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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bonpon 지음, 이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온갖 물건들로 가득 찬 이 오래된 집에서 계속 산다면, 언젠가 그 처분은 딸들의 몫이 되겠지요. 철거하기에는 아직 멀쩡한 집이지만 두 딸도 다 컸고, 부부 둘이 살기에는 너무 넓은데다가 쌓인 짐도 엄청나고, 세를 놓으려면 벽지와 부엌 등을 전부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세입자가 나타나리라는 보장도 없어요. 딸들 역시 장래 이 집에 살 생각은 없다고 단언하더군요. 그래서 나중에 딸들이 고생하지 않도록, 우리 대에서 낡은 집과 짐들을 깨끗히 정리하기로 굳게 결심했어요. (p.16)
모던한 패션에, 새빨간 립스틱. 꽤 시선을 끄는 스타일이지만 사실 저는 내향적이라, 눈에 띄는 차림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다만, 굳이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뭐라던 무슨 상관이야,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했어요. 백발이 되어 새로운 멋을 알게 되다니. 나이를 먹고 나서야 즐길 수 있는 일도 있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p.100)
둘이 함께 청소를 하게 된 데에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느 한쪽만 일하고 다른 한쪽은 편히 쉬는 일은 없는 것으로, 은연중에 정했기 때문입니다. 둘이 함께 사는 집이니까 둘이 함께 청소를 하자고요. 이에 대해 특별히 정색하고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함께하자’, ‘그래’라는 느낌으로 지속하고 있어요. 가사는 우리 부부처럼 함께해도 좋고 ‘나는 청소, 당신은 요리’ 하는 식으로 분담해도 좋아요. 어떤 방식이건 가사는 같이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특히 퇴직한 남편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가사를 전혀 분담하지 않으면 아내의 정신 건강상 좋지 않을 뿐더러 아내가 아프기라도 할 땐 아무것도 하지 못해 곤란할 거예요. (p.165)
본래 우리는 서로에게 없는 면에 끌려 좋아하게 되었어요. bon은 ‘pon의 결단력은 놀라워. 생각이 자유롭고, 추진력도 뛰어나’라고 생각하고, pon은 ‘bon의 온화한 인품에 항상 의지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기 때문에 함께 있어 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껴요. 잘하는 분야도 달라요. 그래서 둘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전해진답니다. 서로를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홀로 남게 되었을 때의 두려움은 늘 따라다녀요. 두 사람 모두 한쪽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기에 실감하는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어쨌거나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오늘을 소중히 하자고 생각합니다. (p.205)
“처음으로, 나이 드는 것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글로벌 워너비 스타! 80만 명이 반해버린, 화제 만발 어느 노부부의 알콩달콩한 일상. 퇴직 후 특별할 것 없는 일상, 부부만의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것뿐인데, 어느새 80만 명의 글로벌 팬을 거느리며 유명해진 그들. 일약 스타로 떠오른 멋쟁이 노부부의 삶에는 과연 어떠한 비결이 숨어 있을까? 물건은 최소한으로 가지되, 즐거운 일들은 잔뜩! 삶의 마지막 터전 찾기에서부터 돈을 거의 들이지 않는 간소한 생활, 은퇴 이후 노년의 삶을 즐기는 기술과 여전히 애정 가득한 사이의 비결까지. 지금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이들 부부의 매일. 사실 그들이 걸어온 삶은 남다를 것이 없었다. 평생 함께 있고 싶어 결혼했지만, 정작 직장과 집에서 각자 치열한 세월을 보내다 같이 살던 딸들이 독립하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bon이 퇴직을 한 후 정신을 차려보니 비로소 다시 둘만 남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들은 온전히 부부만의 시간을 갖게 된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그러하듯, 그들만의 방식으로 노년의 삶을 채우기로 결심했다. “내일 당장 어떤 일이 생길지 우리는 몰라요. 지금 느끼는 내일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잃은 후에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요. 그래서 지금을 소중히 하고 싶어요. 우리 자신을 위해 늘 겸허한 마음으로,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살고 싶어요.” 이들 부부는 지금 오랫동안 살던 아키타를 떠나 현재 새로운 도시 센다이에서 제2의 신혼생활에 도전 중이다. 책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들 부부가 함께 걸어온 여정의 기록이다. 은퇴 후 두 번째의 삶, 세컨드 라이프의 시작. 좋은 남편, 좋은 아내가 따로 있을까. 이들 부부처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배려하고 아낌없이 사랑해줄 것, 그리고 항상 지금을 소중히, 열심히 즐길 것! 제목처럼 우리에겐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