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 개정판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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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방비한 천진함에 대해 나는 분명하게 경외감을 품었다. / p.18

의식적인 것도 있지만 요즈음 들어 직업인의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이다. 번역가, 기자, 판사, 작가에 이르기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군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분명하게 많은 지점들을 깨닫고 또 느끼는 중이다. 곧 아나운서의 에세이와 그밖에 가수 등 또 새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예정인데 그 지점이 독자로서 책 읽는 낙이자 하나의 목표 아닌 목표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마타요시 나오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에세이로서 다른 직업군을 읽은 적이 많았는데 소설로는 또 오래간만인 듯하다. 이번에는 또 새로운 직업군 중 하나인 코미디언의 이야기어서 기대가 되었다. 코미디언의 이야기는 가까우면서도 먼 직업군이어서 흥미가 생겼다. 자주 듣는 라디오에서도 평일에 코미디언이 진행하고 게스트로 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개그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 좋아하는 예능인 중에서 코미디언 출신이 많다. 그래서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도쿠가나라는 인물이다. 무명 코미디언으로서 마음이 맞는 친구와 개그팀을 만들었고, 대회에서 만담을 펼쳤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그 만담은 그대로 묻혔다. 그 뒤에 올라간 가미야라는 인물이 포함된 팀이 개그를 선보였는데 그곳에서 도쿠가나는 가미야와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게 된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의 코미디언으로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작품을 자주 읽는 독자이기에 그렇게까지 번역이나 문체가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두세 시간 정도면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금방 술술 읽혀져서 나름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개그 소재나 스타일이 한국과는 맞지 않기에 이 부분이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순하게 내용이 아닌 '이게 왜 재미있지?'라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보니 코미디언으로서의 소재가 아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열정들이 더욱 깊이 와닿았다. 그동안 매체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것처럼 '코미디언이 머리가 좋다. 창의력이 뛰어나다.' 등 이런 류의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코미디언으로서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재능도 분명히 있겠지만 새로운 소재를 위해 고민하고 또 대화하는 등 독자로서 처절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짠했다.

문화 차이가 조금 난해하기는 했지만 한 사람의 불꽃으로 와닿았던 것은 아마 에세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 읽고 확인해 보니 작가의 이력이 독특했는데 역시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어쩐지 이렇게 현실감 있게 와닿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 이유가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몰랐던 코미디언의 삶을 활자로나마 들여다 본 듯해서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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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 개정판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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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방비한 천진함에 대해 나는 분명하게 경외감을 품었다. / p.18

의식적인 것도 있지만 요즈음 들어 직업인의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이다. 번역가, 기자, 판사, 작가에 이르기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군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분명하게 많은 지점들을 깨닫고 또 느끼는 중이다. 곧 아나운서의 에세이와 그밖에 가수 등 또 새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예정인데 그 지점이 독자로서 책 읽는 낙이자 하나의 목표 아닌 목표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마타요시 나오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에세이로서 다른 직업군을 읽은 적이 많았는데 소설로는 또 오래간만인 듯하다. 이번에는 또 새로운 직업군 중 하나인 코미디언의 이야기어서 기대가 되었다. 코미디언의 이야기는 가까우면서도 먼 직업군이어서 흥미가 생겼다. 자주 듣는 라디오에서도 평일에 코미디언이 진행하고 게스트로 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개그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 좋아하는 예능인 중에서 코미디언 출신이 많다. 그래서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도쿠가나라는 인물이다. 무명 코미디언으로서 마음이 맞는 친구와 개그팀을 만들었고, 대회에서 만담을 펼쳤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그 만담은 그대로 묻혔다. 그 뒤에 올라간 가미야라는 인물이 포함된 팀이 개그를 선보였는데 그곳에서 도쿠가나는 가미야와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게 된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의 코미디언으로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작품을 자주 읽는 독자이기에 그렇게까지 번역이나 문체가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두세 시간 정도면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금방 술술 읽혀져서 나름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개그 소재나 스타일이 한국과는 맞지 않기에 이 부분이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순하게 내용이 아닌 '이게 왜 재미있지?'라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보니 코미디언으로서의 소재가 아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열정들이 더욱 깊이 와닿았다. 그동안 매체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것처럼 '코미디언이 머리가 좋다. 창의력이 뛰어나다.' 등 이런 류의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코미디언으로서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재능도 분명히 있겠지만 새로운 소재를 위해 고민하고 또 대화하는 등 독자로서 처절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짠했다.

문화 차이가 조금 난해하기는 했지만 한 사람의 불꽃으로 와닿았던 것은 아마 에세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 읽고 확인해 보니 작가의 이력이 독특했는데 역시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어쩐지 이렇게 현실감 있게 와닿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 이유가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몰랐던 코미디언의 삶을 활자로나마 들여다 본 듯해서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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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방비한 천진함에 대해 나는 분명하게 경외감을 품었다. / p.18

의식적인 것도 있지만 요즈음 들어 직업인의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이다. 번역가, 기자, 판사, 작가에 이르기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군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분명하게 많은 지점들을 깨닫고 또 느끼는 중이다. 곧 아나운서의 에세이와 그밖에 가수 등 또 새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예정인데 그 지점이 독자로서 책 읽는 낙이자 하나의 목표 아닌 목표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마타요시 나오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에세이로서 다른 직업군을 읽은 적이 많았는데 소설로는 또 오래간만인 듯하다. 이번에는 또 새로운 직업군 중 하나인 코미디언의 이야기어서 기대가 되었다. 코미디언의 이야기는 가까우면서도 먼 직업군이어서 흥미가 생겼다. 자주 듣는 라디오에서도 평일에 코미디언이 진행하고 게스트로 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개그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 좋아하는 예능인 중에서 코미디언 출신이 많다. 그래서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도쿠가나라는 인물이다. 무명 코미디언으로서 마음이 맞는 친구와 개그팀을 만들었고, 대회에서 만담을 펼쳤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그 만담은 그대로 묻혔다. 그 뒤에 올라간 가미야라는 인물이 포함된 팀이 개그를 선보였는데 그곳에서 도쿠가나는 가미야와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게 된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의 코미디언으로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작품을 자주 읽는 독자이기에 그렇게까지 번역이나 문체가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두세 시간 정도면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금방 술술 읽혀져서 나름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개그 소재나 스타일이 한국과는 맞지 않기에 이 부분이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순하게 내용이 아닌 '이게 왜 재미있지?'라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보니 코미디언으로서의 소재가 아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열정들이 더욱 깊이 와닿았다. 그동안 매체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것처럼 '코미디언이 머리가 좋다. 창의력이 뛰어나다.' 등 이런 류의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코미디언으로서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재능도 분명히 있겠지만 새로운 소재를 위해 고민하고 또 대화하는 등 독자로서 처절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짠했다.

문화 차이가 조금 난해하기는 했지만 한 사람의 불꽃으로 와닿았던 것은 아마 에세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 읽고 확인해 보니 작가의 이력이 독특했는데 역시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어쩐지 이렇게 현실감 있게 와닿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 이유가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몰랐던 코미디언의 삶을 활자로나마 들여다 본 듯해서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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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박서련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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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의 가장 정확한 요약이다. / p.9

이 책은 박서련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작가님의 작품들을 하나씩 읽게 되는 중이다. 앤솔로지 작품집을 고르면 작가님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 경우가 많았고, 장편소설 작품도 종종 고르게 되기도 한다. 그동안 읽은 작품 수로만 따지면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이 읽는 작가님 중 하나인데 이번 신작은 주제부터가 흥미로워서 고민의 여지도 없이 선택했다.

소설은 이경손이라는 인물이 사촌 미옥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미옥은 이경손보다 한 살 많았고, 조신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 이유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미옥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는 듯하다. 당시 예술을 하는 사람이자 영화 감독이었는데 그럭저럭 흥행한 연극도 있었지만 망한 작품들도 있었다. 주변의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 무대에 올렸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미옥이 다시 이경손의 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미옥이라는 이름이 아닌 앨리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말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던 앨리스는 이경손에게 경성의 가운데인 관훈동이라는 곳에 지금으로 말하면 커피샵, 그 당시의 이름으로 끽다점을 차리자는 동업을 제안한다. 끽다점 카카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경손의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던 작품이었다. 시대적 배경이 일제강점기여서 지금은 쓰이지 않는 단어들에서 오는 괴리감이 크게 와닿았다. 우선, 제목부터가 "끽다점"이라는 점에서 내용을 읽으면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읽다 보면 낯선 느낌을 많이 받았다. 거기에 이경손이라는 인물이 예술에 죽고 사는 인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문화도 지금과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이 느낌이 오히려 신선해서 만족스러웠다.

읽는 내내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으로 남았다. 독립 운동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상해로 넘어갔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앨리스의 모습이나 가치관은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사실 신여성이라고는 하지만 당시에 여성에 기대하는 모습들이 보수적이었을 텐데 앨리스는 저돌적이라는 느낌을 받아 더욱 와닿았다. 아마 하와이에서 서구 문물과 문화를 흡수했던 사람이기에 더욱 개방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잃은 이들의 아픔과 자유를 위한 투쟁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경손이 미옥에게 받은 인상은 부정적으로 보여졌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점점 읽어가면서 '마음을 부정하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끽다점을 차리는 것 역시도 탐탁치 않은 듯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앨리스에게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 지점 역시도 아련하게 와닿았다. 더 나아가 예술밖에 모르는 이경손의 고군분투, 그리고 예술혼은 지금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에게 많은 귀감이 되었다.

전에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했던 한 작품이 떠올랐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 인물의 모습에 참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작품 역시도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대를 살았던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 더 주체적으로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크게 남겼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경성을 무대로 한 하나의 드라마를 본듯한 착각을 주어서 그 지점 또한 너무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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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
닐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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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를 못 믿을 거다. / p.9

이 책은 닐 셔스터먼이라는 미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이었던 '수확자 시리즈'가 꽤 인상적이었다. 인간을 외부의 누군가로부터 생명이 정해진다는 내용.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는 측면에서 당시에 읽었을 때 꽤 새로웠던 기억이 있었다. 나름 인상적이었는데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이번 작품도 전작처럼 많은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애시'라는 이름의 남자 학생이다. 미식 축구 선수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애시의 아버지는 미식 축구 선수로 활동했지만 꽃을 피우지는 못했다. 부모님의 기대에 맞게 선수로 살아가다 뇌진탕을 겪게 된다. 초반에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의문이 들 정도로 끝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뇌진탕을 겪을 때마다 애시의 주변 환경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그럴 때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을 겪게 된다.

SF 작품을 종종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독자로서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전작으로 읽었던 '수확자 시리즈'가 1800 페이지가 넘는 대작이었던 터라 흥미로우면서도 버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랬기에 이번 닐 셔스터먼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 그랬다. 과연 내가 그 많고도 넓은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독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 단권으로 끝나는 장편소설이라는 점이 위안을 주었다. 문체나 번역도 이해하기 쉬웠다. 물론, 미주로 달리는 내용들이 초반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는 했으나, 이를 모른다고 해서 전반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운 점이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전작보다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꽤 괜찮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동안 읽었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적당한 선을 지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현실적인 소재에 큰 공감을 받았다. 이 소설에서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독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 등장한다. 애시가 새로운 환경으로 변해갈 때마다 다른 인종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동성애자가 되고, 성별이 바뀌기도 한다. 흔히 주도권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점점 소수자의 시대에 들어간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런데 이 지점을 무겁게 풀어내지 않았다. 적당한 풍자로 가벼움과 무거움 그 사이의 조절이 잘 되었다.

사실 성별이나 성소수자의 문제에 대해 비문학 도서들로 종종 겪었지만 인종의 문제는 이렇게까지 경험한 적이 없었던 듯하다. 심지어 주인공인 '애쉬'마저도 세계가 바뀌면서 주도권인 백인의 부자, 그리고 남성으로서 등장하는데 성별이 바뀌기 전까지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후반부를 읽으면서 이에 대한 해소가 되었다. 지극히 사적으로 전작보다는 이번 작품이 더욱 공감되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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