토이는 단편집에서 인간의 다면성을 밑바닥까지 보여 준다. , 작은 행동과 결심 하나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시대와 사회 구조가 인간을 어디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를 그려낸다.

 



<유년 시절>은 톨스토이가 쓴 첫 작품으로,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다. 실제 톨스토이는 2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머니 기억이 없다고 한다. 이후 9살 때 아버지마저 잃고 친척 손에 컸다.

 

 



- 116p 

나는 그날 밤 한참 동안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누구도 듣지 못하게 울었다. 형도 동생도 깊이 잠든 침실에서 나 혼자 울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알았다. 어떤 슬픔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는 것, 자기 안에서 혼자 안고 가야 하는 슬픔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아픔이 있는 작가가 말하는 사랑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단편집에서 그는 가장 선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작은 사랑을 전한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의 구두 수선공 마틴이 대표적이다. 마틴은 아내와 자식을 잃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죽기를 기도하던 노인이었다. 그러나 성경을 읽으며 내일 길을 내다보아라. 내가 너를 찾아가겠다.”(60P)라는 신의 음성을 들은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마르틴이 실천한 사랑은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이 작은 미덕들이 없었다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었을까.




톨스토이의 사랑이란 이렇게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바보로 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작고 낮으며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그것이 없다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을까? 싶은 그런 미덕 말이다


이를테면 아이를 안고 추위에 떠는 엄마에게 덮을 것과 먹을 것을 건네고, 포로이지만 어린 소녀에게 인형을 주고 소녀는 그런 적군 포로에게 빵 한 조각을 건네는 행위, 전쟁 통에서 푸시킨의 시를 읽는 모습에서 가장 끔찍한 곳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눈보라> 168p 

이런 밤에 왜 등불을 켜 두십니까?” “평생 이렇게 켜 둡니다. 들판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하룻밤에 단 한 사람이도 우리 집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세바스토폴 이야기>에서는 잘린 다리와 푸시킨의 시집이 같은 풍경 안에 있고, 폭탄 소리와 푸른 하늘이 같은 풍경 안에 있다. 인간은 서로 죽이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살리는 존재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어쩌면 사람은 거대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남겨 둔 작은 불빛 덕분에 오늘을 건너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태복음 25)

 

 

 

 

톨스토이는 여든두 해를 살아낸 끝에, 그 사실을 평생에 걸쳐 스물한 편의 짧은 이야기로 남겼다.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 여러 이야기로 보여 준다



극적인 사건이나 반전은 없다. 인간의 생로병사 안에 살면서 겪는 

일이다. 톨스토이가 직접 경험한 것과 형이 경험한 얘기 그리고 실존 인물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 절반은, 농부들 입을 통해 전해져온 이야기를 글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그는 그것을 글로 옮겨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까지 느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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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결혼과 사랑 이야기다. <가족의 행복>은 톨스토이가 결혼하기 3년 전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결혼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런 글을 쓰지?’ 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136p 결혼식이 치러졌고 나는 그분의 시골 영지로 거처를 옮겼다. 처음 몇 달은 꿈같았다. 매일 아침 그분 옆에서 눈을 떴고 매일 저녁 함께 정원을 걸었으며,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았다. 평생 처음으로 누군가와 한 인생을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알았다.

 

신혼 때 꿈같았던 일들이 살아가면서 다른 무엇으로 바뀌는 과정을 결혼 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처럼 생생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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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서는 한 남자가 결혼 전에 만나왔던 여성을 우연히 보게 되고, 끊어지지 않는 욕정에 괴로워한다. ‘아니, 이걸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인간 본성이 가진 내면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18p ‘한 번만이다. 한 번만 만나면 이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안 된다, 그건 나를 속이는 일이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된다.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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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기) 일관성 있는 여성상

읽다 보면 재밌는 지점이, 톨스토이의 이상형 패턴이다.

이야기 속에서 사랑에 빠지거나 매혹되는 여인들은 늘 키가 크고 검은색 긴 머리에 단단한 피부를 가졌다. , 부끄러움을 모른다.

 

✎⁾⁾⁾⁾제 얘기가 맞는지 찾아보면서 읽어보세요. ㅎㅎ

 

 

 

 

 

 

 

- "푸시킨을 읽으시는군요." "이곳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시입니다. 시가 없으면 사람은 무너집니다. 폭탄 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시인의 목소리를 들으면 사람은 다시 사람이 됩니다." - P47

- 그러나 어머니가 한 해 내내 그렇게 계신 것은 아니었다. 가끔 아프시면 며칠씩 침실에 누워 계셨고, 그러면 집 전체가 조용해져서 음악도 책 읽는 소리도 사라졌으며 우리는 발끝을 들고 다녔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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