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신부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7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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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품일 듯해 벌써부터 기대감이 큽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손에서 어떻게 펼쳐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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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6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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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혼란스러움이 걸작의 손에서 어떻게 스토리로 이어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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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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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아기의 생명을 구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 p.7

요즈음 집에 환자가 있다 보니 본의 아니게 대학 병원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편이다. 병원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새삼스럽게 아픈 사람들을 많이 목격한다. '세상에 아픈 사람들이 참 많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까지 아픈 사람이 많다는 것은 마음이 아리는 모습 중 하나인데 인간 자체가 왜 이렇게 아프게 태어난 존재인지 신이나 다른 조물주에 원망스러움도 섞인다.

이 책은 스텔라 황이라는 미국 의사의 에세이다. 아무래도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환자를 간병하는 입장에서 공감이 될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평소 소설이나 직업에 대한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이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픈 사람의 이야기, 그들을 지키는 사람들의 일상 등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 읽을 거리를 찾던 중 발견했다. 나름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저자는 아버지의 암 투병 이후 호스피스 병원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고 한다. 열아홉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신생아 중환자실 의사가 되었다. 아직 어린 아들이 저자의 직업을 인지하는 내용으로부터 시작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이유, 생과 사가 넘나드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의사로서 느끼는 감정들, 더 나아가 미국의 의료 환경 등의 전반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에세이여서 술술 읽혀졌다. 기대를 가진 만큼 걱정이 되었던 부분이 아무래도 의사라는 전문직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용어들을 이해하지 못할까, 또는 미국 의료 시스템이 한국과는 다르다는 측면에서 의료 문화나 개념들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하는 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걱정은 쓸데없었다. 상황을 설명하는 문체가 아닌 의사로서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한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되게 편안하게 읽혀졌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아버지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아버지의 암 투병 사실을 어머니로부터 처음 듣는다. 임종 면회에서 아버지께 '사랑한다.'라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막상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무뚝뚝한 K-장녀였던 저자가 미국에서 동료 의사의 한마디를 들으면서 놀랐다는 이야기인데 읽는 내내 감정이 교차했다. 하나는 저자의 모습에서 보였던 동질감, 또 하나의 감정은 부끄러움이다. 불과 며칠 전, 가족의 면회에서 하고 싶은 말을 건넸던 동생과 달리 그저 모습을 눈에 담기만 했던 자신이 다시 떠올랐다.

두 번째는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한 내용이다. 아무래도 전공 자체가 사회복지여서 대학교 시절부터 미국의 건강보험을 자주 듣고 또 배웠다. 특히, '식코'라는 미국의 다큐멘터리는 매년마다 보게 될 정도로 익숙했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만큼 건강보험 시스템이 복지적 측면에서는 약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건강보험 이야기는 생각을 깨기에 충분했다. 공공 의료보험으로 억 단위의 치료비가 나왔지만 환자 가족들은 부담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알고 있었던 게 무너진 느낌이다. 이 또한 이야기의 일부이기 때문에 완전히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겠지만 새로운 내용이어서 흥미로웠다.


생과 사가 오가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누구보다 나의 자녀처럼 사명감을 가진 저자의 태도에 많은 교훈을 얻었다. 나 또한 직업인으로서 매일 모시고 있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읽는 내내 병상에 누워 있는 가족, 얼굴도 모르지만 중환자실에서 가족과 비슷한 시기에 입원해 세상을 떠난 십 대의 어린 친구 생각이 사무치게 들었던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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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사피엔스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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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AI의 아버지 죽다 / p.14

이 책은 이정명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정도 전의 일이었던 것 같다. 당시 문근영 배우님과 박신양 배우님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바람의 화원>이라는 작품을 책으로 먼저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많이 잊혀졌지만 신윤복과 김홍도라는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스토리가 인상 깊게 남았다. 지금도 그 작품의 표지가 참 인상 깊게 남았다.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 뭔가 익숙한 이름의 작가님 작품을 만났다. 이게 이 작품이었다. 송중기 배우님 주연의 <뿌리 깊은 나무>라는 드라마의 원작 소설을 집필하신 작가님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출판사 소개에는 서두에 언급했던 <바람의 화원>이 없어서 긴가민가 기억력에 의존하다 작가 소개를 보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그 작품이 인상 깊게 남았기에 이번 신작도 나름의 기대하면서 완독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민주, 케이시, 준모라는 인물이다. 민주와 케이시 킴은 부부 관계였다. 케이시 킴은 AI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큰 업적은 남겼다. 췌장암 투병 중에도 치료 대신 AI 연구에 몰두하다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민주가 케이시 킴의 유산을 물려받았고, 시간이 흘러 준모와 재혼했다. 케이시와 준모가 살고 있는 지점에서 조금씩 이상한 일이 벌어졌고, 준모는 민주를 의심했다. 민주는 갑자기 전남편의 흔적들이 발견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진행된다.

초반에는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 SF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스타일이어서 AI를 주제로 한 스토리 자체가 머릿속으로 그리기가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디게 느껴지는 감이 있었다. 세 명의 인물들과 등장하는 AI 앨런의 이야기가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에 몰입이 되어서 그 이후부터는 술술 읽혀졌다.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필력이 참 인상 깊었다. 전작으로 읽었던 작품은 조선시대의 역사적 인물을 그린 소설이라는 점에서 미래 AI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게 흥미로웠다. 과거와 미래가 조금 반대의 선상에 있어서 조금 다른 결로 보여졌다. 역사 소설을 잘 쓰는 작가는 미래 SF를 그리는 이야기에는 조금 서툴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기대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의심이 되었던 것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AI가 전 부인을 바라본다는 시점과 그를 의심하는 현 남편의 시점까지 그렸다는 점에서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스토리가 꽤 재미있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기계가, 그리고 인공지능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을 바라지는 않지만 다른 의미로 상상할 수 없었던 세계를 다시금 경험할 수 있어서 그것조차도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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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카를 위한 소나타
아단 미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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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권리 구조는 복잡하다. / p.18

이 책은 아단 미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사실 주제로만 본다면 조금 취향과 거리가 멀었는데 번역가님을 보고 선택하게 된 책이다. 그동안 흥미롭게 읽었던 일본 작품들에서 자주 보이는 번역가님들이 계시는데 그 중 한 분이었다. 최근에만 보더라도 법정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과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 등 생각보다 많이 읽었고, 그만큼 만족도가 놉았다. 이번 작품도 그런 의미로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다치바나라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에는 첼로를 배웠지만 현재는 일본 저작권 연맹 소속의 직장인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첼로를 멀리하는 듯하는 느낌도 주었는데 그런 그가 상사의 비밀 명령으로 다시 첼로를 연주하게 될 순간이 찾아온다. 다치바나에게 주어진 업무는 미카사 음악 교실에 수강생인 것처럼 잠입해 불법 정황을 찾아 보고하라는 점이었다. 그는 미카사에서 첼로를 연주하면서 점점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일본 소설을 자주 읽는 독자이기 때문에 술술 읽혀졌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관심과 지식 자체가 없어서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조금 더디게 읽혀진 감이 있었다. 첼로의 연주법이나 음악 용어, 저작권 관련 단어들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왔던 탓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는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다치바나의 성장 측면에 더욱 공감하면서 읽었다. 불면증을 가지고 있던 다치바나가 자발적인 이유가 아닌 업무로 첼로를 가까이 두게 되면서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상사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은근히 거리를 두는 듯했는데 미카사 음악 교실을 다니면서부터 낯선 사람들과 합주를 준비한다거나 어울리는 등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지점이 강하게 와닿았다.

거기에 가르쳐 주었던 스승에게 본의 아니게 자신의 업무를 언급하면서 틀어지는 부분이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마음 아파하는 모습들이 오히려 더욱 공감되었다. 그동안 다치바나에게 미카사 음악 교실이, 그리고 자신과 함께 첼로를 함께 나누던 시간들이 그냥 업무적인 이야기로 끝나지 않았다는 게 활자를 통해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다치바나에게 단순한 존재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스파이로 들어갔다가 오히려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거나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성장하는 스토리는 종종 읽었던 적이 있다.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는데 대부분 이성 간의 사랑이라는 소재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는 점에서 조금 거리감이 있었다. 반면, 이 작품은 마무리까지 다치바나라는 인물 자체의 성장으로 쭉 스토리를 끌고 간 부분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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