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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6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널 사회적인 매개체로 삼으려는 건 아냐. 그건 그렇고 넌 정말 날 흥분시키는구나. / p.17
프랑스 하면 사랑이 떠오른다. 잔잔한 정열적인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뜨겁게 정열적인 사랑은 남아메리카나 스페인이 떠오르고, 잔잔한 사랑은 독일이 떠오른다. 그런데 프랑스는 정열적이지만 무언가 모르게 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읽었던 아니에르노 작가의 <단순한 열정>, 아직 읽지 않았지만 너무 숱하게 들었던 프랑수아즈 사강 작가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의 내용들이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이 책은 클레르 갈루아라는 프랑스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영미 소설을 읽기는 하지만 프랑스 작가의 작품은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프랑스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나 '기욤 뮈소'의 작품은 안 읽은 정도이고, 그나마 익숙하게 읽었던 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일 것이다. 최근에 읽었던 게 <그녀를 지키다>인데 프랑스보다는 이탈리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어서 궁금해져 선택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크리스틴이라는 인물이다. 빅토르라는 남성을 좋아하는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빅토르는 신경계의 병을 앓고 있으며, 동성애자다. 크리스틴을 옆에 두고 싶어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뭔가 애매모호한 관계이다. 거기에 크리스틴은 나이가 든 부자의 은밀한 제안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복잡함으로 얽혀 있다. 빅토르가 죽은 이후 크리스틴의 심정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되게 어렵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읽었음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복잡하다. 우선, 등장하는 인물의 관계가 마치 거미줄처럼 얽혔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를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거기에 빅토르의 장례식의 짧은 순간만 다루었지만 크리스틴이 가지고 있는 빅토르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과거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혼란스러웠다. 완독 시간은 대략 세 시간 정도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목이 주는 의미를 생각했다. 제목만 보고 크리스틴이 육체노동을 하는 인물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노동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크리스틴의 처절한 사랑을 다룬다. 그런 점에서 대체 제목을 왜 '육체노동자'로 지었는지 순수한 궁금증이 들었다. 원작 제목은 '고통의 사람'이라고 하는데 빅토르가 병으로부터, 크리스틴이 감정으로부터 고통을 받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분명히 어려웠던 작품이었던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사실 그렇게까지 사랑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또한 그렇게 누군가를 처절한 사랑을 했던 적이 없는 사람이어서 크리스틴의 구구절절 애절한 사랑에 크게 공감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기분이라는 게 머리로 와닿은 느낌이었다. 어렵지만 한 명의 심리극을 보는 듯한 착각이 새로웠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