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나만의 책 만들기 에디션)
고명환 지음 / 라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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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정말 변신의 이유를 몰랐다. 나 나름으로 해석할 수도 없었다. / p.16

책을 나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지만 늘 취약한 영역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고전이다. 고전은 문학과 비문학을 막론하고 전부 거리를 두게 된다. 철학적인 물음을 남기는 것은 좋지만 당시 시대상을 이해하거나 많은 지식을 요구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통 현대 소설 작품들보다는 읽는 시간이 배로 들면서 온전히 이해했는지에 대한 물음이 늘 머리를 휘젓는다.

이 책은 고명환 작가님의 자기계발서이다. 고전과 자기계발서의 만남이라니 평소라면 아예 보지도 않았을 책이기는 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책에 큰 관심이 없는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작가님에 대한 책을 읽었는지 물었다. 안 읽었다고 대답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책에 문외한이었던 사람들까지도 알 정도면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택했다.

고전에서 답을 찾았던 작가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교적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져 있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부터 미하이칙센트미하이의 <몰입>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심지어 비교적 최신에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 대한 내용도 언급한다. 현재 살고 있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는 작가님은 늘 힘들 때마다 고전을 읽었다고 하신다. 그 힘이 고스란히 활자에 녹여져 있다.

전체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사실 언급된 책은 한 열 권 정도 읽었는데 내용을 몰라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책의 내용보다는 작가님의 생각과 신념, 과거의 이야기들이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편이어서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한 시간 반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을 정도인데 오랜만에 읽는 자기계발서가 조금 흥미로우면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긍정 확언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 내용은 항상 즐겨 듣는 라디오에서 언급이 되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매일 새벽에 긍정 확언을 한다면 현실이 되는 밑거름이 되는데 청취한 순간에도 신기했다. 사흘밖에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이야기에도 작가님을 일으켜 세웠던 것은 아마도 이러한 긍정적인 마인드와 실행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그냥 넘겼을 고전 책에서조차 필요한 부분을 삶에 응용시킨다는 점은 마음을 다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읽기 편했던 자기계발서이자 고전 내용이 담긴 책이지 않을까. 그동안 고전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읽으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고전 문학들의 내용이 마치 스포일러처럼 공개가 되다 보니 읽는 입장에서 김이 빠져버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필요한 부분만 언급할 뿐 내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관심이 생긴 작품들도 있었다. 부디 고전의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기를 스스로 다짐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출판사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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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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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킬 수 없는 약속이기에 사라져가는 것일까. / p.12

이 책은 이동원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을 재미있게 읽어 선택한 책이다. 전직 경찰이었던 목사와 신학 대학을 다녔던 현직 경찰의 사건 공조 스토리를 담았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내용이 기억하지는 않지만 나름 신선한 등장 인물들의 세팅과 이야기가 아직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거기에 올 가을에 읽었던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는데 그것 또한 취향에 맞았다. 그래서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명운이라는 인물이다. 초반에는 작가로서 탄탄한 길을 갈 것 같았지만 결국은 무명 작가로 남았다. 웹소설로 틀 생각이었지만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명운에게는 오래 사귄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현실을 직시해 포기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명운은 일 년만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술을 마시고 가던 어느 날에 마동석 닮은 어떤 이와 초면에 술을 마신다. 그리고 이상한 헛소리를 한다. 다른 인생의 길을 보여 준다는 제안이었다. 명운은 이를 활용해 미래의 자신의 모습들을 목격한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전작 역시도 완독했던 책이었기에 문체나 내용들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힘들 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지점까지의 허구의 이야기여서 크게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일종의 힐링 소설이라고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쉽게 완독할 수 있었다. 전자책 OTT와 종이책을 활용해 번갈아가면서 읽었는데 두 시간에 완독했다.

초반에는 너무 답답했다. 주인공이 결혼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이 되는데 읽는 내내 '와, 진짜 입에 발린 말을 못하는 스타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빈말을 못하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평생을 약속하냐는 주례의 물음에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혼은 언젠가 어떤 의미로든 끝을 보이게 될 텐데 그것을 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렇다 보니 주인공의 감정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어차피 사람이기에 죽을 텐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살 필요가 있나 싶었다. 누구보다 삶에 미련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수시로 시계를 돌리면서 미래를 보고자 했을 것이다. 또한,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마동석이라는 별명을 가진 자를 찾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겠지. 인간의 이중적인 면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술술 읽혀졌지만 힐링이라기보다는 답답함을 안겨 주었던 작품이었다. 그나마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면 전작을 읽은 독자로서의 보너스 같은 느낌들이 군데군데 존재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 흐릿해진 전작에 대한 연결고리가 참 재미있었다. 아마 읽었던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반가움을 전해 주지 않을까. 스토리 자체는 매력적이었지만 찬란한 선택이 맞는지 의문을 주었던 이야기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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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고백들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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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고 읽는 이서수 작가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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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아들
안도 요시아키 지음, 오정화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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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살아 있는 세계가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해버리는 일이 있다. / p.10

이 책은 안도 요시아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줄거리를 전혀 모르고 선택한 책이다. 당연히 작가 또한 처음 만나는 작품이다. 가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고른 책들이 의외로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이는 종종 책 리뷰에서 언급한 이유이기는 하지만 그게 너무 좋다. 아는 작가님의 이야기도 물론 좋지만 모르는 작가님의 작품에서 오는 희열은 두 배가 되는 듯하다.

소설의 주인공은 가즈오라는 인물이다. 공무원으로 살아가면서 평범한 아빠이자 남편으로 살아간다. 그에게는 케이스케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이 있다. 종종 너무나 어른스러운 말로 깜짝 놀라게 했었는데 가족과 놀러간 곳에서 의외의 말을 꺼낸다. 자신이 이곳에서 살해당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걱정된 가즈오와 아내는 케이스케를 병원에 데리고 갔고, 최면 치료에서 과거의 살인 사건에 케이스케의 전생이 자신과 연결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생각보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좋은 인상으로 선택한 책이지만 처음 접하는 책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런 점에서 익숙한 일본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금방 완독이 가능했다. 400 페이지가 넘는 두께인데 세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추리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더욱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생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게 남았다. 사실 전생을 믿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데자뷰가 전생과 연결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확실하지 않아서 믿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전생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가즈오의 전생이 아들과 연결되면서 현생까지 이어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과연 내 주변의 사람들도 전생에 만났던 사람들일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도 하면서 읽었다.

후루룩 읽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는 느낌을 주었던 작품이었다. 거기에 SF 같으면서 호러 장르처럼 읽혀지기도 했다. 더 나아가 스릴러의 긴장감도 있었다. 그렇다 보니 여러모로 흥미롭게 와닿았다. 처음 만난 작가에게서 느끼는 재미가 또 이런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피부로 느껴졌던 작품이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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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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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묻는 날은 부슬부슬 엷은 비가 내렸다. / p.4

이 책은 오윤희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선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극히 사적인 정보에서 시작된 관심이었고, 또 하나는 작가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사적인 정보는 바로 어머니의 성함과 제목이 일치한 것이다. 물론, 성은 다를 수 있겠지만 다소 촌스럽게 느꼈던 그 이름이 제목에 등장한 것이 흥미로웠다.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왜 하필 영숙이라는 이름이었을까.

두 번째는 작가님의 전작은 재미있게 읽었다. 바로 <금붕어 룰렛>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너무 잘 맞았다. 한국형 스릴러라는 이름에 딱 어울릴 정로도 너무 푹 빠져서 읽었다. 당시 책 리뷰에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던 기억이 있는데 제목과 줄거리만 보았을 때에는 전작과 다른 결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아예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었을까.

소설의 주인공은 제이드라는 인물이다. 이민자 2세로 미국에서 살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 영숙의 소지품에서 낯선 동양인 남자와 찍은 사진을 보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머니 영숙은 과거 한국에서 양공주로 살아가다 미국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왔다. 당시에는 착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남편은 현실이 아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아빠의 행동에도 이를 두둔하던 엄마 영숙이었다. 제이드 역시도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았다. 제이드가 어머니 영숙의 삶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무 큰 공감이 되어 후루룩 읽었던 작품이다. 아무래도 딸이기에 이해할 수 있었는데 거기에 언급했던 것처럼 어머니의 성함과 같은 등장 인물이기에 푹 빠져서 읽었다. 선택한 책이기는 하지만 너무 다른 장르의 책이라는 생각에 반신반의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무색하게 너무 흥미롭게 읽었다. 대략 한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할 정도이다.

읽는 내내 제이드의 입장에서 작품을 해석했다. 딸이지만 종종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었는데 그 지점은 제이드가 영숙으로 느낀 부분과 비슷했다. 그렇다고 가정 폭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버지께서 하는 행동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를 남편이라는 이름 하에 두둔하는 어머니를 봤다. 이제 나이가 먹고 나니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제이드의 심정이 곧 나의 심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철없다고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즐겨 보는 북 크리에이터와 서평으로 많은 추천을 받았던 책이었다. 그래서 걱정과 함께 기대가 되었는데 이를 충족시켜주었던 작품이었다. 감정적으로 어렵기도 했지만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뿐만 아니라 선물해 주고 싶을 정도로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부족한 어휘력이 내내 아쉬울 정도로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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