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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음악 - 날마다 춤추는 한반도 날씨 이야기
이우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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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자연이 연출하는 거대한 설치 미술이다. / p.141
원래 날씨 자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금 시기는 항상 날씨를 보게 된다. 첫 번째 이유는 운전을 많이 하는 편이기에 직업상 보게 되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누구보다 이 장마 시즌을 싫어하는 편이다. 비가 오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습기를 가득 머금은 이 꿉꿉한 날씨를 너무나 싫어한다. 덕분에 딱 이 시기가 되면 다른 때보다 짜증 지수가 오른다. 진짜 예민해진다.
이 책은 이우진 선생님의 날씨에 대한 도서이다. 날씨는 요즈음 관심도가 높은 편이기에 눈에 들어왔는데 음악과의 연관성이 궁금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나 김현식 선생님의 노래가, 날씨가 좋은 날에는 송대관 선생님이나 엄정화 님의 노래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날씨의 음악이라는 제목 자체에 호기심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이신 이우진 선생님은 기상학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한반도의 날씨 이야기와 함께 드라마나 영화 OST,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의 날씨 등 기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흥미로웠고, 중간에 이르러서는 재미있었다. 기후 전문가의 책인 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이해하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두꺼운 페이지 수가 아니어서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초반에는 학창 시절을 많이 떠오르게 했다. 자연과학계열을 선택했기 때문에 당시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을 배웠는데 편서풍, 저기압, 고기압이라는 용어들이 참 익숙했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때의 지식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었다. 물론, 저지고기압, 절리저기압의 심화로 느껴진 용어들은 새롭기도 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이 삽입되어 있거나 일상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신 부분이 참 좋았다. 예를 들면, 봄이 오는 시기가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예시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광역 버스를 언급한다. 또한, 서두에 언급했던 저지고기압과 절리저기압이라는 용어는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도록 자연의 바위와 물을 예시로 들었다. 자체로만 보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시각적이고도 현실적인 예시가 있다 보니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중반에 이르러 우리의 일상과 비유한 부분이었다. 그 중에서도 무지개를 하나의 설치 미술로, 안개를 보고 인생의 불확실성, 날씨가 자연적인 것과 동시에 사회적인 현상으로 표현하는 등 현실적으로 너무나 와닿는 이야기들이 너무 공감이 되었다. 조금 멀게 느껴졌던 날씨가 가까워지는 느낌도 받았다. 곽재식 작가님의 추천사가 단박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밖에도 그동안 잘 몰랐던 동해와 서해의 기온 차이와 비행기 사고 등의 이야기들은 새로 알게 된 사실이어서 재미있었다. 날씨라는 주제로 조금은 무겁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상식들을 너무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이 책을 읽는 시간들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