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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두 죽어야 하는가
심너울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는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요. / p.16
이 책은 심너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몇 년 전에 읽었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와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라는 소설집은 아직도 머릿속에 강력하게 각인이 되어 있다. 특히, 얼마 전에 파주에 다녀오면서 동행인에게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라는 소설 작품을 소개해 줄 정도이다. 믿고 읽는 이야기꾼 중 한 분이기 때문에 신작도 기대가 되었다. 한동안 작가님의 작품을 읽지 않은 것도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서효원이라는 인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효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은밀한 제안을 하나 받는다. 블루워터 리서치에 언더커버로 들어가 잠입하라는 것이다. 블루워터 리서치는 제약사의 부정을 양지로 끌어서 돈을 버는 회사이다. 장관의 제안에 응한 효원은 블루워터 리서치의 사장인 이청수와 협업하는 척 장관이 요청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블루워터 리서치의 다음 목적지는 도르나이 바이오틱스이다. 다른 때보다 이청수는 이 회사의 부정을 찾고자 눈에 불을 켠다. 도르나이 바이오틱스는 홍해파리 유전자를 활용해 인간의 불로장생을 연구하고 있다. 도르나이 바이오틱스의 대표인 최민과 이청수의 관계, 최민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관계 등 전반적인 사실 관계들이 드러나면서 효원은 혼란에 빠진다. 과연 블루워터 리서치는 도르나이 바이오틱스를 망하게 만들 수 있을까.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SF의 특성상 어려운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점을 그냥 넘기고 읽어도 이해의 흐름에는 크게 영향이 없었다. 물론, 과학적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더욱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00 페이지가 넘는 작품이었는데 대략 두 시간만에 완독이 가능했다. 그만큼 흥미로웠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죽음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최민은 영생을 원했고, 이청수는 그 반대의 생각이었다. 또한, 효원은 코로나 19 시기에 어머니를 떠나보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서 죽음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사람이기도 하다. 처음에 죽음이 주제라고 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죽음의 권리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다. 그런데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욕망처럼 보였다. 최민을 통해 더욱 그 지점이 강렬하게 와닿았다.
사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제목에 의문이 들었다. 왜 "모두"라고 표현했을까. 적어도 내 기준에서 죽음에 대한 욕망을 보이는 자는 최민과 서효원, 그리고 아직 밝히지 못한 인물. 이렇게 세 사람뿐이었다. 도르나이 바이오틱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다수가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졌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죽음을 다루었던 다른 작품들과는 결이 조금 달라서 새롭게 느껴진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