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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ㅣ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평점 :
17세기 프랑스 출생의 파스칼은 철학뿐만 아니라 수학, 물리학, 발명 등 다방면에 많은 업적을 남긴 위인이었다. 학창 시절에 그가 저술한 '생각'이라는 뜻의 '팡세'는 그가 남긴 유명한 철학서이다.
이는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깊이 탐구함에 따른 제목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파스칼의 인생 공부>는 팡세의 원문에서 저자의 기준으로 4개의 대주제를 선정하여 해설을 덧붙인 책이 되겠다.
인생의 무게로 힘든 요즘 파스칼은 삶에 어떤 부분에 의미를 두었을까?
인간은 존재의 의미와 목적을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우주의 광대함과 영원한 침묵 속에서 우리 존재와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질문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찾는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이러한 불안과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서 파스칼은 '생각하기'를 강조합니다. 파스칼은 "철학은 생 그 자체의 자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존재와 삶에 관한 사유, 명상, 철학적 성찰 등은 광활한 우주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내면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해서는 불안을 직면하고, 내면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던 학창 시절에는 큰 고민과 어려움은 다행히 없었기에, 인생은 기쁨과 즐거움은 적지 않게 존재하겠거니 생각했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가정을 꾸리며, 나이가 들어가니 인생이 녹록지 않음을 절감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트레스와 고민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몰라서 오는데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하루 힘들게 일을 하며 삶을 영위하기 위해 경제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세월은 훌쩍 흘러 있고, 내가 지금껏 무엇을 위해 살았나 회의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목적 탐구와 같은 거창한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이조차도 쉽지 않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 같은 삶은 일과가 끝나는 저녁이 되면 휴식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고 이를 극복하며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체력은 기본이고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언가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생각하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부분을 파스칼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 노인이 손자에게 마음속에 있는 '두 마리 늑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두 마리 늑대가 싸우고 있단다. 하나는 나쁜 늑대로 분노, 질투, 탐욕, 거짓말로 가득 차 있지. 다른 하나는 좋은 늑대로 기쁨, 평화, 사랑, 진실로 가득 차 있단다." 손자가 물었습니다. "둘이 싸우면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네가 먹이를 많이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
모든 만물은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선한 감정도 있고, 악한 감정도 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결심, 노력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이를 억제하는 게으름, 미룸, 쉬고 싶음 등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 또한 존재한다.
이 싸움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방향성이 결정된다. 단기간이나 적은 횟수면 상관은 없겠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지속적으로 승리한다면 우리의 삶 또한 그렇게 흐를 가능성이 농후해질 것이다.
누가 이 싸움에서 이기느냐의 결과는 책에 나오는 우화에서 참으로 명쾌한 답을 준 것 같다. 우리가 더 관심이 가고 끌리는 것(먹이를 많이 주는)이 이긴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어 보면 우리의 삶은 단순히 운명으로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선택 속에서 자신이 결정한 방향에 따라 결정 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먹이를 누구한테 더 많이 주느냐는 자신의 뜻과 의지인 것이다.
파스칼은 불확실성 그 자체에 대한 확신도 불확실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확신이 항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떠올리게 합니다. 즉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 단정 짓기 전에, 우리의 인식과 판단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불완전한지를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나름의 해결책을 찾는다고 해도 파스칼은 그것 또한 불확실할 수 있으므로 경계하라고 얘기하고 있다.
우리의 인식과 판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고 자각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그러면 이러한 과정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책 제목과 서두에 말한 것처럼 더 많은 생각과 탐구를 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