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이루어주는 섬
유영광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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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때 자리를 비웠던 행복의 여신이 돌아오게 된다. / p.11

행복이라는 주제에 대해 최근 몇 년 정도 깊게 고민하는 중이다. 그전에는 행복 자체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 순간순간 주어진 시간에 나름의 기준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 행복한 경험을 많이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전에 몇 번 언급했지만 가까운 지인에게 행복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고민을 말해 상대 지인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이 책은 유영광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이었던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이라는 작품을 인터넷 서점과 SNS에서 많이 보다 보니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실제로 구매했다고 착각까지 할 정도로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신작 소식을 접했다. 사실 판타지 장르의 작품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전작도 읽을 생각으로 선택했다.

소설의 시작은 폴이라는 인물로부터 시작된다. 폴은 초췌해 보이는 노인 할과 이야기를 나눈다. 할은 누가 봐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전해 주는데 다른 동네 주민들은 그를 안 좋게 생각하지만 폴은 주의 깊게 듣는다. 심지어 폴의 아버지마저도 할과 거리를 둘 것을 권유한다. 폴은 시각장애인이어서 앞을 보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할과 친하게 지내는 프랫이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하늘에서 온 천사인 프랫 역시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프랫은 행복의 섬에서 폴의 눈을 뜨게 만들 것이며, 행복의 신을 찾겠다고 한다. 폴과 할, 프랫, 그리고 검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던 제이콥과 함께 행복의 섬을 가기로 한다. 행복의 섬을 가기까지의 우여곡절 여행기가 주된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명작 <연금술사>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명작을 아직 읽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스토리 전체에 집중해서 읽었는데 어린이 소설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판타지의 특성상 상상하기 어려운 세계관을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몰입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동화에 가까운 설정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고받는 삶의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검사로서 많은 상처를 받고 절망하는 제이콥에게 포기와 도전 사이에서 선택은 본인의 몫이라는 내용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그밖에도 다른 이들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 보일 수 있는 등장인물들이었을 텐데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이 미안해질정도로 주도적으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는 장면을 읽으면서 부끄러움이 들었다.

읽는 내내 조카와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물론, 조카들은 아직 어려서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듯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사람으로서 어린 친구들에게 똑같은 생각의 과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일부 독자들에게는 유치한 설정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스토리보다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행복과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야기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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