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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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무엇이고, 연애라는 것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 옥죄게 만들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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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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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 이혼할래, 패트리샤? / p.12

이 책은 어설라 패럿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고전 작품이라는 소개가 관심이 생겨 선택한 책이다. 고전 하면 자연스럽게 민음사, 문학동네 등에서 등장하는 세계문학전집으로 흘렀다. 그런데 카테고리에 엮이지 않은 고전 작품이라니 당연히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거기에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어서 결혼적령기라고 불리는 나이대로서 이 또한 선택의 이유가 되었다.

소설이 주인공은 패트리샤라는 인물이다. 패트리샤는 피터와 행복한 결혼을 꿈꿨지만 서로의 외도로 이혼을 목전에 두고 있다. 피터는 이혼을 원했지만 패트리샤는 피터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다리며, 이를 유예하고자 했다. 시간은 흐르고 패트리샤는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면서 자유 연애를 즐겼다. 패트리샤의 시점에서 십 년에서 십오 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술술 읽혀졌다. 사실 연애나 결혼이 주제가 되는 이야기들을 소설로 즐겼지만 영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다. '나는 솔로', '이혼숙려캠프' 등의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게 주제로서 드러나는 소설이어서 호기심과 부담감이 딱 절반이었다. 선택의 이유라고 언급했지만 그만큼 진부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도 든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무색하게도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있었다. 완독까지 세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개방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피터가 외도를 한 이후 패트리샤 역시도 피터의 친구와 정분이 난다. 그것을 심지어 피터에게 사실을 고백한다.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갖는다거나 스킨십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피터와 이혼하기를 거부하는데 이게 무슨 심리인지 궁금했다. 그 시절의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자유분방 그 자체여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불어, 자유 연애를 추구하지만 여성을 향한 시대적인 차별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부장이라는 게 어울리는지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피터만 보더라도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인물이었다. 나는 다른 여자들과 쉽게 잘 수 있지만 여성은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류의 말을 건네는데 무덤에서 성춘향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싶었다. 이 부분은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인상적이었다.

결혼에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서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결혼은 한 사람과 법적인 연결 고리가 생긴다고 보는 입장인데 타인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본능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그게 행동이나 말로서 전달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이런저런 의문이 든다. 대체 결혼은 무엇이고, 연애는 또 무엇일까. 지금까지도 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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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
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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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의 중반에는 주로 장애물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 p.12

이 책은 니이나 사토시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국 소설을 제외하면 일본 소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처음 듣는 작가의 작품이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요즈음 재미를 추구하는 장르 소설을 읽는 편이어서 더욱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호러는 다른 장르에 비하면 손이 덜 가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특히, 출판사에 대한 믿음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쓰히라는 인물이다. 나쓰히에게는 아오바라는 이름을 가진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다. 동네에 이사 온 아키토와 가까워지는데 아키토의 실수로 아오바의 얼굴에는 잊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 그러다 아오바가 사라지게 되었고, 아키토는 이사를 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나쓰히는 국문학도가 되었는데 자신의 지도 교수가 갑자기 실종되는 일이 벌어진다. 친구와 함께 지도 교수의 실종, 아오바와 아키토의 이야기가 맞물려 전개된다.

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소설의 소재 자체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한국의 고전 문학이 주제가 되는데 제목인 아사토호부터 시작해 일본 고전 문학의 단어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아래에 주석으로 내용을 설명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전혀 모르는 주제이다 보니 이를 어느 정도 인지한 이후에 스토리를 머릿속으로 그려야만 했다. 340 페이지의 작품이었는데 대략 네 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설정이 인상 깊게 남았다. 나쓰히는 어린 시절에 아오바가 실종된 것을 부모님께 전달했는데 반응이 이상했다. 아니, 아오바를 모른다고 하셨다. 아오바의 존재 자체를 나쓰히와 친구인 아키토만 알고 있었다. 남들은 모르는 존재에 대한 생각들이 흥미로웠다. 거기에 지도 교수의 실종과 더불어 비슷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기분은 어떤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게 또 궁금했다.

또한, 아사토호라는 단어도 재미있었다. 아사토호는 우리로 말하면 고전 문학의 이름 중 하나다. 그게 중심이 되어 문학을 연구하는 이들, 그리고 기이한 사건을 쫓게 되는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내용인지 의문이 들어 인공지능의 도움을 빌려 이를 확인하고 싶었다. 가상에서 지어진 문학이라는 결론이 나왔는데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져서 착각이 될 정도이다.

호러 장르의 문학인데 그것보다는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처럼 보였다. 심지어, 후반부에 이르러 나쓰히와 아키토 역시도 부모님처럼 자신들을 제대로 인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읽는 내내 혼란스러움을 안겨 주었던 작품이었다. 그 지점이 기분이 묘했다. 재미만 쫓아서 읽기에는 여러 모로 어지러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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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있는가요 - 정아은 추모소설집 marmmo fiction
장강명 외 지음 / 마름모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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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은 작가를 추모하는 소설집을 내면 어떨까요. / p.7

예전에 어머니와 반주를 즐기다 문득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외조부모님의 기억이 사라진 것이 너무나 마음 아프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무렵,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송은이 님과 김숙 님의 부모님에 대한 대화가 담긴 영상을 보았다. 세상을 떠나신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는 내용이었다. 왜 두 이야기가 겹쳐서 떠올랐을까. 아직은 어머니보다는 두 분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된다.

이 책은 김하율 작가님, 김현진작가님, 소향 작가님, 장강명 작가님, 정명섭 작가님, 조영주 작가님, 주원규 작가님, 차무진 작가님, 최유안 작가님께서 참여하신 정아은 작가님의 추모 소설집이다. 올해 출판사에서 발간된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라는 작품을 읽었는데 정아은 작가님에 대한 내용이 잠깐 실린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신작 소식을 접하자마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그러다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이 되었지만 개인 정보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출판사 SNS 계정으로 이 사실을 알렸는데 마침 어머니와의 서울 일정에 오르고 있던 중이어서 잠실 교보문고에서 바로 구매하게 된 책이다. 읽고 싶었던 작품집이었기 때문에 사비로 구매하는 게 개의치 않았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에 아버지께서 계신 그곳 정자에 앉아 읽었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한 사람을 떠올리는데 다양한 주제가 드러난다는 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읽기 전에도 집필하신 작가님과 정아은 작가님의 추억이 다 다를 테니 당연히 모든 게 다르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작가의 말을 읽기 전까지는 다소 의외라고 느껴질 수 있는 주제도 있었다. 물론, 정아은 작가님의 작품을 지금까지 읽은 적이 없던 독자이기 때문에 들었던 생각이었다. 완독까지 두 시간 내외면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차무진 작가님의 <그 봄의 주문>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소설의 화자 차무진은 동료 작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눈길이 가는 두 아이를 만난다. 시선을 그 아이들에게서 거두지 못했는데 명찰을 보고 차무진은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장례식장을 나가는 그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란다. 그 아이들과 만난 사람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소설집에서 가장 첫 번째로 실린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도 흥미로웠지만 가장 피부로 와닿았던 소설이었다. 차무진 작가님 중 정아은 작가님께서 가장 애정하던 소설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흥미로웠다. 심지어 그 작품집을 몇 년 전에 이미 읽었음에도 기억이 흐려져 낯설게 다가왔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로 추모할 수 있었을까. 어느 측면에서는 슬프기도 했는데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감탄하게 되었다.

추모의 방법은 다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일면식도 없는 한 독자가 이렇게 떠올릴 수 있다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회학 도서도 읽을 예정이다. 그렇게 무겁지 않은 작품들이었는데 이상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먹먹함이 꽤 오래 남았다. 이 세상에서는 이미 엔딩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억하는 자들이 있고, 추모가 이어지는 한 엔딩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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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정명섭 외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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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민무늬 군복에 총을 든 군인이었다. / p.14

12 월 초, 어머니의 개인 일정으로 함께 서울에 갔다. 조카들과 두 번, 지인과 한 번, 어머니와 한 번. 이렇게 올해 네 번째 서울을 가게 된 것이다. 삼십 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서울을 자주 다닌 적이 없었다. KTX 막차로 내려오는 길에서 어머니와 함께 나눈 이야기이자 곧 서울을 갈 때마다 느끼는 생각은 늘 같았다. 여행으로는 괜찮지만 살기에는 너무 정신없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서울에 올 때마다 응답하라 1994의 첫 화에 나오는 삼천포가 된다.

이 책은 정명섭 작가님, 최하나 작가님, 김아직 작가님, 콜린 마샬 작가님의 작품이 실린 앤솔로지 소설집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서울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야기들에는 서울의 어느 지명이 들어가 있고, 그곳이 곧 공간적 배경이 된다. 과거의 서울을 마주하는 이야기, 또는 현재나 미래를 관통한다. 서울을 바라보는 관찰자이자 그 중심 안에 들어간 중심인까지 인물도 4 인 4 색의 매력을 담고 있다.

술술 읽혀지면서도 어려웠다. 내용 자체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이해를 요구하는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역적인 특성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온 탓이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지명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 안에 드러나는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신기했다. 마치 서울을 처음 방문했던 외지인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완독까지 대략 두 시간 내외가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최하나 작가님의 <선량은 왜?>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선량이라는 인물이다. 선량은 이혼 후 연고지가 없는 연희동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재개발에 대한 소식을 택시기사로부터 접했지만 애써 못 들은 척 연희동에 자리를 잡는다. 다정하고도 정이 넘치는 이웃들과 마음에 드는 풍경들이 너무 좋아 이곳에서 오래오래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선량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가장 피부로 와닿아서 기억에 남았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하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새로운 아파트 안의 한 주택의 이야기였다. 재개발에 반대해서 결국에는 그 주위에 아파트가 세워지고 감옥처럼 갇히게 된 것이다. 그 내용이 머릿속에서 오버랩되면서 선량의 이야기가 마치 허구의 이야기처럼 보여지지 않았다. 개발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적어도 서울에서만큼은 과유불급이 아닐까.

요즈음 사람들 사이에서 '서울 공화국'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뉴스를 볼 때마다 그 지점이 너무나 공감되기도 했다. 물난리가 나도 서울에서 나면 특집으로 다뤄지는 반면, 지방에서는 아예 도시가 내려가는 정도가 아니면 지역 뉴스에서나 나오는 현실이다. 서울의 잘못은 아니지만 약간 미울 때도 있었는데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읽게 된 서울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듯해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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