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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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일부일처제가 있다면 고양이에겐 일묘일집사란 제도가 있다. / p.7

한 번 정도 이미 언급한 덕이 있지만 예전에는 강아지를 좋아했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고양이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지인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를 밤새 안고 있기도 한다. 얼마 전, 동생과 함께 동물 프로그램을 보던 중 고양이에 대한 예찬을 했던 적이 있다. 동생 역시도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편이었음에도 비슷하게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양이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 책은 추정경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예전에 <열다섯에 곰이라니>라는 작품을 얼추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읽었던것이 아니고 관련 내용의 글을 보았던 것이다.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게 나름 임팩트 있게 남은 듯했다. 접하지 않았던 작가님이지만 성함이 참 낯이 익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래서 이번 신작을 선택했다. 특히, 요즈음 고양이의 매력을 알아가는 사람으로서 궁금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고덕이라는 인물이다. 형사이면서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고양이들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덕의 어머니께서는 길거리의 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이었는데 흉측한 모습으로 살해된 것을 발견한다. 그러면서 고덕에게 자신을 찾아 달라는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 품에서 죽어가던 그 고양이였던 것이다. 고덕과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생각보다 어려우면서도 쉽게 읽혀진 책이다. 그렇게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면 그 세계관은 온전히 이해해겠지만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 편이어서 상상하는 게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어렵다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상상력의 한계처럼 보이는 것 같다. 300 페이지가 안 되는 두께인데 두 시간 정도에 완독이 가능했었던 것 같다. 이틀에 한 시간씩 나누어 읽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만든 부분이 흥미로웠다. 인간에 한정되지 않고 고양이라는 동물로 뻗쳐가는 이야기들이 꽤 흥미로웠다. 흔히 자주 볼 수 있는 길 고양이들의 삶을 내다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을 챙기는 캣맘들에 대한 안전 의식 문제와 동물 복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점을 생각하게 했다. 유기묘에 대한 인식 자체는 가지고 있었지만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피부에 와닿았다.

어떻게 보면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 자체가 판타지의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는 모르겠다. 아마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 지점도 흥미로웠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작은 동물도 생각하는 등장 인물들의 세심함과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크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소소하면서도 마음을 움직였던 이야기들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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