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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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으로 '책값'이라고 적혀 있었다. / p.10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추리 장르에 입문한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들었을 이름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고등학교 수능이 끝난 이후 처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었고, 추리 장르의 매력을 느꼈다.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에 우스갯소리로 일곱 명의 작가가 아닌지 하는 소문도 들었다. 신작이어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레이토라는 인물이다. 녹나무를 관리하고 있는 인물로, 시집을 판매하기 위해 찾아온 한 남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매대에 그들이 만든 시집을 전시해 둔다. 안타깝게도 처음 레이토가 구매한 시집 외에는 팔리지 않았다. 어느 날, 시집을 훔치는 한 사람을 목격하게 된다. 시집을 훔친 사람은 구메다이다. 한때는 그래도 괜찮게 살았지만 현재는 시집을 구매하게 된다면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경제적 여력이 없었다. 그러다 강도 사건이 발생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각보다 더디게 읽혀져서 낯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하면 크게 생각할 수 있는 매력이 추리 장르의 작품임에도 술술 읽힌다는 가독성이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작품들 역시도 빠른 시간 내에 금방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쉬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이렇게 등장 인물들부터 스토리까지 어렵게 와닿는지 고민했다. 읽다가 정보를 찾으니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반에는 어려웠지만 중후반부터는 술술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주 예전에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작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추리 장르의 본연성을 잃지 않으면서 희망을 주었던 힐링 장르의 이야기로 기억하는데 시집을 파는 학생의 내용이 많은 여운을 주었다. 거기에 레이토가 지키고 있는 치후네의 이야기는 안타깝게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녹나무에게 개인적인 염원을 빌고 싶다는 소망이 들기도 했다.

전작을 읽었더라면 조금 더 풍부한 감상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던 작품이다. 조만간 전작을 완독한 이후에 이 작품을 다시 읽는다면 레이토의 이야기부터 더욱 크게 와닿지 않을까 한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매력을 다시금 경험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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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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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아마 죽었을 것이다. / p.12

이 책은 김서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표지가 너무 강렬해 선택하게 된 책이다. 처음에는 칼로 찍은 음식이 케이크인 줄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육고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뭔가 일상을 잊고 싶을 때 읽는다면 환기를 시킬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읽은 한국 작가의 추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어서 그 지점이 가장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홍진이라는 인물이다. 남편에게 살해당할 뻔했고, 아이를 잃은 여자다. 절에서 일을 하던 중 알게 된 소명이라는 아이가 자살을 선택한다. 소명은 홍진에게 이지하를 죽여 달라는 부탁을 했다. 살해 계획이 계속 실패하는 와중에서도 이지하를 쫓았는데 그러던 중 그의 친구이자 경찰인 서화인을 만난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물었던 홍진이 신경 쓰이던 화인은 홍진의 주위를 맴돌고, 과거 '이정아 살인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리고자 했다.

스토리 몰입이 빠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품이었는데 어지간해서는 조금 읽다가 휴식을 취하는데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덕분에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사이에 완독이 가능했다. 약간 미친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술술 읽혀지는 게 흥미로웠다. 이야기 자체가 독자를 붙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인물들에게 공감이 되지 않아 이 지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홍진은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지하를 죽이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이지하가 소명을 죽게 만든 범인이라는 증거가 너무 허술하다. 소명과 홍진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남들이 보면 자연스럽게 둘째손가락을 머리 옆에서 돌리는 포즈를 취할 듯하다. 그만큼 진짜 미쳤다고 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홍진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범인으로 지목된 이지하도 초반에는 주변에서 볼 법한 돈 많은 사업가인 줄 알았는데 중반부에서는 홍진 못지 않게 미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도 홍진과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는 면이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정상적인 인물이 화인이었는데 그 역시도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면이 있었다. 그밖에도 화인이 잠깐 만났던 공무원의 정체 역시도 비정상이었다.

읽는 내내 머릿속이 도파민에 잔뜩 절여진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그동안 일본 장르 소설을 종종 읽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자극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계속 미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읽고 나니 '내가 정상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일상에서 힘들었던 점은 잠시 있고, 독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나 스토리는 재미로 읽고 끝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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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는 천국에 있다
고조 노리오 지음, 박재영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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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 누군가가 서 있다. / p.8

이 책은 고조 노리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주어진 설정 자체가 흥미롭게 와닿아 선택하게 된 책이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사망한 이후 행적을 쫓는 내용을 생각보다 자주 만나기는 했지만 책으로는 아직까지 읽은 기억이 없다. 중심이 되는 인물이 사망하고 난 후 사건을 찾아간다는 게 마치 김 빠진 콜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을지는 몰라도 현재 그렇게까지 떠오르는 스토리는 없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갔다. 이들이 어떻게 범인에 대한 추리를 시작하는지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도 모르는 인물이다. 목을 베어 살인당했다는 기억만 할 뿐 자신의 이름과 정보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가 어디인지도 모를 곳에 떨어졌다. 알고 보니 그곳은 천국이었고, 자신이 죽임을 당한 곳과 비슷한 저택이었다. 총 다섯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 역시도 남자와 똑같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이들에게는 저택으로 배달되는 신문이 있었다. 신문과 남자, 다섯 명의 인물들이 모여 살인자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한 책이다 보니 술술 읽혀졌다. 처음부터 순간 몰입되어 푹 빠져 읽었는데 문체나 내용 등 어느 하나 그렇게까지 거슬릴 부분이 없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나의 기준에서만큼은 금방 완독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등장인물들처럼 살인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소재에 관심을 가졌지만 내용 자체도 흥미로웠다. 개인의 측면에서 보자면 살인을 당한다는 게 조금 억울하게 느껴질 측면도 있겠지만 이유조차도 몰랐던, 아니 자신이 누구인지도 인식하지 못했던 이들이 누구에게 죽임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머리를 모아 찾아간다는 측면에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마 내가 천국에 온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애초에 원한조차 가지지 않은 상태로 천국이 아닌 순리대로 인정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특별하게 한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은 아니었지만 이유 없이 이들의 추리와 파헤치는 내용들이 인상 깊었다.

이것저것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뇌에 힘을 쭉 빼고 읽기에도 좋은 스토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추리 장르 특유의 머리 쓰는 과정이 있기는 했다. 이들과 같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들이 그 예로 포함이 될 듯하다. 그러나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놀이를 즐기는 것처럼 스토리에 뇌를 맡기면서 이야기의 바다에 푹 빠지다 보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처럼 일상을 벗어나 추리 장르가 가진 장점을 너무나 크게 느꼈던 작품이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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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 깊고 진하게 확장되는 책읽기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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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고 있는 것을 파괴될 수 없다. / p.10

이 책은 김겨울 작가님의 에세이다. 그동안 작가님의 책을 모두 구입했었지만 부끄럽게도 처음 읽은 책이 '독서의 기쁨'이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읽었던 책이었는데 그 기대 이상으로 충족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작가님의 전작에 이어 흐름을 이어가고자 선택한 책이다.

전작이 독서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예찬이었다고 한다면 이 에세이는 그 부분에서 조금 더 확장이 되어진 느낌을 받았다. 작가님의 인생 책이라고 불릴 수 있는 네 권의 책을 소개한다. 단순하게 책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더욱 확장되어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안타깝게도 소개해 주신 네 권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지 못했다. 그나마 스토리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작품이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구입했지만 아직 읽지 못했고, 다른 두 작품은 더욱 부끄럽게 아예 알지도 못했던 작품이었다. 알고 보니 유명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작품들의 내용을 인지했더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의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메리 셸리의 작품 하면 여성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어느 정도 다룰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역시 여성 권리라는 측면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메리 셸리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예상하지 못해서 흥미로웠다. 그동안 작품 속 인물이었던 프랑켄슈타인과 박사의 입장에서만 이해하고 있었던 이야기를 메리 셸리라는 작가의 역사와 함께 읽으니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께서 철학을 전공하셨다는 사실은 유튜브 구독자로서 이미 알고 있었던 정보이다. 컨텐츠를 보면서도 철학적인 이야기가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에세이 역시도 지금까지 읽었던 다른 에세이에 비해 어려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깊은 생각 거리를 안겨 주었는데 그만큼 따라주지 못했던 스스로가 너무 아쉬웠다. 시간이 흐른 이후에 더욱 풍부한 지식을 가졌을 때 읽는다면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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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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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 모든 책에 존경과 사랑을 바친다. / p.9

어렸을 때부터 독서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독서에 몰입이 되어서 생활하게 된 것은 성인이 되고 난 이후부터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 아예 습관화가 되었는데 올해로 3년차가 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이렇까지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특히, 금방 포기하는 성향 탓에 금방 끝날 것 같았다.

단순하게 읽는 행위에서 독서를 하고 난 이후 남는 감정이나 생각의 찌꺼기들을 글로 표현하는 행위, 더 나아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드러내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책 하나로부터 많은 것들이 파생되었다. 이렇게 많은 재미가 있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인지했더라면 조금 더 어린 나이부터 무언가를 남겼을 텐데 그 지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 보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은 김겨울 작가님의 에세이다. 원래 유튜브라는 매체 자체와 거리를 두는 편이었는데 독서를 하게 되면서 가장 만난 북 크리에이터가 김겨울 작가님이었다. 책을 소개해 주는 영상을 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고, 확장시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던 분이었기에 지금까지도 구독하고 있는 분이기도 하다. 모든 에세이를 구매했었지만 그동안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에세이 리뉴얼이 되어 다시 발간했다는 소식에 처음 접했다.

제목 그대로 독서의 기쁨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간단하게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책을 사랑하는 이의 이야기'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독서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닌 책이라는 물성의 하나하나 구성부터 시작해 책을 읽는 행위에서 얻게 되는 많은 것들을 총망라해 적은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물성에 대한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다. 책장을 넘기는 촉감을 너무나 좋아하는 독자이기는 하지만 무게나 페이지를 넘기는 종이의 재질인 내지를 그렇게까지 신경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용을 비롯해 술술 읽히면 괜찮다는 느낌을 받는 줄 알았다. 첫 장에 내지와 외양 등의 책의 겉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공감이 되었다. 내지가 스타일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별점 하나를 깎게 되는 등 과거를 돌이켜 보았을 때 그것조차도 무시할 수 없는, 독서의 기쁨이지 않을까. 가장 인상적이었다.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서 귀에 쏙쏙 박히는 주제들이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에세이 역시도 그랬다. 너무 술술 읽혀져서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이기도 했다. 독서를 취미에 두고 있던 나에게도 귀감이 될 정도로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는데 아마 책 자체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일 것이다. 활자로 읽는 작가님의 느낌은 새로우면서도 익숙했던 에세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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