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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
톰 행크스 지음, 홍지로 옮김 / 리드비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 보스가 선생님 회고록을 읽었어요. / p.11
혜리 배우와 박보검 배우, 류준열 배우가 출연한 <응답하라 1988>의 후반 에피소드에 <포레스트 검프> 영화가 잠깐 언급된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푸른 공원에 흰색 옷 입은 남자가 앉아 있는 장면은 누구나 알 것 같다. 나 역시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영화에 대한 호평을 들었지만 정작 그 작품은 아직까지도 보지 않았다. 언젠가 볼 영화로 계획해두겠지만 그 시기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꼭 한 번 보고 싶다.
이 책은 톰 행크스라는 할리우드 배우이자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해외 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이면서 외국 배우 구분을 잘 못하는 편이다. 외국인을 구분할 때에는 유일하게 좋아하는 야구 선수일 정도로 다 비슷하게 보는데 톰 행크스는 이름만 들었던 배우 중 하나이다. 이 소설을 읽기 전 검색해 보니 언급한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페이지를 펼쳤다.
소설은 빌 존슨이라는 감독의 영화 제작기를 다룬 이야기이다. 그리고 여기에 로비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로비는 삼촌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그렸는데 이를 보고 빌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이다. 초반에는 빌과 로비 등 영화를 위한 배경 지식들이, 그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빌의 생각과 의도, 시나리오대로 영화가 흘러가면 좋겠지만 그것은 막상 쉽지만은 않았다. 빌은 과연 영화 제작에 성공할까.
기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의 의심과 불안이 있었다. 첫 번째로 유명인이 집필하는 소설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이다. 차인표 배우님의 소설 외에는 그렇게 임팩트 있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특히, 외국 배우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미 소설+유명인 작가 이 조합이 취향에 맞을지 의문이었다. 두 번째는 책의 크기와 두께였다. 인터넷 서점 페이지에서 상상했던 것과 물성은 완전 달랐다. 두껍고 또 컸다. 그래서 불안했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영화계라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낯설고 또 새롭게 느껴졌을 뿐 스토리가 어렵지는 않았다. 꼬박 하루를 투자해 완독이 가능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들이 전부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헛된 걱정이었다는 것을 실감할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아무래도 작가가 배우이기 때문에 이 지점을 잘 살린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와 거리가 먼 직업인이기 때문에 무언가 생각을 말한다는 게 조심스럽다. 그저 읽고 나니 왜 방송계 사람들이 상을 탈 때마다 보이지 않는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그들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자 중심인데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안에서 보이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깨닫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