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8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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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충혈된 의식의 탐욕스런 목소리로 소란스럽게 소음을 양산하는 세상에서 정말 차분히 이러한 외란들을 차단한 채 지금 내가 있는 세상의 진실은 어떤 모양새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지식 e』1권을 시작으로 이제 8권에 이른 이 시리즈의 이러한 시선은 주류적 삶의 소요에 매몰되어 망각되거나 혹은 저 심연에 묻혀 잠들어버린 고귀한 정신을 깨운다. 특히,‘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이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간결한 메시지들을 통해서 우리 보통사람들의 의지와 소망을 깨우고,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포기해선 안 된다. 세상은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라는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지적, 그 자체의 실천을 보여준다.

 

여전히 ‘언론 부분자유국’이며, 인권의 유린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상시적으로 자행되고, 사회적 부의 불균형은 세계 1위 그룹을 놓치지 않으며, 사회학자‘에밀 뒤르켕’이 정의내린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라는 명제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이 사회의 자살율은 OECD국가 1위의 명성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노인 빈곤율 OECD 1위를 명예라도 되는듯이 사회안전망부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복지이야기만 나오면 종북주의자니 빨갱이니를 떠드는 기득권력의 악랄성은 그칠 줄 모른다.

 

우리사회의 은폐되거나 슬그머니 사라지는 사실들, 혹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그네들의 처지들, 정작 자신들이 마주해야 할 현실이자 미래임에도 무관심과 배척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제들이 작은 대안들과 이 고통의 터널이란 세상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놓지 않고 지옥 아닌 길을 찾기위해 분투하고 묵묵히 실천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통하면서 바로 개인인 ‘ 나 자신’이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임을 직시하게 한다.

 

이 세상이 지옥이라고 지옥의 일부가 되는 사람들 속에서 지옥 아닌 길을 찾으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우리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세상을 바꿔요? 계란으로 바위치깁니다. 그냥 자신의 일에 열중하세요.’ , 더구나 ‘정치가 바뀌겠어요, 교육이 바뀌겠어요, 저들의 의식이 바뀌겠어요.’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불의와 모순, 왜곡과 부정과 불평등이 구조화된 세상을 외면한다면 절로 좋은 세상이 올까? 이렇게 지레 포기만 하려드는 사람들, 그리곤 불이익이나 불평등을 마주하면 불평하기 시작한다. 이기심이 도달 할 수 있는 자기 욕망의 가능성에 대한 환상 때문이다. 자기만은 저 높은 고지에 올라 권력과 부위에 군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책은 이제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없지만 희망의 세상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사회학자 에릭 홉스봄의 이야기로부터 대중의 진의를 감시하고 훈육하려드는 야비한 권력의 전체주의적 욕망을 해부하고, 자신의 정치적 욕망의 수단으로 전락한 사면제도의 남용과 인권과 언론에 대한 권력의 교활한 법제화등의 수단을 드러내는가 하면, 시민 대중과는 어떠한 교감도 없이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으로 독재자의 기념탑을 세우고, ‘새천년 생명의 숲’이 시민을 무참하게 학살했던 쿠데타 주역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아부와 파렴치한 권력의 전형적 타락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적 관심에서 떠나있지만 희망의 세상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의 적시만을 상기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축구 명문 클럽인 ‘바르셀로나’를 통해 무한 경쟁체제인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협동조합을 설명하기도 하고, 23년간의 총리직을 사임했을 때 자신을 위한 아무런 소유물도 없었다는 국가 지도자의 이상적 모델의 실존을 발견하기도 한다. “국가, 국민을 위한 좋은 집, 이 집에서 누구도 특권의식을 누리지 않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는 ‘타게 에를란데르’스웨덴 총리의 실천은 너무도 부러워서 괜스레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우리도 이러한 지도자를 탄생시킬 만큼 시민 의식이 성숙해야 할 텐데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들의 아픈 곳을 찌르기도 한다. 옛 만주지역이었던 지금은 연변이라 불리는 곳은 20세기 전후 살기위해 쫓기듯 제 나라를 떠나 일구었던 황무지이다. 이들의 후손을 오늘 우리는 ‘조선족’이란 부른다. 다분히 인종적 폄하가 담긴 언어. 너와 나의 다름을 구분짓는 언어로. 그러가하면 ‘데니스 P. 렛’이라는 미국의 인류학자 눈에 비친 한국사회는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 “한국의 아파트 경비원은 낮은 임금에 고용된 하인에 가깝다.” 이 한마디에 오늘 우리 한국인의 의식 모두가 담겨있다면 과언이 될까?

 

이렇게 왜곡된 우리들의 의식, 우리들이 잊고 지내거나 은폐한 과오들을 우린 바꿀 수 있다. 정작 배제시켜야 했던 민족배반자는 득세하고 안아야 할 것은 소외시키고 내치는 사회가 아닌 정의가 바로선 당위의 사회를. 한 사람의 작은 정의의 실행이, 이러한 사람들이 협력하고 연대하면 그 무엇인들 바꾸지 못하겠는가? 우리 모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힘인 것을. 이 책 『지식 e』의 판매부수가 100만권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적어도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고, 또한 방송으로 접했던 사람들까지 더하면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에 대한 시민적 합의와 의식의 성숙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아 희망의 세계에 대한 낙관을 기대하게도 된다.

 

P.S.

'지식채널 e'는 2005년 9월부터 '1초'와 '베이비 사인'을 주제로 EBS에서 방송되기 시작한 5분짜리 동영상 프로그램이다. 알파벳 'e'를 키워드로 사회, 인간, 교육, 문학, 과학 등 각 분야의 지식을 강렬한 영상과 음악, 간결한 메시지만을 통해 세상에 대한 이해와 진실을 감동적으로 체화토록 하여준다. 책으로 간행되어 100만부를 돌파한 이 프로그램은 “2013,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이라는 주제하에 시청자 및 독자를 대상으로 UCC 동영상 공모전진행하고 있다. 이 시대의 올바른 가치와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는 귀중한 계기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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