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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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에 걸쳐 완성된 연작소설이라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가 됩니다.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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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피플 상상초과
김구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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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제로는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 p.18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던 작가님들의 작품을 읽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새로운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면 뭔가 모르게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아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전율이 오른다. 그게 취향에 맞았을 때에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선호 작가님의 리스트에 올리고 신작을 무조건 기다리게 되는 한 사람의 팬이 된다. 독서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작년부터 시작해 기억에 남는 작가님들의 이름이 꽤 많은 편이다.

이 책은 김구일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종종 신진 작가 공모전 작품들을 읽는 편이다. 그렇다고 모든 공모전 작품들을 섭렵하는 것은 아니고 줄거리를 보고 흥미로운 소재들을 골라서 읽는데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거리를 방황하는 소년들의 생존기를 다루었다는 내용으로 이해를 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관련 직종에 종사하다 보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은 제로라는 열다섯 살의 남자 청소년이다. 꽤 오랜 시간동안 거리 생활을 해온 듯한데 도둑질을 해 판 물건으로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인물이다. 제로 옆에는 원이라는 이름의 친구, 그리고 투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다. 두 친구는 많이 아프다. 특히, 투는 투약을 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갈 정도로 위험한 병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세 사람이 가족 그 이상으로 의지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 곁에는 늘 엄마와 같은 존재의 자영이라는 인물이 있다.

어느 날, 자영이 나타나지 않자 세 사람은 찾으러 나가기 이른다. 투가 맞아야 하는 약이 다 떨어진 상황이었기에 밖에 나오지 말라는 자영의 말을 지킬 수 없었다. 자영을 찾아가던 중 그녀가 죽는 모습을 목격한다. 또한, 자신들이 보통 평범한 인간이 아닌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영은 사실을 전하며, 제로의 엄마를 찾아가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러나 그 세 사람에게 정신적 지주와 같았던 자영이 사라졌으며, 윤철이라는 이름의 낯선 사내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짧은 페이지 수에 문체 자체도 단순한 편이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제로, 원, 투의 비밀 자체가 SF 장르의 특징으로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들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청소년 소설처럼 보이기도 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에 집중을 하면서 읽었다. 첫 번째는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다. 우선, 유전적으로 다른 임무를 띄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세 명의 청소년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친구들이 아니다. 그러나 가정 환경의 문제, 사춘기 시절의 혼란스러움 등 다양한 이유로 불안정한 청소년들의 심정이 무엇보다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온전히 양육자의 케어를 통해 올바르게 성장할 청소년들이 거리에 내몰려 불안하게 보낸다는 것 자체가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두 번째는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 명의 청소년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태어난,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점은 서두에 언급했다. 그런데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과연 올바른 유전자를 위해 또 다른 무언가를 희생시킬 수 있는 자격이 인간에게 있느냐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제로, 원, 투는 좋은 유전자를 받은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부모의 욕심과 이기심, 유전자 분야에서 크게 성공하고자 하는 한 박사의 삐뚤어진 야심으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이다. 그들도 어쨌거나 하나의 생명일 텐데 과연 세 친구들의 삶과 죽음을 일개 인간들이 선택할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예전에 읽었던 청소년 대상 SF 소설이 하나 떠올랐다. 비교적 쉽게 읽혔던 것과 다르게 묵직하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 주어서 지금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 있는데 이 작품이 딱 그랬다. 사회적인 문제들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서 뭔가 무겁게 내리앉은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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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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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서 자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 p.137

이 책은 오승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우선, 큰 도시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설정이라는 점에서 소재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으로 친다면 아마 수도인 서울과 비교할 수 있을 텐데 실제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상상을 해 보니 끔찍할 것 같았다. 어떤 이야기로 펼쳐질지 그 지점이 가장 기대가 되었다.

또한, 오승호 작가님의 작품인 <라이언 블루>를 재미있게 읽었다. 마을 사람들이 가진 특유의 유대 관계에 대한 비판을 다룬다는 점에서 현실적이었고, 이러한 부분이 참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작가님 신간이라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기대 요소이기도 했다. 나오키상 후보작이었다는 것까지 두꺼운 페이지 수의 걱정보다는 설렘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은 한 주정뱅이가 자판기에게 발길질을 하고, 가게 직원에게 소란을 피워 경찰서로 가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주정뱅이는 중년의 연배에 누가 봐도 아저씨라고 보일 정도로 추레한 모습을 하고 형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 주정뱅이의 이름은 스즈키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폭탄이 3 회 떨어질 것이며, 그 이후에는 도쿄 곳곳이 폭발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단순 주취자의 행패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 사건이었고, 술에 취한 사람의 허풍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한 형사의 사건과 죽음이 드러나고, 도쿄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등 또 다른 일들이 연쇄적으로 벌어진다. 처음에 스즈키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도로키 형사의 고뇌, 스즈키와 두뇌 싸움을 펼치는 형사들의 숨 막히는 심리전이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술술 읽혀져서 좋았다. 전작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도 그랬다. 똑같이 경찰이라는 직업이 등장하지만 전작이 시골 경찰의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도시 경찰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읽는 내내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경찰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딱히 겹치는 부분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매력을 느꼈고, 다른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이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도도로키 형사의 감정에 이입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도도로키 형사는 존경받는 한 형사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조직 내에서 무시당하는 현장을 눈으로 목격한 인물이다. 사실 그 형사는 경찰이라는 집단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깎게 만든 원인 제공자였고, 누가 봐도 도덕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조직 내에서 무시당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도도로키는 그 형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묘한 말을 남기면서 은근히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도덕과 윤리, 그리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악함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졌다. 특히, 마지막에 이르러 스즈키가 도도로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가장 충격적이었다. 그러면서도 도도로키에게 연민이 갔다. 누구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려 하지만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못된 마음이 있을 텐데 나 역시도 종종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마음을 다 잡을 때가 있다 보니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다.

그밖에도 보통 범죄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스즈키의 설정, 스즈키와 담당 형사의 퀴즈, 이를 추리하면서 해결했을 때의 쾌감, 나이 또래가 비슷한 두 형사 사이에 그려진 긍정적이지만 미묘한 열등감, 사건 중간마다 그려진 인류애 등 다양한 감정들이 참 좋은 느낌으로 와닿았다. 단순한 추리와 스릴러가 아닌 그 안에 내포된 인간의 심리를 그렸는 점에서 더없이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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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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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치는 희망을 모두 포기해야 할 근거가 아니라 그 반대다. / p.13

어렸을 때에는 사회과부도를 보는 게 취미 중 하나였다. 쉬는 시간이나 휴일이 있으면 무조건 지도부터 보는 게 당연하다고 느낄 정도인데 부모님께서는 지구본을 사 주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보급되지 않았을 때여서 2D 평면으로 보는 지도가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은 예전만큼 그렇게까지 지도를 볼 일이 없지만 지리를 찾아야 하는 일이면 무조건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정도로 애용하고 있다. 심심하면 3D 형태의 지도로 아무도 모르는 곳을 보는데 그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보는 지도 보는 방법이 나이가 들어서까지 이어지는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트래비스 엘버러의 지리학에 대한 도서이다. 지도를 통해 역사를 알려 주는 책은 종종 봤었는데 인류의 흑역사를 다루었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어차피 우리가 배우는 역사들은 대부분 인간이 걸어오는 길이기에 지도로 표현하는 흑역사가 궁금해졌다. 특히, 그동안 멀리 했었던 세계사와 좋아하는 지리의 조합이니 더욱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잊혀진 곳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도태가 된 곳, 영광을 누렸다가 지금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곳 등 다섯 파트로 나누어 총 마흔 곳의 폐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때 문화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다가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장소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처음 듣는 지명들이 많았지만 자세하게 설명된 그림 지도를 보니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사진에 실린 폐허들의 사진도 인상 깊었다. 녹이 슬거나 무너진 장소를 사진으로 보니 마음이 이상하게 답답했다. 한때는 영광을 누리던,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장소였을 텐데 말이다. 사람이나 장소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답답함이 들지 않았을까.

읽으면서 제목에 대한 의문이 따라왔다. 인간들의 생각과 결정에 의해 장소가 버려졌다는 점에서 인류의 잘못된 선택 정도로 생각했었지만 사실 인류의 흑역사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내용 자체가 인류의 잘못보다는 지금은 폐허가 된 장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초반에는 장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러다 중반에 이르러 제목의 의미를 새삼스럽게 와닿았다. 한순간의 실수로 크리스털 팰리스는 불에 소실이 되었고, 당시 규범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타락적인 존재로 보고 정신병원에 가두었다. 또한, 히틀러는 자신의 뿌리일지도 모르는 이들을 비인간적으로 말살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의 무지, 실수, 차별, 폭력성 등으로 씻을 수 없는 역사들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인류가 저지른 과거만큼은 그 장소에 남았다. 그것만큼 더 확실한 인류의 흑역사는 어디에 있을까. 흥미로움과 동시에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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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보 이판사판
리사 주얼 지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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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주얼의 전작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로서 이번 작품이 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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