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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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이라 유독 돋보이는 검은 점. / p.7

이 책은 허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이 발음하기 어려워서 더욱 임팩트가 남았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다. 내용은 애초에 찾지 않고 그저 '오이먀콘'이 무엇을 의미한지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거기에 마치 추운 겨울에서 살아가는 늑대나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종들의 그림도 관심이 갔다. 거기에 콘텐츠대상 수상작들이 나름 흥미를 주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소설은 한 명의 박사가 죽음을 당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호모 오비루나라는 인종에 대한 정보가 등장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독일로 입양이 된 엠마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를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암살자라고 불리는데 이들을 피해 목표를 이루어야 하는 듯하다.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결국 자신을 돕는 어느 할아버지가 등장했고 그와 같이 시베리아의 오이먀콘으로 가는 이야기, 그리고 오이먀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껴진 작품이었다. 기상학뿐만 아니라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던 과학 용어들도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이해하는 일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아무래도 과학적 소재를 다룬 sf 소설이다 보니 낯설게 느껴졌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소재나 표현적인 측면에서 어려웠지만 그래도 스토리의 매력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 세 시간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초반에는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과 한 사람의 희생도 용납할 수 없는 이들의 대립, 또는 오이먀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려는 이들과 이를 막으려는 이들의 이야기로 보였다. 그냥 권력자와 연구하는 이들의 구도. 어떻게 보면 인간 대 인간의 이야기처럼 읽혀졌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생각하는 전개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그렇게 흘러갔더라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인간의 욕망이 눈에 들어왔다. 완전 무구한 피해를 받는 사람은 오이먀콘에서 희생당할 이들이 아닌, 거기에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아닌, 연구자들은 더더욱 아니었다. 오히려 어떤 것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인간에 의해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은 지구, 그리고 인간을 노렸던 늑대들이었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인간에 의해 희생을 받는 그들이 눈에 보였던 것이다.

그동안 환경에 대한 책들을 읽었지만 이 작품이 유독 강하게 다가왔다. 시베리아에서 오이먀콘 프로젝트라는 게 있을 리가 없고, 엠마처럼 쫓기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지구에서 벌어지는 환경적 변화만큼은 진실이라는 그 문장이 너무나 강렬하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참으로 어려웠지만 그게 단순하게 단어의 이해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이기에 느꼈던 무거움이 아니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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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시호도 문구점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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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우유부단한 사람이다. / p.18

평소 필기구에 그렇게까지 큰 관심이 없다. 교육에서 받았던 홍보용 볼펜으로 다 떨어질 때까지 사용할 정도로 도구를 가리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마음에 드는 볼펜이 생겨서 눈에 보이거나 손에 닿는 곳에 무조건 배치하는 중이다. 볼펜치고는 가격대가 조금 나가는 편인데 그래도 대략 대여섯 자루 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하나가 사라졌는데 마음이 쓰린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책은 우에다 겐지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인 힐링 소재여서 더욱 돌아볼 것도 없이 선택한 책이다. 도서관, 서점, 음식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치유가 마음에 와닿았는데 문구점 소재는 또 처음이어서 관심이 갔다. 특히, 학창시절에 비해 요즈음 시대에 문구점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보니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소설은 긴자 시호도 문구점이라는 공간적인 배경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는 할머니께 편지를 보내는 신입 사원, 두 번째는 어머니처럼 자신을 챙겨 주었던 사장님께 전하지 못할 말을 전달해야 하는 직원, 세상을 떠난 전 배우자의 장례식에서 자신의 마음을 전해야 되는 남편, 꽤 오랜 시간동안 짝사랑했던 이성에게 고백하고 싶은 학생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문구점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공간과 문구점의 주인 겐, 주변 인물들만 이어질 뿐 스토리는 옴니버스의 형태로 흘러가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바로 완독하고 싶었지만 쉴 때마다 틈틈히 읽다 보니 이틀 정도에 완독이 가능했다. 아마 쭉 이어서 읽는다면 두 시간에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양이었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쭉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등장하는 신입 사원의 이야기가 가장 큰 공감이 되었다. 신입 연수를 받고 첫 월급을 탄 주인공은 회사 동료의 소개로 긴자 시호도 문구점을 방문한다. 할머니께 전할 편지지를 구매하기 위함이었다. 겐은 이미 동료로부터 주인공의 방문 소식을 들은 상태이고, 반갑게 그리고 친절하게 맞이한다. 과거 할머니로부터 몽블랑 만년필을 받았던 기억을 겐과 주고받던 신입 사원은 우연히 쪽지를 하나 발견하게 된다.

몇 년 전의 신입일 때의 생각이 떠올랐던 내용이었다. 당시에 첫 월급을 받아 할머니께 내복을 선물해드린 기억이 있는데 편지를 썼던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 워낙에 무뚝뚝한 편이어서 마음을 표현하기 부끄러워했고, 지금까지도 말이나 글로 할머니께 감사함을 전달한 적이 없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세상을 떠나셨는데 이 스토리를 읽으면서 어렸을 때 할머니와 함께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밖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공감과 힐링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문구점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끌리기는 했지만 필기구가 사람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야기 자체가 해답이 되었다. 잊고 있었던 소중한 이들과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그리움을 전해 준 소설이어서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힐링 소설의 매력을 다시 경험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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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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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상을 싹 틔운 충적층의 수많은 먼지 알갱이들을 만들어낸 것은 군중의 정신 아니겠는가? / p.17

이 책은 귀스타브 르 봉이라는 프랑스 학자의 인문학 서적이다. 예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철학 도서를 조금 읽는 편이라고 자부했지만 결론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만 떨어진 채로 덮었다. 같은 출판사의 새로운 시리즈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얇게 느껴져서 다시 도전해 읽은 책이다.

이번 주제는 <군중심리>이다. 역사적으로 인간들이 모이면 왜 바보가 되는지 또는 의견에 휩쓸리게 되는지를 묻고 있는 책이다. 군중들의 심리를 조종하는 다양한 요인들과 이들의 신념을 만드는 지도자의 요건,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군중들의 특징과 분류, 더 나아가 현대 사회에서의 군중심리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등 주제처럼 군중심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게 쉬울 것이라고 예상한 건 아니었지만 훨씬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다. 아무래도 서양의 철학과 역사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많이 낯설게 다가왔다. 기본적으로 나폴레옹이나 아이히만 등의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구체적인 일화들은 모르고 있기에 군중심리라는 낯선 주제와 연관이 되어 등장하는 내용들이 더디게 읽혀졌다. 하루를 꼬박 써서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군중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가장 흥미롭게 다가왔다. 피부에 와닿는 것은 오히려 벽을 두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고 많이 유입이 된다는 이유를 근거로 들어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에 수긍할 수 있었다. 나름 군중심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신기했고 또 재미있었다.

또한, 군중들은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지도자는 군중들의 심리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거나 권력을 잡는 등의 내용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움보다는 새삼스럽게 다시 자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경제학이나 사회학에서 군중심리를 활용한 이야기들은 조금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했냐고 묻는다면 이 역시 반신반의라고 대답할 수 있을 듯하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던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이해하기에는 기본적인 상식의 한계를 느꼈던 책이었다. 심리나 사회의 기본 바탕을 어느 정도 세우고 난 이후에 다시 재독한다면 확실히 더 많은 와닿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는 책이어서 그것조차도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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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달달북다 4
이희주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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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기억하는 처음은 언제예요? / p.12

이 책은 이희주 작가님의 단편소설이다. 작가님의 작품은 많이 들었다. 심지어 구매한 책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기억은 없다. 언젠가 읽어야겠다는 러프한 계획만 세웠을 뿐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탓이다. 그러다 알게 된 신간이 바로 이 시리즈이다. 몇 번 리뷰에 적은 것처럼 읽기 좋았던 시리즈여서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특히 입이 마르게 언급한 김화진 작가님의 단편은 아직도 주변에 많은 추천을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거 하나 믿고 선택했다.

소설은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 뒤에 시작된다. 도쿄에서 고령의 운전자가 아이와 어른을 치어서 사망하게 한 사건이었다. 주인공 나루세는 죽음을 부르는데 그곳에서 인간의 욕망을 먹는 한 영혼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영혼은 나루세에게 자신을 천사라고 부를 것을 요구했고, 둘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나루세가 누나에게 천사를 소개하고, 그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전하는 작품이다.

채 1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작품이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삼십 분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는데 퀴어 소재의 작품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인간과 영혼의 사랑이라는 내용이어서 신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의 새로움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소재 자체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독자라면 아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분명히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퀴어 소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성인 누나에게 남성인 동생이 이야기를 전한다는 게 생각하기에는 의문점이 들었기 때문이다.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남성의 영혼을 가진 이와 나루세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을 인지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오해는 풀렸다. 계속 읽다 보니 이 지점이 오히려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사랑의 감정을 나누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깊은 관계처럼 드러나지는 않는 듯하다. 오히려 중후반부에서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서 나루세가 조금 거리를 두는 것 같았다. 퀴어의 느낌만 주는 작품처럼 읽혀져서 약간 사랑이라는 관계 안에서는 순한맛처럼 느껴졌다. 반면, 누나의 정체가 그려지는 중후반부에서는 얼얼한 약간 매운맛의 감정을 경험했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을 뒤흔들 정도의 센 이야기는 아니다.

퀴어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심심하게, 다른 부분으로 눈을 돌린다면 흥미롭게 읽을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퀴어 소재가 예전에 비해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루세가 영혼을 먹는 이와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렇게 인물이 성장할 수도 있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연애 소설이어서 아마 작가님의 다음 작품들도 하나씩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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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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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라는 작품을 너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판타지가 가미된 미스터리 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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