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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 5인 5색 연작 에세이 <책장위고양이> 2집 ㅣ 책장 위 고양이 2
김겨울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고양이는 무슨 이유로 존재하는 것일까. 어쩌다 고양이로 태어나서 고양이로 살아가다가 고양이로 죽는 것일까. 당장으로선 알 도리가 없다.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고양이가 고양이로 태어나 살고 죽는 데에 명백한 이유가 있다면, 우리의 삶에도 틀림없이 똑같은 핑계가 존재할 것이다. (p.32)
모든 사랑의 역사엔 밥이 있다. 밥을 짓는 누군가의 설익은 마음이 있고 그걸 숨죽여 지켜보는 시간들이 있다. 내가 목격한 사랑은 모두 그랬다. 그렇게 누군가의 이별을 목격하고 나면 다음 날 집 근처 식당을 일부러 찾아갔다. 혼자 주문을 할 때면 주위를 오래도록 두리번거리는 내 버릇과 우연이라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지 하는 철없는 마음을 이겨내며, 이제는 멈췄을 친구의 사랑을 위해 더운 밥을 한가득 밀어 넣고 싶었다. (p.68)
다들 그런 식으로 무언가가 된다. 하고, 또 하고, 또 해서 안 되고, 안 되고, 안 되고, 가끔 조금 된다. 가끔 조금 된다는 게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점이지만 그래도 대개 그런 것 같다. 지금 이 자리에서 글을 쓰고 있는 사람 모두 아마 그런 식으로 가끔 조금 무언가가 된 사람. (p.118)
책장 위 고양이 시즌1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에 이어 책장 위 고양이 시즌2에 연재된 이야기를 엮은 두 번째 이야기,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이번에는 유튜버 채널 <겨울서점>의 주인장 김겨울과 <생각의 여름>이라는 제목 아래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음악가 박종현, 중학생 때부터 글을 써온 글쟁이 이묵돌, 컨펌, 피드백, 업데이트 등 하루의 대부분을 건조한 단어들과 지내는 보통의 직장인 제리,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의 예은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한 핫벨트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나의 주제, 다섯 작가의 시선. 언젠가 고양이, 삼각김밥, 북극, 망한 원고, 후시딘, 눈, 지하철, 버리고 싶은, 게임 이렇게 매주 주어진 주제에 ‘언젠가’라는 부사를 더해 저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고 가며 언젠가 자신의 삶에 깊게 새겨졌던 어떤 기억들과 추억, 언젠가 마주하게 될 훗날의 시간을 자신만의 색깔로 담아낸 다섯 작가의 이야기들. 마치 색색깔의 보석을 주머니에 모아놓은 듯 함께 어우러져 저마다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다. 공통점이라고는 정말 1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주제들. 뻔할 것 같지만 뻔하지 않은,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태도와 따뜻한 말 한마디, 그들이 건네는 다정한 마음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