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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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가 반짝! 하고 빛난다.”

​마스다 미리는 어디에나 있다.

가볍게 펼쳤다가 마지막 장을 넘기면

그녀의 소소한 위로가 벌써 그리워지지만,

언제나 이런 나라도 사랑 받을 만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오늘의 인생.

 

 

 

 

 

 

 

 

친한 척하는 사람은

“거북합니다, 라기보다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라기보다는. 싫어~ 정말 싫어!”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하루의 마무리가 사람에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겨우 한 번 만나고서 그 사람을 알 리가 없다.’라고 생각해도 좋다고요.

‘겨우 한번 만났지만 너를 다 파악했다.’하는 자신의 감각을 너무 믿지 말자고요.

‘그럼 뭘 믿고 살아가야 하지??’ 물론 이런 생각 역시 지지하고 싶습니다. 라고 강하게 생각한 오늘의 인생.(p.46-47)

 

짧은 시간안에 그 사람의 전부를 파악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보통 누구나 그렇듯 첫만남의 인상으로 그 사람을 판단해 버린다.

물론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생각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누가누가 그랬다더라’ 혹은 ‘누가 그러는데 그렇대’ 라는 무수한 말들로 직접 겪어보지도 않고 주워담은 말들로 내 마음대로 그 사람을 판단해버리고, 그렇게 보니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이 보일리가 있나. 선입견이란게 그래서 참 무서운 것 같다. 물론 무작정 들이밀며 친한 척하는 사람은 나도 정말 싫다.

 

 

 

 

 

 

 

 

 

그녀의 꿈은 중학교 때 친구가 느릿느릿 사마귀를 먹는 모습을 보며 ‘사마귀는 먹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처음 보는 미술관을 발견해 지하로 내려갔다가 다시 계단을 올라와보니 전철 플랫폼이기도 하고, 료칸에서 돼지고기 사부사부를 먹고 있었는데 돼지고기 접시가 편지봉투이기도 하는 등 생뚱맞고 전혀 앞 뒤가 맞지 않아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른이나 아이나 너나할것 없이 모두가 꾸는 꿈들이 대체적으로 이처럼 도무지가 종잡을 수 없기에 웃음이 난다.

어느 날 꿈에 평소 좋아하던 연예인이 등장해서는 나를 아낌없이 사랑해주어 너무 행복한 나머지 꿈인걸 알면서도 너무 떨려 심장이 쿵쾅쿵쾅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잠에서 깨어나서는 또 그 꿈을 꾸고싶어 말없이 이불속으로 푹 파고 들던 때가 있었다.

누구라도 꾸고 싶은 꿈을 확실하게 꾸는 방법을 알면, 반드시 시도해보지 않을까.

꿈속에서 이미 기억에서 흐릿해져버린 할머니도 만나고 싶고, 먼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 얄미운 친구도 만나고 싶고, 현실에서는 이루지못할 꿈들을 꿈속에선 마음껏 펼치고 싶을텐데....

 

 

 

 

 

 

비디오 대여점의 베이맥스를 보고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알고 있는 것이 나 자신을 도와주었다.’ 그런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들이 지지대가 되어 쓰러지지 않고 버티게 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충격을 크게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사실 그게 어떤 일이었는지 지금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때 문득 귓가에 들린 호시노 겐의 노래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노래 가사 중에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도 괜찮아’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그때 그 가사가 나를 조금 기운 내게 해주었습니다. 내 개성의 연약함도 개성의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영화나 음악이나 공연이나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난간’을 만드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152-154)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곁에 있는 친한 친구나 가족들에게 소소하게 털어놓을 때도 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한채 끙끙거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음악이나 영화는 생각보다 큰 위로를 안겨준다.

노래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꼭 내게 하는 말인듯 위로을 받기도 하고,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영화 속 주인공들이 시련을 이겨내는 모습에 힘을 얻어 나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책 또한 마찬가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삶의 페이지 하나하나를 채워가는데 있어서 보탬이 되는 튼튼한 디딤돌 같은 것이 아닐까.

 

 

 

 

 

개인의 행복.

다른 사람은 모른다.

그 사람이 어떻게 행복한지는 그 사람만 안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의 행복을 가볍게 보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 오늘의 인생.

어딜가든 꼭 ​자신의 잣대로 남의 인생을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 그와 나의 행복지수는 똑같지 않을텐데 무조건 자신의 관점에서 주어진 상황을 멋대로 받아들이고 너는 힘들겠구나, 단정지어서 얘기하는건 잘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지나친 간섭이 아닐까. 모두에게 주어진 삶은 똑같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과 태도에 있어서는 같은 상황이 주어진들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게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 정말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너나 잘 사세요!



 

​이 책은 마스다 미리의 별거 아닌 소소한 일상생활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길을 걷다가 티켓파이를 발견해서 아무 티켓이나 사려고 했는데 공연 티켓을 대량 구매해 버리기도 하고, 전철에서 타인이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에피소드로 꽉꽉 채워진 오늘의 인생은 우리의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담담히 적어내려간 일상 속 이야기에서 그녀가 건내는 위로에 적잖게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어떤 날은 햇빛이 쨍쨍 내리쬐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비가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흐리기도 하듯이 인생도 날씨와 마찬가지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이미 지나가버린 날을 후회하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즐기면서 살아가야 하는게 아닐까 저마다 의미를 두면서 말이다. 매일 매일이 행복한 오늘의 인생이기를 오늘도 별일없이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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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 현대편 -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 단박에 한국사
심용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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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만든 세계.

공산 진영의 양대 강자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해방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한국 현대사가 펼쳐지다!

 

 

 

전작 <단박에 한국사 : 근대편>에 이은 현대편에서는 1945년 해방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해방 직후 혼란 정국의 좌우 갈등과 남북한 단독 정부 수립, 6·25의 발발과 분단의 고착, 독재 정권 시절과 민주화 운동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 시기 북한을 비롯하여 미국과 소련, 중국, 일본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의 세계에 이르렀는지 총 19강으로 구성하여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사는 미국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세계는 복잡한 구조로 발전하였고, 미국은 자유 진영의 수호자가 되어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진영과 냉전을 벌여 승리했다. 오늘날에도 신자유주의를 비롯하여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노릇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미국의 의도대로만 흘러간 것은 아니다. 소련 역시 자신들의 이상을 따르면서 사회주의의 역사를 써왔다. 특히 동아시아를 보면, 중국과 일본이 소련과 미국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성공을 거둬왔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구한말 자연상태에 가까다던 조선과는 너무나 다른 국가로 성장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미국과 소련이 싸우는 세계,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세계,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일본과 이미 세계 패권에 얼굴을 들이민 중국. 1945년 이후 세계와 동아시아는 급속도로 발전하였고 우리 역시 이 복판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한국 현대사를 국내에 국한시키지 않고 주변국과의 관계속에서 살펴보려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 현대사의 실체를 국제적인 관계 속에서 좀 더 선명하게 보여주며 역사의 흐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그래서 이 책에 덧붙여진 제목 그대로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짚을 수 있다.


총 19장에 이르는 주제마다 첫 장에 삽입되어진 그림은 우리가 한 눈에 이해할 수 있게 요점을 축약해 놓아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사건을 일률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닌 어디에서 영향을 받아 어디에 영향을 미쳤는지, 주변의 정세는 어떠했는지 아우르며 설명하기에 무조건 외우기만 하는것이 아닌 그렇게 밖에 될 수 없었던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어렵게 여겨지던 역사가 좀 더 쉽게 다가오는 것 같다. 또한 역사책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증언들은 책을 읽으며 그 상황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어져 눈앞에서 생생하게 그려진다. 

 

[맥을 잡아봅시다], [함께 생각해봅시다]로 구분되어진 글은 읽는이로 하여금 다른 관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현대사는 내용의 특성상 근대사에 비해 주제별로 호흡이 길수 밖에 없고, 사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어져야 하기에 자칫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도 문장을 쉽게, 내용은 풍부하게 만들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흥미진진하게 엮어놓았다. 누군가 앞에서 설명해주듯 강의 형식으로 쓰여진 글은 더 눈에, 귀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실패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틀에 갇힌 역사, 무조건 외우는 역사에서 이제는 이해하는 역사로 바뀌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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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사람들 - 미스 페레그린이 이상한 아이들을 만나기 전
랜섬 릭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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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먼저 접하고 랜섬 릭스 작가님의 책을 찾아볼만큼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정말 단숨에 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렸어요! <기묘한 사람들>에서는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로 우리를 단숨에 사로잡을지 정말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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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백승무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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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두 주인공 네흘류도프와 카츄사가 배심원과 피고인으로 지방법원에서 만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법정에서 마주한 순간 카츄사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을지 몰라도 네흘류도프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분명 그가 아는 여자였다. 자신이 한때 사랑에 빠졌던, 말 그대로 깊이 빠졌던, 고모의 양녀이자 하녀. 이야기를 이어가려면 그들의 첫만남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네흘류도프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고모집에 머물며 토지 사유에 관한 논문을 집필하던 때였다. 고모 집에서의 첫 달은 지극히 행복하고 평온하게 지나갔다. 검은 눈에 걸음이 빠른 하녀이자 대녀 카츄사에겐 특별히 관심을 둘 새가 없었다. 이미 열아홉 살이었지만 어머니의 보호 아래 곱게 자란 네흘류도프는 너무나도 순수한 젊은이였다. 그에게 여자란 오직 배우자로서만 떠올릴 수 있는 존재였고, 아내가 될 가능성이 없는 여자는 여자가 아니라 그냥 사람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부활절 일요일에 이웃 여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고모 집을 방문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차를 마신 후 잔디밭에서 술래잡기를 시작했는데, 거기에 카츄사도 함께 어울리게 되었고 몇 차례 술래가 바뀌는 동안 네흘류도프와 카츄사가 짝이 되어 도망다니게 되면서 서로에게 특별한 호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녀를 떠올리고, 또 그녀를 만난다는 생각만 해도 모든 근심 걱정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모든 것이 더 재미있고 더 즐겁고 의미 있는 것으로 변해 삶의 기쁨이 넘쳐났다. 그건 카츄사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이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네흘류도프는 그녀와의 작별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떠나고 그 후 삼 년 동안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그가 카츄사를 다시 만난 것은 막 장교로 임관되어 부대로 부임하러 가는 길이었다. 네흘류도프는 삼 년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제 모든 것을 헌실하는 성실한 청년이었지만 이제 그는 고상한 적, 쾌락만 좇는 방탕한 이기주의자였다. 카츄사를 다시 만난 첫날부터 네흘류도프에게는 그녀에 대한 예전 감정이 되살아났고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지 못하고 그녀를 범하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추악하고 비열했는지 그 순간을 부끄러워하면서도 그녀가 겪을 고통이나 그녀의 장래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치 않고 오직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녀를 농락하고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자신을 비열한 인간이라 여길꺼라 생각하고 그녀에게 100루블짜리 지폐를 쥐어주고 떠나버린다.

시간이 흐르고 사건에 휘말려 법정에 서게 된 카츄사와 배심원으로 참석한 이들의 만남으로 끊어졌던 인연이 다시금 이어지게 된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나를 얽매고 있는 이 거짓을 깨부수고 말리라. 모든 것을 인정하고 진실만을 말하고 진실만을 행하리라.’ 그는 결연하게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미시에게도 사실대로 말하겠어. 나는 그녀와 결혼할 수 없는 난봉꾼이라고, 그러면서도 공연히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고. 마리아 바실리예브나에게도 사실대로 말할거야. 아니, 그 여자에게는 딱히 할말이 없으니 그녀의 남편에게 고백하자. 내가 나쁜 놈 이라고, 그동안 당신을 기만해왔다고. 진실을 인정한다면 유산 문제도 정리하자. 카츄사에게도 내가 나쁜 놈이었다고,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고, 가혹한 운명을 덜어주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하자. 그래, 그녀를 만나서 용서해달라고 빌어야겠다. 그래, 어린아이처럼 비는 거야.’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필요하다면 그녀와 결혼이라도 할 거야.’

그는 제자리에 서서 어릴 적에 그랬듯이 가슴에 두 손을 모으고 눈을 들어 누군가에게 말을 건내기 시작했다.

“하느님 아버지, 절 도와주시고 인도해주소서. 제 안에 깃드시어 온갖 추함을 씻어주소서!”

그는 하느님께 자신의 영혼 속에 깃들어 깨끗이 해달라고 애원하고 기도했다. 그사이 그가 애원하던 바는 이미 실현되고 있었다. 그의 내면에 존재하던 하느님이 의식 속에 깨어난 것이다. 하느님의 영성을 느낀 그는, 삶의 기쁨과 활력, 자유와 강력한 선의 권능까지 체감했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최고선을 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161)​

그녀와의 만남은 유부녀와 내연 관계에 있으며 미시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다.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그가 보기에 이 만남은 그저 우연에 불과한 것이고, 이 순간만 잘 버티면 인생을 망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잔인하고 파렴치하며 추악한지, 또한 자기가 얼마나 나태하고 방탕하고 무자비하고 이기적으로 살아왔는지 깨닫고 있었다. 그 동안 그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그러한 삶과 양심의 목소리 사이에 얼마나 큰 거리가 생겨났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깨달은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방탕한 생활에 젖어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않았던 그가 본인의 삶을 돌아보며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그와 함께 했던 모든 기억을 그날 밤, 그 끔찍했던 어둠 속에 완전히 묻어버렸다. 그날 밤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가 자신을 찾아오리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밤 이후 모든 것은 완전히 돌변했다.

​그날 이후 그녀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정신적 변화가 그녀를 지금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끔찍한 밤 이후 그녀는 더이상 선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때까지 그녀는 선을 믿었고 또 사람들 역시 그 선을 믿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날 밤 이후 그녀는 선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하느님과 선에 대해 말하는 건 오직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녀가 사랑했고 그녀를 사랑했던 그 남자는 그녀를 능욕하고 그녀의 감정을 농락하고는 그녀를 버렸다. 그뒤로 그녀가 겪은 모든 일들이 이 사실을 반증했다.  독실한 그의 고모들도 그녀가 예전처럼 일할 수 없게 되자 그녀를 내쫒아버렸다. 그녀가 만난 모든 여자들은 어떻게든 그녀를 이용해 돈을 뜯어내려 안달이었고, 늙은 경찰서장부터 형무소의 간수에 이르기까지 남자란 남자들은 모조리 그녀를 쾌락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다. 이 세성 사람들에게는 이 쾌락보다 중요한 건 없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과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만 살고 있었고, 하느님과 선에 대한 말들은 모조리 기만에 불과했다. 어째서 사람들은 서로 상처를 주며 괴롭히는지, 세상은 왜 이토록 어처구니없게 만들어졌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부활> 제 1권에서는 러시아 귀족 네흘류도프가 창녀 카츄사를 만나 과거를 뉘우치며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 법정에서 그녀를 본 순간 그녀가 혹여라도 자신을 알아보고 과거 자신이 저지른 그때의 일을 이야기할까 전전긍긍하던 그였지만 재판이 이어지는 중에 그녀에 대한 생각이 점차 변화되어간다. 예기치않게 상황에 휩쓸여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배심원들의 실수로 카츄사가 시베리아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그녀에 대한 죄책감은 극에 달하게 되고 결국 그녀의 인생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다. 그녀와의 재회 이후 그의 내적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스스로 과거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뒤돌아보며 후회와 반성으로 참회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나를 얽매고 있는 이 거짓을 깨부수고 말꺼라고 다짐하며 올바르고 진실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법제도로 인한 불합리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은 그 당시 사회모습을 적나하게 드러낸다. 부정과 향락에 젖은 사람들과 비교적으로 가난과 억압속에서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을 고스란스 그려내고 있다. 특히 종교지도사와 상류층의 부패와 타락의 길은 과히 민중들의 모습과 상반되어 그들의 행패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부활에 등장하는 인물 중 완벽한 인물은 한명도 찾아볼 수 없다. 모두가 하나같이 불완전한 사람들뿐이다. 분명 선한 것도 악한 것도 모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나온다. 하지만 누가 어떤 마음가짐을 먹느냐에 따라 그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네흘류도프를 통해 적나라게 보여진다. 첫만남과 재회 후 네흘류도프가 참회하고 변화가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인생이 갖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괜히 문학작품이라 일컬였을까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는 인물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군더더기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글을 읽는이로 하여금 밑도 끝도 없이 빠져들게 만들며 역시 톨스토이라는 말이 아낌없이 나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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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 알아 두면 쓸모 있는 헌법 이야기 아우름 24
조유진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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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을 수락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의 기로에서 인류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남에게 내 운명을 의탁하기보다 스스로 내 삶을 살겠다는 자립의 의지, 그리고 이 세상을 내가 살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 곧 헌법정신입니다. 자유는 본질적으로 위험과 불확실성을 동반합니다. 오히려 가장 안전한 곳은 감옥이나 사육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면 위험과 불확실성이 두려워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위험과 불확실성을 극복해 내면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자유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가를 경험하는 길을 택할 것입니다.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많은 감각적 쾌락을 누린다하더라도 참된 행복은 맛볼 수 없을 것이다. 자유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자연적 권리이다. 자연적 권리를 얼마나 값지고 풍부하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헌법은 자유의 바이블이다. 개인의 자유는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생명이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생명이 육체의 자유라면, 자유는 정신의 생명력이다.

 

 

 

 

 

 

 

 

평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도형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그리고 정육각형 이렇게 세 가지밖에 없다. 이 가운데 외부 충격에 가장 잘 견딜 수 있는 것은 힘을 고르게 분산시킬 수 있는 정육각형이다. 그래서 정육각형 구조는 강인한 내구력을 필요로 하는 항공기나 차량, 건축물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생물이 만드는 장육각형 구조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벌집이다. 벌은 처음에는 벌집을 원통형 모양으로 만든다. 그런데 같은 크기의 원통이 밀집해 있으면 표면장력에 의해서 원통과 원통 사이의 빈 곳이 채워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정육각형 모양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원형은 단독으로 있을 때에는 가장 안저적이고 강인한 형태이지만 여러 개의 원통이 밀집하기 위해서는 정육각형의 모양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회를 구성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조금씩 양보하면서 정육각형 모양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정육각형의 자유를 향유하는 개인들의 공존과 연대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발전을 이끌어 낸다. 자유가 정육각형 모양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노력에 달려 있다.

 

오늘날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의 헌법에는 국민이 나라의 주권자이고 모든 국가권력의 원천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막을 이유가 없다.


민주주의국가는 국가보다 국민,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개인이 우선하며 국가는 단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이것이 민주주의국가 헌법의 기본정신이다. 민주주의국가의 헌법은 권력의 이기적인 속성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직시하며 어떠한 권력도 선하지 않다는 전제를 바탕에 깔고 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의 권력자를 예찬하고 우상화하는 것은 민주주의국가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한 행위는 국가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할 뿐이라는 민주주의국가의 구성 원리에 반하기 때문이다.



​조선 초기에 궁중 노비가 출산을 하면 10일 동안 휴가를 줬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간이 짧다고 생각한 세종은 출산 전 한 달의 출산휴가를, 출산 후 100일의 육아휴가를 명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에는 남편에게도 30일의 육아휴가를 보장해 줬습니다. 출산과 육아를 중요하게 생각한 세종의 배려심이 느껴집니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인 아버지 혼자 벌어서 온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들 교육하고 저축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의 수가 지금보다 갑절 이상 많았어도 당시 소득으로는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가장이 혼자 벌어서는 가족을 부양하기 어렵습니다. 맞벌이를 해도 생활비와 교육비를 조달하는 것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 소비지출의 증가, 높은 사교육비와 주거비용 등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보다 높아진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거에 가장이 혼자 벌어도 생활이 가능했던 시절에는 아이를 낳아도 육아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기혼여성이 전업주부여서 육아도 여성이 도맡아 했다. 그러나 맞벌이가 불가피해지면서 육아문제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래는 1년 동안 새끼에게 모유 수유를 하며 옆에 데리고 다닌다고 한다. 코끼리의 양육 기간은 3년이다. 이처럼 거대 포유류는 장기간에 걸친 양육이 필요하다. 하물며 인간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집중적인 육아가 필요하다. 주변에 온갖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는 인간이 종을 지속시키고 사회구성원을 충원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육아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육아휴직 같은 경우는 정말 문제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육아휴직을 하면 돈을 더 주는 나라도 있다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자체도 쉽지 않아보인다. 정해만 놓으면 무엇하나 지켜지지가 않는데 여러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또 뉴스에도 등장하기도 했던 화제의 이야기였는데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옛날 조선 시대마저도 저런 배려를 당연시 했다는데 훨씬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그게 왜 지켜지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자신들도 누군가의 자식이지 않은가, 그의 어머니가 자신의 딸과 아들들이 그런 불이익을 당한다면 가만히 있을까 의문이다. 연일 보도되는 저출산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응당 빠른 조취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오늘날 모든 민주주의국가에서 사용하는 헌법의 고통된 생각과 가치를 실제 사례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골치 아픈 법조문 해석이나 이론은 최소화하고, 대신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가급적이면 독자들의 기억에 남는 최근 사례를 동원하여 시사 문제에 헌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헌법에 대해 문외한인 나조차도 알아들을 수 있듯이 그런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서 보여진다. 적절한 예로 알기쉽게 풀어가며 설명해주는 헌법이야기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헌법이야기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헌법이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렵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를 만큼 적지 않은 거리를 두게 되고 그래서 더 다가서기 힘든 게 사실이다. 솔직히 모두 다 한번에 덥석 알아듣기란 힘들다. 중간중간 알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평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헌법이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늘상 이런 책들을 읽으면 아쉬움이 남는것 같다. 온갖 욕심으로 뒤덮힌 사람들은 법을 자신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악용하고 정작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법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니 그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들에게로 돌아 오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책에 쓰여진 내용 그대로만 지켜지면 정말 지금보다도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고,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정작 그렇게 되려는 그 과정이 너무나도 험난하고 어려운 까닭에 자꾸 무너져 내리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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