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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라이브러리
케이시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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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여정은 하나의 길이 아니라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이 혼재된 등고선 형태가 아닐까. / p.248
늘 마음으로 생각하다가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역의 동네 서점을 들리는 것이다. 지역에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타 시도의 서점들은 아무렇지 않게 잘 다니면서 왜 거주하고 있는 서점은 안 가게 될까. 버스로도 한 시간 내외에 있는 곳들이 많음에도 말이다. 오늘도 혼자 있기에 시간을 내서 갈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 있는 책부터 잘 읽어야겠다는 다짐이 이를 눌렀다. 올해 목표가 될 듯하다.
이 책은 케이시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던 베스트 셀러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한때 인생 책으로 뽑았다. 물론, 지금도 인상 깊게 남은 책이기도 하다. 서점과 힐링이 붙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서점은 방앗간이 되고, 힐링은 책으로부터 찾는 것이 아닐까. 지극히 사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그런 의미이다. 그래서 선택하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혈혈단신 혼자가 된 인물이다. 아버지는 도박 중독에 빠졌고, 죽음을 맞이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 주인공을 떠났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동네에 있는 '메이드 인 라이브러리'라는 서점을 자주 방문한다. 예전부터 책에서 많은 위안을 받던 주인공은 서점에서 더욱 큰 위안을 삼게 된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어머니를 찾는 과정, 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술술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판타지가 섞인 소설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생각보다 현실적이어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거기에 좋아하는 공간적인 배경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크게 괴리감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350 페이지 정도의 작품이었는데 이틀에 나누어 한 세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이야기 자체에는 몰입할 수 있었지만 주인공의 감정에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불우한 가정사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혼자 된 세상이 버겁기도 하겠지만 편의점 동료인 발톱, 히키코모리 이웃, 서점 직원인 호두 등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인복이 좋다고 보여졌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부모님께 너무 갇힌 것이 아닌가 싶었다. 중후반부에 이르러 주인공이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하나씩 해내가는 모습이 독자로서 뿌듯했다.
언급했던 작품의 청춘 버전의 감상평을 남기게 된 작품이 될 듯하다. 더욱 풋풋함이 살아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욱 많은 공감이 되지 않았을까. 앞길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주인공과 비슷한 감정이 들었을 텐데 나이를 더 먹은 한 사람으로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모처럼 이야기의 인물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