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만 관리했을 뿐인데 - 작은 변화로 큰 기적을 일으키는 74가지 생활습관
이와사키 이치로 외 지음.감수, 김소영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몸과, 뇌와, 정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께
2. 컨디션의 관리를 통한 업무에서의 성과를 기대하는 분들께
3. 일상 생활에서 시도해볼만한 실용적 건강지식들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4. 몸과 뇌와 정신의 작용에 대한 상식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께
5. 일상을 원하는대로 운영해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습관들
2. 강인한 뇌를 만들기 위해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습관들
3. 강한 정신을 갖추기 위해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습관들

[이 책의 장점]
1.쉽다.
이 책의 대상독자는 대중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을 담고있는 책이라도 읽는이에게 수용될 수 없다면 독자에게 좋은 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건강'과 '의학'에 관한 내용은 독자에게 자칫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쉽다. 대중의 언어로 쓰여져있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져있다. 방향을 제시하되, 과하지 않은 간략한 부연으로 이해를 더한다. 이에 건강과 의학에 상식이 부족한 일반 대중들도 쉽게 저자의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2.간결하다.
각각의 챕터는 문제의 원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며, 그 처방의 이유를 부연하고 있다. 이러한 간결한 형식의 진행은 '컨디션 관리'에 대한 배움을 얻고자 하는 독자에게 적절한 가독성을 제공해줄 것이다.

3.일상적이다.
'컨디션 관리'때문에 우리가 일상에서 겪어봄직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컨디션 관리'를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시도해봄직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건강한 일상과 훌륭한 성과를 기대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4.체계적이며 일관적이다.
각각의 챕터는 '몸'과 '뇌'와 '정신'을 구분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각의 챕터는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도 서로 연결되기도 하고 보완되기도 한다. 앞서 배운 내용을 다지고 이해하며 지식의 체계를 쌓아가는데 유용한 접근이 될 것이다. 특히 꼭 필요한 습관들의 필요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다.

[생각]
살다보면 이유가 없이 짜증나는 날들이 있다. 이유가 없이 몸이 힘든 날들이 있다. 이유가 없이 성과가 떨어지는 날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에 원인이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몸의 상태, 즉 '컨디션'을 형성하는데는 다양한 원인변수들이 존재하다. 이 책 '컨디션만 관리했을 뿐인데'는 그 원인변수들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의 지식들을 제시하는 책이다. 각 분야에서 모인 세 사람의 전문가는 이 책을 통해 몸, 뇌, 정신의 관리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습관'들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컨디션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업무의 '큰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꽤나 남는 장사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몸, 뇌, 정신적 컨디션의 개선이 단지 업무적 성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는 것, 그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책의 독서는,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몸의 컨디션을 개선함으로써 행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생활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다.

49 숙면을 취하려면 다음과 같은 4단계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1. 잠들기 3시간 전에 식사하기
2. 잠들기 1시간 전에 목욕하거나 마음이 차분해지는 음악 듣기
3. 잠들기 30분 전부터 스마트폰, 컴퓨터를 멀리하기
4. 잠들기 직전에 스트레칭, 복식호흡 하기

잠들기 3시간 전부터의 행동거지가 질 높은 수면을 만든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식사와 목욕, 스트레칭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 책은 특히 여러 챕터를 할애하여 '잠의 필요성', '좋은 잠을 경험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54 잠을 자야 하는 시간과 심부 체온의 리듬이 틀어지면, 자려고 잠자리에 누워도 높은 심부 체온 때문에 몇 시간이나 뒤척이며 끙끙거리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잠 역시 하나의 '몸의 리듬'이라는 것. 그저 잘 떄가 되면 눕고 일어날 때가 되면 일어나던 잠에대한 태도를 반성하며, 내 몸이 회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잠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렇게 내 몸의 리듬을 즐겁게 운영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259 책임감이 강하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칭찬할 때 쓰이는데,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 보면 꼭 좋다고는 할 수 없다. ... 자책 경향이 강한 사람의 문제점으로는 첫 번재로 항상 자신에게 완벽한 모습을 추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책에 제시된 정신적 건강을 위한 태도들 역시 나에게 의미있는 배움이었다. 특히 때때로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는 나에게 '뭐, 어때', '이런 일도 있는 거지', '괜찮아' 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라는 내용은 즉각적으로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되었다. 앞으로도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스스로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해본다.

270 도파민이 분비되면 긍정적인 마음이 들고 행복감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의욕과 집중력도 높아진다. ... 운동 후에 분비되는 도파민의 절정은 1시간~1시간 30분으로, 이 사이에는 침착한 상태로 사리를 명석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뇌의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이 알려져 있다. 인지과학은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적절한 소통을 도움으로써, 우리의 인지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말한다. 이 책에는 특히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유도하는 생활의 습관이 담겨있다. 책에 따르면 운동은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이렇게 분비된 도파민은 의욕과 인지기능을 즉각 향상시킴으로써 성과의 향상을 돕는다. 개인적으로도 달리기를 하며, 꽉 막혔던 문제가 풀리거나 가라앉았던 마음을 고취시킨 경험을 자주 한 적이 있다. 앞으로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신경전달물질의 소통개선을 위한 습관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나가며]
삶은 결국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과 뇌와 정신을 갖추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독서를 통해서 몸과 뇌와 정신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배움을 기억하고 더욱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나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일상의 컨디션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담고있는 실용서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몸과 뇌와 정신의 건강을 위한 지식획득의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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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마음을 읽는 시간 - 내 삶이 흔들릴 때 명화를 찾아서
이윤서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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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미술에 막연한 관심은 있으나 어디서부터 다가설지 망설이던 분들게
2. 다양한 미술가들의 삶과 작품에 대하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게
3. 삶과 예술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분들게
4. 예술을 통한 마음의 위안을 기대하는 분들게
5. 하나의 작품을 놓고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경험해보고자 하는 분들게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나, 생각, 관계, 확신, 꿈이라는 5가지 주제아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삶 소개
2. 반 고흐, 까미유 끌로델, 렘브란트, 다빈치 등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 삽화
3. 그 다양한 작품들을 보며 저자가 떠올린 생각과 감정들
 
[이 책의 장점]
1.쉬운 접근성
예술은 어떤 이들에게는 꽤나 난해하고 어려운 영역으로 생각된다. 역사도 방대하고 분류도 다양하며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예술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서 다가서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예술가들의 삶고 그들의 작품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간다. 나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로 여겨져왔던 예술가들 역시 일상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었음을 보여준다. 막연한 예술과의 첫만남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2.다양한 볼거리
이 책은 (나를 들여다보기-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나는 어떤 관계의 사람인가-확신 나는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이상, 상상,나는 무엇을 꿈꾸는가)5가지 주제 아래 수많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예술가들의 삶, 작품, 삶에서 작품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깨끗한 화질로 인쇄된 많은 도판들은 글의 이해를 돕고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작품사진들을 통해 저자가 적어내린 느낌과 자신의 느낌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3.지식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지식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어본 적이 있다. 살면서 한번쯤은 가져볼만한 호기심을 넓고 쉽게 풀어주는 방송이었다. 예술가들과 관련된 토막상식은 인용이나 매체를 통해 간간히 전해진다. 하지만 그 배경의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 기회는 많지 않다. 다양한 예술가들과 예술작품들의 이야기를 어느정도다루는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안고 있던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위안
이윤서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우연히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들의 순탄치 않은 삶에 매력을 느끼며 위로를 받게 되었다고 말한다. 예술가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못지 않게 무거운 어깨를 짊어지고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삶을 짚어보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그들의 창작활동을 따라가보며, 일상에 지쳐있는 우리들 역시 깊은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고 강해 보이는 이들이 실은 여린 내면을 갖고 있거나, 겉모습은 작고 약해보일지라도 단단하고 강한 내면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람의 겉모습을 뛰어넘어 사연과, 감정과, 관계와, 꿈 등 내면에 숨어있는 무언가들을 이해함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수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관계를 개선하거나, 갈등을 조정하거나, 미움을 덜어내거나, 원망을 용서하거나, 사랑을 더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은 어떠한가? 그림에도 마음이 있을까? 그림의 마음을 읽는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림의 마음을 읽는 시간의 저자 이윤서 작가는 다름아닌 위로위안을 얻었다고 말한다.

5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던 어느 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책에 미쳐 읽기 시작했다. ... ‘우연히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들의 순탄치 않은 삶에 매력을 느끼며 위로를 받게 되었다 ... 현재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 낯설지 않다.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진 그 그림에는 내면의 고뇌와 고통과 환희가 깃들여 있었고, 그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우리는 큰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던가. 시대가 달라지고, 고뇌의 내용이 달라질지라도 인간이 경험하는 내면의 갈등은 변함이 없다. 각자의 상황에서 특유의 예민함으로 고뇌와 고통과 환희를 발산하던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만만치 않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분명한 위안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86 ‘다나이드’들은 절대로, 결코 채워지지 않는 독에 물을 퍼 나르는 형벌을 받게 된다. 살이 찢어지고 부러지는 육체적 고통만이 형벌이 아닌 것이다. 끝없는, 그래서 노력하지만 달라질 것이 없음에도 멈출 수도 없는, 포기하고 되돌아갈 수도 없는 반복의 고통인 것이다.
로댕의 수많은 작품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체를 표현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워지지 않는 독에 물을 붓는 형벌의 이야기. 분명히 몇 차례 글과 이야기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로댕의 다나이드와 함께 듣는 이야기는 예전과 다른 전율을 주었다. 고통과 좌절과 절망이 녹아있으나, 분명 아름다웠다. 내가 경험했던 좌절들 또한 그럴 수 있을까? 내가 경험하고 있는 고통들 또한 그럴 수 있을까? 내가 경험하게 될 실패들 역시 그럴 수 있을까? 긴 삶의 여정에서 좌절과 절망의 순간들을 마주하며, 로댕의 다나이드와 같은 아름다운 재해석을 녹여낼 수 있는 예술가적 힘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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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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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품고있는 분들께
2.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호기심을 안고있는 분들께
3. '과연 인간은 이기적 존재인가' 라는 의문을 품고있는 분들께 
4. '인간'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5. '유발하라리'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를 인상깊게 읽은 분들께
6. 특별한 인문학추천도서를 찾고있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인간 진화의 역사
2. 인간 진화의 발견사
3.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인간 탄생까지의 간략한 이야기
4. 인간과 예술, 인간에게 있어서 예술의 의미
5. 인간과 이타심에 관하여

[이 책의 장점]
1. 풍성함
이 책은 간략하게는 우주의 이야기부터 심도있게는 인간의 이야기까지, 137억년의 역사를 다룬다. 구체적으로 다루는 인간의 이야기만 하더라도 260만년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 진화 과정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고 짚어보는 긴 흐름은, 독자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각각의 챕터마다 친절하게 배치된 삽화, 도판, 이미지들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재미를 더한다. 적어도, 지루할 틈은 없다.

2. 서사의 흐름
인간의 진화를 다루며 '기획하는 인간'에서부터 '종교적 인간'까지 역사적으로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다룬다. 시대별 인과관계를 짚어보며, 하나의 인간형이 다음의 인간형에 미치는 영향을 연계하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관되면서도 다채로운 인간형의 서사는 독서의 호흡에 리듬을 더한다.
 
3. 사색과 탐구의 기회
'나'라는 인간이 탄생하기까지 다양한 인간형이 존재했음을 짚어보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깊은 사색의 장을 제공한다. 내 안에 내재해있을 다양한 인간형의 모습들을 안으로부터 짚어보는, 성찰과 탐구의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
나는 아직 종교가 없다. 나는 아직종교가 없다. 나는 종교적으로 살기를 희망하는 미종교인이다. 무한한 우주에 던져진 유한한 존재로서의 불안은, 경전이라는 절대적 지혜를 갈망하게 만들었다. ‘절대자라는 의지처를 갈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혜의 부족 때문인지 믿음의 부족 때문인지 기회의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그도저도 아닌 이유에서인지 기성 종교에 대한 신앙은 깊게 자라나지 않았다. 기성종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나의 주변에는 풍부한 지혜와 존경스러운 인품을 가진 종교인분들이 여럿 계신다. 그러나 내가 신앙을 갖는것은 조금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내가 누구인가를 규정하고 내 삶의 의미를 설정한다는 것은 내 존재의 근원과 맞닿아 있는 문제인 만큼, ‘이해’를 넘어서는 울림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울림으로 인해 스스로 신앙에 필연성을 부여할 수밖에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아직 종교가 없다. 이에 어쩔 수 없이 나는, 나 자신에게 의지하기로 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다짐했다. 경전이 없는 만큼 나만의 준칙이 필요했다. ‘의미체계가치체계’, 그에 기반한 신념체계를 수립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을 위해서는 '이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대변되는, 자기이해.
 
이 책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 책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속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무엇인가, 그 인간종은 어떻게 진화해왔는가, 그 진화과정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인류의 조상이 나타나기까지 우주는 어떠한 여정을 거쳐왔는가. 질문이 질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독서'라는 형식의 탐구과정은, ‘인간의 위대한 여정을 따라 걷는 자기 이해의 위대한 여정이기도 했다. 나아가 내 삶이라는 위대한 여정을 무엇으로 채워나갈지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얻는, 소중한 배움의 기회이기도 했다.

35 우리는 무한한 우주를 관찰하면 할수록 그 놀라움에 매료된다. 경외는 과학자들을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로 자극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별이다. 우리는 이 빛나는 별을 통해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책의 1부는 우주의 탄생과 더불어, 우주 안에서 인간이 갖는 의미에 관해서 다룬다. 1부의 시작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아인슈타인의 어록이 인용된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신비입니다. 신비는 모든 진실한 예술과 과학의 원천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듯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이지만, '우리의 존재'가 과연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너의 존재는? 공간의 존재는? 시간의 존재는? 우주의 존재는? 모든 것이 신비다. 진실한 예술과 과학은 그러한 신비로부터 발현된다. 무한한 우주에 던져진 유한한 인간으로서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은 '나'와 '세계'와 '나와 세계의 관계'를 새로이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162 호모 에렉투스는 요리를 시작하면서 사냥한 동물을 그 자리에서 잡아먹거나 혹은 다른 맹수가 남긴 사체를 청소하는 수준에서 벗어났다. 그들은 스스로를 억제하는 자제력을 가지고 됐다. 사냥한 동물을 그 자리에서 먹기보다 가족들이 사는 동굴로 가지고와 화로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는 교양'이 생긴 것이다.
인간은 불을 길들이면서 점점 자신 또한 길들이기 시작했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런 새로운 행위는 오래된 습관을 과감히 폐기하도록 만들었다.

2부는 최초의 도구제작 이후의 인간을 다룬다. 기획을 하고, 불을 다스리고, 달리며, 요리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는 인간의 성장 과정을 그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살펴본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우리의 행위들이, 사실은 긴 진화 역사에서 창의적이며 선구적인 행위를 통해서 얻어진 사실이라는 점은 내 일상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요즘은 일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지만, 달리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이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누군가를 미워하던 마음이 이해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 달리기가 사냥을 위해 '호모 에렉투스'가 획득한 기술이라는 것은 나의 행위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최초의 러너에 대한 경외심과 고마움을 품어보기도 했다.

164 아슐리안 석기에는 호모 에렉투스의 혁신적인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아슐리안 석기 제작자는 자신의 생각을 물건으로 만든 최초의 혁신가이며 예술가다.

이 책에는 역사시간에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사례와 도판과 사진자료들이 등장한다. 특히 '아슐리안 석기'는 한국사를 공부하며 여러차례 사진과 사례로 들어왔던 내용이다. 예전에는 수많은 '암기사항'중 하나였던 정보가, 인간의 위대한 여정속에서 창조된 예술적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그것은 더이상 암기거리가 아니었다. 앞으로 역사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분명 예전과는 다른 태도를 지니게 될 것 같다. '정보단위'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로 마주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358 라스코 동굴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들의 예배당이었다. 매머드와 인간을 그린 후진은 그들의 지성소였다. 그들은 이 지성소에서 사냥을 통해 생존해야 하는 자신들의 운명을 깊이 묵상했다. 죽어가는 매머드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고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겼다.
이 마음이 바로 이타심이다. 라스코 동굴 벽화는 현생 인류가 단순히 '살해하는 인간'을 넘어 '묵상하는 인간'이었음을 알려주는 증거다.
인류의 역사는 성찰과 묵상을 통해 자기 안의 이타심을 발견하고 그 소중한 마음을 지키고자 노력해온 여정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 결국 오늘날 우리를 만들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처음 읽고 책장을 덮던 순간을 기억한다. 두 눈은 풀렸고 입은 벌어졌으며, 어깨는 늘어졌다. 인간 진화의 핵심이 '이기심'이라니. 우리를 미소짓고 눈물짓고 감동하고 환희하게 하는 이타와 희생 역시, 이기심에 기반한 '호혜적 이타주의'로 해석될 수 있다니. 그렇다면 우리에게 사랑은 무엇인가? 우리가 해온 감동은 무엇인가? 인간에 대한 경외감은 무엇인가? 아니,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무한한 우주에 던져인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결국 '이기'와 '생존'일 뿐인 것인가?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의외의 곳에서 얻을 수 있었다. 바로 '나는 모른다는 사실만을 알 뿐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어록을 통해서다. 과학은 새로운 증거에 따라 갱신된다. 천동설이 지동설로 넘어가듯, 뉴턴역학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 의해 보완되듯, 언제든지 재해석 될 수 있는것이 과학이다. 또한 인간진화에 대한 해석은 꽤나 다양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내가 추구해야 할 것은 '단언'에 따른 '혼란'이 아닌 '앎'과 '성찰'이다. 그럼으로써 어제보다 오늘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의 3부는 17만6천년전, '의례하는 인간'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다. 조각하고, 그리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 묵상하며, 동물들과 교감하고, 더불어 살며, 종교적 행위에 나서는 인간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무자비한 생존 기계가 아닌, 이타심을 품은 존재임을 확인한다. 라스코 동굴 벽화에 표현된 매머드 사냥 벽화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죽어가는 매머드의 고통을 교감하고 예술적 상상력으로 재구현한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이 가진 근원적 이타심과 예술적 기질을 깊이 성찰해보게 되었다.

411 그들은 처음으로 하늘의 빛나는 별보다 더 빛나는 위대함이 자신 안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인도할 북두칠성을 밤하늘에서 찾지 않고,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발견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위대한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시와 노래와 문학작품들을 통해서 말해왔듯이, 우리는 내면의 깊은곳에서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다. 위대한 여정의 기간을 통해 우리는 생존을 위해 거듭나 왔으며, 생존과 관계없이 교감하고 공감해왔다. 스스로 동굴로 걸어들어가 내면의 빛을 발견한 순간이야말로, 인간 진화의 위대하고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나가며]
내가 즐겨듣는 '다이나믹 듀오'의 '진격의 거인 둘'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등장한다.
"또다시 손에는 펜을 쥐고 동굴로 나를 밀어 넣는다
펜 끝과 종이의 접점에 담어 내 진심을
기꺼이 들어간 어둠에서 발견해 작은 빛을
내 맘 속에 휘어진 물음표 고리가 일어날 때 쯤 평온하게 영원 안에 누워 잠들기를"


위대했던 선조들이 해왔던 일들을 기억하기로 한다. 나 역시 스스로를 동굴로 밀어넣을 수 있는 담대함과 용기를  갖춘 사람으로, 진심어린 성찰을 통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또 그것을 실현해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춘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며, 그렇게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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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게 추천합니다>
1.절망의 시간을 겪고 계신 분들게
2.절망의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3.타인의 절망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희망하는 분들께
4.타인의 절망을 어떻게도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분들게
5.문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고민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절망의 시기에 이야기가 주는 의미
2.저자가 권하는, 절망의 시기에 읽어볼만한 이야기
 
<이 책의 장점>
1.담백함
이 책의 문체는 담백하다. 저자는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 수려하지 않지만 담백한 표현과 담담한 고백이 담긴 문체가, 진정성있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성은, ‘저자가 참 책을 많이 읽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2.보편성
세상에 단 한 순간이라도 절망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할까? 각자의 상황은 다를지라도, 같은 상황을 겪은 각자의 체감은 다를지라도, 누구나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절망의 시간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에게, 절망의 상황을 이겨낸 이들에게, 절망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이들에게, 모두 의미를 남길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3.다양성
그 보편적인 절망을 다양한 이야기들로 풀어낸다. 다양한 현실 세계의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세계의 이야기를 통해 적어내린 절망에 관한 이야기들은, 각자의 독자들에게 각자의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서평>

113 의사라면 완벽하게 건강한 인간은 한 명도 없다고 말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진실로 알고 있는 자라면, 조금이라도 절망하지 않는 인간은 틀림없이 단 하나도 없다고 말할 것이다 –쇠렌 키르 케고르

위에서 인용한 키에르케고르의 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절망의 시절을 겪기 마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반복되는 수험실패는 자존감의 하락을 넘어, 자기학대와 자기비하로까지 이어졌다. 정신적 아픔은 신체적 아픔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몸과 마음의 아픔은 또 다시 절망으로, 절망은 몸과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최초의 절망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이보다 큰 절망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초의 절망이 아니었다. 마침의 기약이 없는 최후의 절망이었다. 오늘의 절망이 최후의 절망이 아닐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찾은 탈출구는 이었다. 몸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몸에 대해 배웠다.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물리적 뇌와, 신경생리학적 뇌의 작용을 배웠다. 다행히도 권위있는 전문가들이 TED, , 논문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대중의 언어로 값진 지혜를 나눠주었고, 거기서 얻은 배움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상태를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느 정도 평온을 찾았을 때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살지?’ 그 과정에서 종교적 세계관, 철학, 명상, 사색이 힘이 되었다. 나의 건강은 제법 나아졌고, 마음에도 평온함이 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켠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절망은 언제든 고개를 들 준비를 마치고 있었고, 이따금씩 의식의 수면위로 존재감을 뽐내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눈물이 나서 인근의 공원 벤치에서 후련하게 울고 집으로 돌아갔다. 사람을 피해 숨어버렸지만 내심 누군가 찾아주기를 바라고 있던 나를 누군가가 진심으로 마주보아 준 느낌이었다. 나를 마주보아 준 그를 진심으로 돌봐주고 싶은 느낌이었다. 억압과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느낌이었다. 삶은 결코 으로 완성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허구의 이야기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비문학의 세계를 우선시하던 내가, 시와 노래와 이야기를 포함한 예술이 인간의 생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계기였다.

42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명작은 어째서 배드 엔딩이 많은 거야?!”라는 불평이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고전이란 시대가 변해도 계속 읽혀온 책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그만큼 절실히 필요했던 책이지요. 사람에게 책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바로 절망했을 때라면, 고전으로 살아남은 책 가운데 절망적인 이야기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절망 가운데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은, 바로 그 절망의 이야기 속에서 구원과 해답을 찾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카프카의 편지 사례처럼, 사람들은 밝은 이야기를 원하곤 한다.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 몰려가 주인공을 살려내라며 청원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 우리에게는 비극이 필요하다. 절망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삶은 언제나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만은 않기 마련이며, 성취의 순간을 위해서도 고통과 미련과 포기가 함께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 나 만의 묠니르를 소환하여 얼음장같은 마음의 벽을 부숴버릴 수 있는 힘은, 절망의 이야기속에서 키워나갈 수 있다. 

16 시련을 처절하게 겪어본 사람은 안다. 어설픈 위로가 얼마나 폭력처럼 느껴지는지.

삶의 고뇌가 쌓인 만큼 타인의 고뇌가 읽힌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만의 시련과 나만의 절망을 겪어 낸 뒤로, (혹은 겪어오고 있는 과정에서), 누구나 시련과 절망의 시간을 마주할 수 있으며, 그것은 타인이 함부로 가늠할 수 있는 무게감을 가진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아픔을 마주하고 위로할 때, 섬세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어설픈 위로의 폭력이라는 표현은 책을 받아드는 순간부터 나의 마음을 철렁이게 만들었다. ‘선의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합리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의 절망에서 나를 위로했던 것은 섣부른 해결책이 아닌, 진심어린 공감과 소통이었음을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한다. 

133 카프카는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일상을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가 겪는 불행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카프카는 거대한 것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국가나 정치 따위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가 다루는 화제는 부모나 일, 연애, 수면, 위장 등 일상적인 것뿐입니다.

저자가 권하는 다양한 이야기 중에는 카프카의 이야기가 있다. 거대한 담론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역시 개개인의 소박한 삶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절망도, 희망도, 성취도, 실패도, 우리의 소박한 삶 속에서 일어난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일상은 결코 소박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거대한 가치를 넘어 소소한 일상의 소중한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카프카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나가며>
담담한 어조로 담백한 문체로 진솔하게 고백하며 속삭인다. 저자의 진심과 마주하는 시간동안,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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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우인가 나는 늑대인가 - 동물을 읽으면 인간이 보인다
오바라 요시아키 지음, 신유희 옮김 / 살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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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리 & 생각]
우리모두 각자가 원하는 삶이 있다. 마음같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잦다. 바른 결과를 위해서는 바른 이해가 필연적이다. '내가 원하는 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 '나는 여우인가 나는 늑대인가'는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 대해 다룬다. 특히 '생식'과 '가족'에 대해 다룬다. 이러한 이해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거나 좋은 가정을 꾸리는 것 뿐만 아니라, 긴 진화의 과정에서 정착된 '본능적 욕구'와 '본능적 행태'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자기를 이해하고 자기를 운영하는데 유용한 지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14 법치 국가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중죄에 해당하며 이 죄를 저지르면 사회적으로 사형에 버금가는 처벌을 받는다. 이 점을 충분히 주지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의 질투심 때문에 발생한 살인 사건이 이토록 많다는 것은 고려해 볼 가치고 있다. 일생을 망칠 정도의 범죄를 감행하게 만드는 남자의 성적 질투는 이것이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왔음을 시사한다.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를 '본능에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정당화하거나 합리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과변수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원인변수의 파악과 조절이 필연적이다. 과도한 성적 질투가 생식을 위해 발현된 본능적 행위라면, 그것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행동으로의 전이와 확산을 조절하는 것이 어느정도 가능할 것이다. 욕구의 발현에 휩쓸리지 않고, '본능적 성적 질투'의 발현일 수 있겠다며 이해하는 태도를 통해서다. 이를 통해 감정으로부터 한발짝 떨어져 마음을 이해한다면,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공격성에서 한 발 물러나, 삶의 주도권을 공고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으로써 나와 배우자를 한 발짝 더 행복에 다가서게 할 수 있지 않을까? 

273 지아비성과 지어미성은 남자와 여자에게 피차 더없는 아내와 남편이라는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상대에게 서로 마음을 써주고 돌봄으로써 남자와 여자의 유대를 강화하고 협력 관계를 촉진한다. 그리하여 남자와 여자가 힘을 합쳐 자식 양육이라는 대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작용한다. 요컨대 지아비성과 지어미성은 가족의 진화를 지탱하는 중요한 성질이라 할 수 있다. ... 이렇게 싹든 연모의 정은 남자와 여자를 강한 힘으로 끌어당기고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이타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한다. 이 연애를 통해 남자와 여자는 서로가 인생의 반려임을 자각하고 가족을 이루는 특별한 협력 상대임을 인정하게 된다. 서로에게 남편 또는 아내가 될 만한 자각과 인식이 생겨나고 점차 남편 혹은 아내로서의 배려와 행동적 성질인, 지아비성과 지어미성으로 성장해 갈 것이다.

커가는 조카를 보며 느끼는 것이 있다. 한 사람이 인간의 자립하기까지는 한없는 인내와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까지 나는 그것을 모른채 살아왔다는 것이다. 나 역시 언젠가 좋은 남편이,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내 안에 내재된 본능이 헌신과 책임을 돕기를 기대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인간은 그래서 이런 행태를 보이는구나'라며 이해의 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만큼이나 중요한 접속사가 있다.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진화의 과정에서 전략적 선택을 통해 우리는 유전자를 존속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한 성적 행태와 습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제 비로소 '이해'에 이르렀다면, 그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생각과 행위를 이어갈지는 우리의 몫이다. 본능에 충실한 것도 정답이 아니고, 본능을 억제하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어떠한 길이든 선택과 책임은 자유로운 사유의 주체인 개인의 몫일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를 결정하는 삶의 여정에서, 배움의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동물을 이해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이해에 다가서고자 하는 분들께
2.남녀의 차이를 생물학적 이해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3.나아가 남녀갈등의 생물학적 측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4.다양한 동물의 생식활동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조류, 포유류, 곤충 등 다양한 동물들의 생식활동과 성별 생식전략. 
2.편친, 핵가족, 혼성가족 등 동물들의 다양한 가족구성
3.생물학적 본성에 기인한 인간 남녀의 차이들
4.생물학적 본성에 기인한 인간 가족의 기원과 이해

[이 책의 장점]
1.다양함
책의 전반부는 '번식'이라는 주제로 종을 막라하고 다양한 동물들의 생식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암컷에게 물고기를 선물함으로써 호감을 표시하는 호반새,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육탄전을 불사하는 붉은사슴, 수컷의 지저귐을 근거로 근친을 피하는 박새의 사례 등이 그것이다. 단순히 '동물'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어 무심하게만 보아왔던 다양한 개체들이 각자의 전략으로 번식을 지향하는 사례들은 독자에게 색다른 호기심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2.대중성
이 책은 '행동생태학'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서문에 따르면 '동물의 행동은 생태학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또는 그러한 행동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를 밝히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있다. 저자의 이력으로 보나, 취지로 보나 생물학적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 어려운 주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용어와 표현을 지양하며 부드럽고 친절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사례 중심의 이야기 전개는 주제의 낯설음을 잊게 만든다. 생물학과 행동생태학에 관심이 없던 독자라도, '동물의 이해에 기반한 사람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를 부드럽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3.의미
바야흐로 '갈등'의 시대다. 이는 비단 남녀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나 이 글이 작성되고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갈등중에는 긴 시간이 흐르더라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종류의 것이 있는가 하면, 정보의 추가나 조금의 이해가 더해짐으로써 풀어지는 종류의 것도 있다. 남녀갈등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차이'에서 발생할 것이다. 이해를 더함으로써 오해를 풀어갈 수 있는, 우리 시대에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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