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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문신한 소녀
조던 하퍼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아빠 말 잘 들어. 넌 나랑 같이 간다. 당장. 수선 피울 시간 없어.” 아빠가 말했다.
그리고 돌아서서 도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폴리의 두뇌가 그녀에게 아빠를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학교 안으로 달려가서 리처드슨 선생님을 찾아. 도와달라고 소리 질러, 라고 말했다. 하지만 폴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아빠가 시킨 대로 따라갔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을 마음 속 깊이, 그동안 거기 눌러 놓은 다른 감정들과 같이 눌러놨다. 달리 그녀가 뭘 할 수 있겠는가? (p.21)
그에겐 딸이 있다.
그 맥주 캔은 아리안 스틸이 받은 명령을 글자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들은 폴리를 쫓고 있다. 그건 네이트 잘못이고, 만약 그가 자신의 목숨으로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먼저 폴리를 데리고 스톡턴으로 가서 거기 있는 사촌들에게 아이를 맡겨야 한다. 그 다음에 그의 분노를 이 세상에, 아리안 스틸 새끼들에게 돌려서 그들이 폴리에게 내린 사형 집행 명령을 철회하게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며칠간은 상황이 좋지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품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들이 아이를 쫓고 있을까?
그렇다.
내가 살아 있어야 하나?
내가 파멸로 몰고 간 이 아이를 구해낼 때까지는. (p.41)
이곳이나
거리에 있는 모든 전사들에게
우리 일족의 반역자
내 동생을 죽인 놈의 사냥을 허락한다
그놈의 이름은 네이트 맥클루스키다
놈은 곧 출소할 것이다
그 칼잡이 척살을 허락한다
놈에게 폴리라는 딸이 있다
애비스라는 여자도 있다
그들이 폰타나에 있다
그 여자의 처단을 허락한다
그들의 씨도 처단하라
그들은 필히 칼로 죽여
땅에 그 피를 흘려야 한다
협조를 거부하는 자도 처단하라
임무를 완수하는 자는 정식 조직원으로 승격한다
임무를 완수하는 자는 독점 운영을 허가한다
미치광이 크레이그 회장
스틸 포에버, 포에버 스틸 (p.62)
아빠를 잃을 수 없다. 이제는 그걸 알았다. 그녀에게 남은 사람이라곤 아빠밖에 없고, 그러니 그녀에게 중요한 사람도 아빠밖에 없다. 그리고 어쩌면 그녀 역시 아빠에게 남은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고, 어쩌면 그녀도 아빠에게 똑같이 중요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p.104)
펠리칸 베이 교도소의 무기수 미치광이 크레이그 홀링턴은 아리안 스틸이라고 하는 감옥 내 범죄조직의 두목이다. 이는 사실상 캘리포니아의 약쟁이 백인 남자들이 다 그의 밑에 있다는 뜻으로 그는 하루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고 철통같은 경비가 유지되는 감방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이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신적인 존재다. 요약하자면 교도소의 권력을 통제하고, 보이지 않는 권력의 왕좌에 앉아 있는 인물. 그의 신체는 펠리칸 베이 독방에 갖혀 있지만 그의 말 한마디면 순식간에 그가 서명한 사형 집행 영장이 세상으로 퍼져나가고 그의 지지세력을 통해 영장이 집행된다. 그의 명령은 절대적이며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속에서 네이트는 징역을 사는 5년 동안 남의 관심을 끌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거기 있는 인간들은 그의 형을 잘 알고 있었다. 권총 강도의 제왕 닉, 살인자 닉. 형의 명성 덕분에 네이트는 형이 죽은 후에도 감옥에서 안전하게 지냈다. 하지만 석방되기 일주일 전 일이 벌어졌다. 마약 공급책에 문제가 생기자 새로운 노선을 만들기 위해 아리안 스틸 갱단의 두목이자 펠리칸 베이 교도소의 독방에서 백인 갱단들을 지배하는 미치광이 크레이그 홀링턴의 동생 척이 네이트를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네이트는 단번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고 그 의미로 그 자리에서 그를 처단해버렸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 소식은 곧 미치광이 크레이그에게 전해졌고 그는 동생을 살해한 놈을 알아내라고 명령했다. 석방되기 전날 진실은 드러나버렸고 네이트는 이제 그들의 표적이 되었다. 그가 펠리칸 베이 교도소를 나서는 순간 그를 향한 사형 집행이 시작된다!
미국드라마 <멘탈리스트> 제작자 조던 하퍼의 데뷔작 《죽음을 문신한 소녀》는 아빠인 네이트가 감옥에서 친 사고 때문에 딸 폴리와 함께 위험에 처한 여정을 그린 스릴러 소설로 <죽여 마땅한 사람들>, <아낌없이 뺏는 사랑>의 저자 피터 스완슨이 “정교하게 묘사된 액션이 어우러진 서사가 총알처럼 빠르게 펼쳐진다. 책을 읽는 내내 어딘가에서 이야기의 힘이 빠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내 짐작은 번번히 틀렸다. 극히 인상적인 데뷔작이다.” 라고 말할 만큼 스토리 구성이 아주 치밀하다. 네이트가 그의 딸 폴리를 만나는 순간부터 긴장감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가면 갈수록 극에 달한다. 생생한 묘사는 물론 스피드한 전개까지 더해져 순식간에 책속으로 빠져든다. 정말 흡입력이 장난 아님! 이야기는 주로 네이트와 그의 딸 폴리의 시선으로 번갈아 이어진다. 네이트는 감옥에서 위험한 적들을 만들었다. 급박한 상황속에서 11년 만에 아버지를 처음 만난 폴리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알아가고, 네이트는 그런 딸을 보며 이 빌어먹을 상황을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자 한다. 이들 부녀는 죽음이 턱 밑까지 쫓아오지만 절대 우울하거나 죽음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빈 틈을 찾아 꼭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과연 네이트와 폴리 부녀는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를 이어 다음 목표는 바로 자신의 딸 폴리. 이제 그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들과 싸우고 계속해서 도망쳐야 한다. 절대 죽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