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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스트롱 - 정전 상태에 빠진 두뇌를 리부트하자!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정지현 옮김 / 지식너머 / 2018년 9월
평점 :
LCHF.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의미한다. 몇 해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방의 누명'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처음 접했고 1~2년 전부터 나름의 방식으로 실천해오고 있다. 나름의 방식이라고 해봤자 코코넛 오일과 MCT오일을 활용하고 육류 섭취를 늘리며 글루텐을 제한하는 정도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것은 생활의 제약이 너무 심하기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가 LCHF를 열심히 실천하지 않는 것은 성실함의 부족과 현실적 어려움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사실 나는 저체중이다. 다이어트를 한다기보다는 체중을 늘리기를 기대한다. 내가 LCHF를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체중 때문이 아니다. '인지기능'과 '면역'의 개선을 기대한 이유다. 다니엘 에이맨, 존 레이티, 데이비드 펄머터 등 인지신경 전문가들의 저서를 읽고 식단-몸-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믿게 되었고, 그들의 제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운동, 양질의 지방 섭취, 글루텐 제한, 명상, 충분한 수면, 유산균의 복용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효과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믿고 있다. 위의 실천 '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 믿고 있다. 만성적인 비염이 개선되었고 소화기능도 한결 좋아졌다. 몸의 에너지와 컨디션이 좋아졌으며 머리도 한결 맑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 "이러한 실천을 조금 더 미리 시작해왔라면" 하는 미련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있다. "나의 몸과 뇌는 성장의 과정에 있으며 나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헤드 스트롱>은 나에게 보물과 같은 책으로 다가왔다. 앞서서 언급한 인지신경 전문가들의 이름은 이 책에서 종종 등장하며 인용된다. 저자 역시 그들의 이론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리콘벨리의 기업가 출신이다. 원래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의사로부터 건강에 대한 심각한 경고를 받고난 이후 '바이오해커'의 길에 뛰어든다. IT전문가로서의 기질을 십분 발휘하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치열하게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나름의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고 자신의 건강을 회복하기에 이른다. 체중은 50kg이나 감량하고 아이큐를 20이나 향상시키기도 했다. 그런 저자가 창시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방탄커피'다. 저자가 제안하는 솔류션을 따라가다 보면 몸과 마음과 감정이 가볍게 협동해, 기대 이생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Bulletproof, 완전무결한 방탄의 상태다. 저자의 전작 <최강의 식사>가 '체중감량'에 중심을 두고 쓰여졌다면, 이 책은 몸의 효율적 상태, 특의 뇌의 최적화에 주안점을 두고 쓰여졌다. 몸의 기능과 인지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실력과 성과를 끌어올리기를 바라는 분들께 흥미로운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키워드는 '미토콘드리아'였다. 우리 몸 속에서 약 1,000조개의 숫자에 이르며 생명 유지에 필요한 ATP를 생산하는 세포의 일부다. 사람의 일반적 세포이는 1,000~2000개의 미토콘드리아가 들어 있는 반면, 뇌와 망막과 심장처럼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는 세포당 10,000개의 모토콘드리아가 존재한다.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호흡마저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만드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 몸에서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인 만큼, 미토콘드리아의 상태와 기능을 최적화하는 것이 '헤드 스트롱'의 관건이다. 저자는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미토콘드리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최적화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법을 제안한다. 특히 식당과 라이프스타일과 보충제로 구성된 '헤드 스트롱 2주 프로그램'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침을 담고 있어, 당장의 적용을 위한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개인적으로 명상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명료한 사고와 중십잡힌 판단을 이끌어내는데 명상이 큰 힘이 되었다. 명상이 뇌의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도 명상이 복잡한 사고와 신체적 자각, 집중, 문제 해결과 관련 있는 뇌의 영역인 피질과 섬을 두껍게 만들어줌을 설명한다. 체네 염증을 줄이고 집중력과 안정적 정서를 지켜준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나 이어지는 설명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2013년 하버드 의대가 실시간 연구에 따르면, '이완반응'을 20분 동안 실시한 사람들이 고혈압, 불입, 우울증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경험했고, 그 이유가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과 활용이 개선되어 미토콘드리아 회복력이 촉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분명히 짧은 명상을 하고 나면 몸에 생가기 도는 것 같은 자각을 경험한다. 그것이 미토콘드리아에 에너지를 주었기 때문이라니, 한결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앞으로의 명상에서 더욱 큰 에너지 상승을 경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식단에서부터 운동, 수면, '미토콘드리아 명상'에 이르기까지 당장 삶에 적용하고 싶은 요소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2주간의 프로그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