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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평점 :
결국 지킬 수 없는 약속이기에 사라져가는 것일까. / p.12
이 책은 이동원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을 재미있게 읽어 선택한 책이다. 전직 경찰이었던 목사와 신학 대학을 다녔던 현직 경찰의 사건 공조 스토리를 담았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내용이 기억하지는 않지만 나름 신선한 등장 인물들의 세팅과 이야기가 아직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거기에 올 가을에 읽었던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는데 그것 또한 취향에 맞았다. 그래서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명운이라는 인물이다. 초반에는 작가로서 탄탄한 길을 갈 것 같았지만 결국은 무명 작가로 남았다. 웹소설로 틀 생각이었지만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명운에게는 오래 사귄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현실을 직시해 포기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명운은 일 년만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술을 마시고 가던 어느 날에 마동석 닮은 어떤 이와 초면에 술을 마신다. 그리고 이상한 헛소리를 한다. 다른 인생의 길을 보여 준다는 제안이었다. 명운은 이를 활용해 미래의 자신의 모습들을 목격한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전작 역시도 완독했던 책이었기에 문체나 내용들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힘들 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지점까지의 허구의 이야기여서 크게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일종의 힐링 소설이라고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쉽게 완독할 수 있었다. 전자책 OTT와 종이책을 활용해 번갈아가면서 읽었는데 두 시간에 완독했다.
초반에는 너무 답답했다. 주인공이 결혼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이 되는데 읽는 내내 '와, 진짜 입에 발린 말을 못하는 스타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빈말을 못하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평생을 약속하냐는 주례의 물음에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혼은 언젠가 어떤 의미로든 끝을 보이게 될 텐데 그것을 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렇다 보니 주인공의 감정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어차피 사람이기에 죽을 텐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살 필요가 있나 싶었다. 누구보다 삶에 미련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수시로 시계를 돌리면서 미래를 보고자 했을 것이다. 또한,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마동석이라는 별명을 가진 자를 찾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겠지. 인간의 이중적인 면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술술 읽혀졌지만 힐링이라기보다는 답답함을 안겨 주었던 작품이었다. 그나마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면 전작을 읽은 독자로서의 보너스 같은 느낌들이 군데군데 존재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 흐릿해진 전작에 대한 연결고리가 참 재미있었다. 아마 읽었던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반가움을 전해 주지 않을까. 스토리 자체는 매력적이었지만 찬란한 선택이 맞는지 의문을 주었던 이야기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