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 - 증명하려 애쓰는 삶에서, 나를 믿는 삶으로
케이티 모턴 지음, 정지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질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평온이 찾아온다. / p.16
독서가 미친 영향 중 가장 크게 체감하게 되는 것은 스스로를 내려놓게 된 마인드다. 과거 어렸을 때부터 불안도가 높은 아이로 성장했다. 추측하건대, 완벽주의적인 성향에서 비롯된 불안이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좀처럼 긴장과 불안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책을 가까이 자주 접하게 된 이후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파도가 치던 마음은 평온을 되찾아 잔잔한 물결만 이룬다.
이 책은 케이티 모턴 작가의 심리학 도서다.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 유년 시절에 완벽주의로 힘들게 보낸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선택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본성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또 파도가 다시 휩쓸지 모르는 일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현재 상태를 조금 더 다스리자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도움이 되는 부분은 받아들이면 미리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책 목차는 총 열한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스스로를 통제하게 된 배경을 다루고, 2장부터는 통제하면서 드러나는 심리가 등장한다. 완벽주의, 타인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자신을 작게 생각하는 것, 과하게 공감하는 것, 감정을 피하는 것, 분노와 회피의 부정적인 감정을 분출하는 것, 날카로운 가시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 배제되지 않기 위해 실행하는 적응과 소외, 우울과 정체에 대한 감정, 자포자기의 내려놓는 것에 대한 방안을 제시한다.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전공 학부 시절에 심리학을 배웠기 때문에 프로이트의 방어 기제 등의 이론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심리학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특히,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일상에서 실행할 수 있는 팁이 있다. 그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400 페이지가 안 되는 책이었는데 완독까지 세 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다.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사과하는 버릇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습관적으로 사과하고, 지인들로부터 그만 사과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생각해 보니 이 버릇은 친절한 자신을 타인에게 증명하고 싶은 '자기 유기'의 한 형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곰곰이 나의 태도를 되짚으면서 읽었는데 습관처럼 사과하는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태도라는 점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감정은, 타인의 심리를 다루는 전문가도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안도감이었다. 사람 사는 일이 다 똑같다는 그런 종류의 위안이었다. 그 위안과는 별개로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지금까지 쌓여 있던 완벽주의나 통제 성향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것 같다는 기대는 없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조금이나마 이겨낼 수 있는 한 걸음의 계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