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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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묻는 날은 부슬부슬 엷은 비가 내렸다. / p.4

이 책은 오윤희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선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극히 사적인 정보에서 시작된 관심이었고, 또 하나는 작가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사적인 정보는 바로 어머니의 성함과 제목이 일치한 것이다. 물론, 성은 다를 수 있겠지만 다소 촌스럽게 느꼈던 그 이름이 제목에 등장한 것이 흥미로웠다.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왜 하필 영숙이라는 이름이었을까.

두 번째는 작가님의 전작은 재미있게 읽었다. 바로 <금붕어 룰렛>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너무 잘 맞았다. 한국형 스릴러라는 이름에 딱 어울릴 정로도 너무 푹 빠져서 읽었다. 당시 책 리뷰에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던 기억이 있는데 제목과 줄거리만 보았을 때에는 전작과 다른 결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아예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었을까.

소설의 주인공은 제이드라는 인물이다. 이민자 2세로 미국에서 살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 영숙의 소지품에서 낯선 동양인 남자와 찍은 사진을 보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머니 영숙은 과거 한국에서 양공주로 살아가다 미국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왔다. 당시에는 착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남편은 현실이 아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아빠의 행동에도 이를 두둔하던 엄마 영숙이었다. 제이드 역시도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았다. 제이드가 어머니 영숙의 삶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무 큰 공감이 되어 후루룩 읽었던 작품이다. 아무래도 딸이기에 이해할 수 있었는데 거기에 언급했던 것처럼 어머니의 성함과 같은 등장 인물이기에 푹 빠져서 읽었다. 선택한 책이기는 하지만 너무 다른 장르의 책이라는 생각에 반신반의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무색하게 너무 흥미롭게 읽었다. 대략 한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할 정도이다.

읽는 내내 제이드의 입장에서 작품을 해석했다. 딸이지만 종종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었는데 그 지점은 제이드가 영숙으로 느낀 부분과 비슷했다. 그렇다고 가정 폭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버지께서 하는 행동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를 남편이라는 이름 하에 두둔하는 어머니를 봤다. 이제 나이가 먹고 나니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제이드의 심정이 곧 나의 심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철없다고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즐겨 보는 북 크리에이터와 서평으로 많은 추천을 받았던 책이었다. 그래서 걱정과 함께 기대가 되었는데 이를 충족시켜주었던 작품이었다. 감정적으로 어렵기도 했지만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뿐만 아니라 선물해 주고 싶을 정도로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부족한 어휘력이 내내 아쉬울 정도로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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