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 글로벌 거지 부부 X 대만 도보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적지? 그런 거 없다. 앞으로도 목적지를 정하고 걷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하루 20~30km를 걷고, 지치거나 해가 지거나 새로운 만남에 이끌리면 그곳이 목적지가 되는 것이다. 어깨에는 각각 10kg에 못 미치는 짐들이 얹혀 있다. 단기 여정으로는 가벼울지 모르나, 길게 보면 꽤 부담스러운 무게다. 대도시인 타이베이와 가오슝만은 대중교통으로 통과하려는 게 그나마 없던 계획 중 하나였다. 도시에서는 인도와 차도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미키가 또 도발적인 발언을 한다. 타이베이를 걸어서 통과하자는 것이었다. (p.21)

 

 

오후 7시. 출발한 지 13시간 만에 호스트 집에 도착했다. 둘의 행색이 어찌나 꾀죄죄하던지 호스트를 쳐다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호스트는 우리가 타이베이에서 걸어왔다는 얘기를 듣더니 자기가 힘겨운 표정을 지었다. 처음 연락할 때 걸어간다는 말은 했지만, 그 시작점이 타이베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었나 보다. 우선 냄새 처리가 급했던 우리는 밥도 안 먹고 샤워부터 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귀찮았던 나는 샤워와 빨래를 동시에 할 작정으로 옷을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샤워를 했다. 몸의 긴장이 풀리자 근육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미키도 나도 무릎이 굽혀지지 않아 골반 힘으로 다리 전체를 움직여야 했다. 내 기억 속에 이렇게 힘든 날은 일찍이 없었다. 경험 부족과 무모함이 만든, 일종의 임종 체험이었다. (p.61)

 

 

대화도 휴식도 없이 걷던 중 비까지 쏟아졌다. 태워준다며 멈춘 차도 있었지만, 언젠가 나올 마을을 기대하며 묵묵히 걸음을 계속했다. 그렇게 똥아오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몇 시간 만에 양팔을 자유롭게 휘두를 수 있는 자유가 생기자 그제야 농담이 나왔다. 똥아오는 곳곳에 원주민 상이 세워져 있는, 아주 작은 동네였다. 사방 어디에서도 야영이 가능해 보였다. 일단은 허기부터 달래고자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주인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 사람! 일본 사람!”을 말하며 정확히 당사자들을 가리켰다. 가방을 보고 알아보나 싶었다. 또 무슨 말을 이어가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자 재빠르게 핸드폰을 뒤적이더니 사진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사진 속에는 우리가 찍혀 있었다. (p.92)

 

 

 

 

자칭 ‘대한민국 사회 부적응자’ 박건우와 ‘일본 활동성 히키코모리’ 미키가 만나 두 번째 만남에서 청혼하고, 오로지 느낌 하나로 결혼한 뒤, 스스로 ‘글로벌 거지 부부’라 칭하며 집도 절도 없이 인도, 라오스, 태국 등지의 동남아를 떠돌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 국적 초월, 나이 초월, 상식 초월, 9살 연상연하 커플의 무일푼 여행기 <글로벌 거지 부부>.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는 이들 부부의 두 번째 여행기로 68일간의 대만 도보 여행을 통해 걷는 사람들의 동물적 고민과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무엇이든 시작했다 하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근성을 가진 일본인 아내 미키, 울컥울컥 하지만 언제나 아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한국인 남편 박건우. 자국에서 일도 안 하고 추위를 피해 도망 온 이들 부부의 대만 도보 여행 대망의 첫날. 5km쯤 걸었을 때부터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금세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결국 쉴 새 없이 내리는 비는 멘탈을 쪼개나갔다. 비도 오고 배도 고프고 밤은 깊어만 가는데 잘 곳은 보이지 않고 녹초가 된 몸뚱이를 이끌고 무작정 찾아간 곳에서는 모두가 야영을 할 수 없단다. 연이어 들리는 불가능하다는 말에 마음은 급해지고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데 그래도 살아날 구멍은 있었다. 구사일생으로 어찌어찌하여 정자 밑에 텐트를 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은 도보 여행 내내 이어진다.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잘 곳이 생기지 않으면 어디라도 허락을 구해 자야할 곳을 정해야 했던 것.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을 알아보고 지나가던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이다. 처음 본 이들 부부에게 서슴없이 방 한켠을 내어주고 힘내라며 구호물자를 건내주고 그렇게 그들은 때로는 아찔하게 때로는 은혜롭게 도보여행을 이어 나갔다.

 

 

미키와 처음 대만에 왔던 4년 전. 그에게는 편견이 있었다. 대만은 중국과 다를 바 없을 거라는 편견이었다. 거기에 정치, 스포츠 문제로 격양된 반한 감정 등, 언론을 통해 대만에 대한 좋은 기사를 접한 기억이 없던 터라 대만에 대한 설렘이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게 반대였다. 대만은 처음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엿새 후 떠나는 날까지 자유가 만연한 우호적인 나라였다. 저자는 이때 받은 인상을 평생 간직하리라 마음먹고 몸에 ‘I ♥ TAIWAN’을 새겼다. 고작 엿새 체류하는데 문신이라니 자칫 어리석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에게는 자신이 느낀 것이 기분 탓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고, 3년 뒤 홀로 대만 여행을 하면서 그 확신은 동경으로 바뀌었다. 1,113km.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는 양면성 따윈 따질 수 없을 만큼 죽어라 긴 시간이었다. 이 시간 동안, 저자는 ‘내 두 번 다시 도보 여행은 하지 않으리라’는 후회와 두 번 다시 느끼기 어려운 감동을 얻었으며, 지구상에서 이토록 친절한 나라를 없으리라 단언할 수 있을 만큼 대만을 잘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관광지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은 아니지만, 인간의 자비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의 말처럼 감성이 적나라하게 파괴되는 고행기에 가깝지만, 주인공들과 함께 걸어볼 만한 가치있는 이야기가 제법 많이 나온다.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구태어 빠르게 걸어갈 필요가 있을까. 천천히 걸어가는 여행이었기에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볼 수 있는 것도 느낄 수 있는 것도 더 많은 힘들었지만 신나고 유쾌한 알찬 여행이었다. 집을 떠나온 가치가 충분히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놀라게 한 100명의 사람들 - 초등학생을 위한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고수산나 지음, 송영훈 그림 / 소담주니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닉 부이치치는 팔과 다리가 없지만 드럼을 연주하고, 골프도 치고, 서핑도 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수영과 낚시도 즐기고 있어요. 결혼을 해서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지요. 닉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해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깨달아야 해요.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된답니다. 실패하고 좌절해도 포기하지 마세요.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체장애를 이겨 내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답니다. (닉 부이치치 _ p.19)

 

선덕 여왕은 그 어떤 왕보다도 현명하고 지혜로웠어요. 불교의 힘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웠고, 아시아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도 세웠지요. 백제와 고구려의 침략도 현명하게 막아 냈고 각 나라들과의 외교 관계를 통해 신라를 굳건하게 지켜 냈답니다. 멸망한 가야국의 왕족인 김유신을 높은 자리에 올려 잘 쓴 것도 선덕 여왕의 높은 안목 덕분이랍니다. 선덕 여왕이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나라를 튼튼히 하여 삼국통일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잘 닦아 놓았어요. 결국에는 신하들과 백성들도 여왕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위대한 왕으로 모시게 되었답니다. (선덕 여왕 _ p.64)

 

1907년 어느 날 알츠하이머는 한 여자 환자를 진료하게 되었어요. 그 환자는 마흔 살이 넘으면서부터 불면증에 시달렸고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했고 장소와 시간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했어요. 알츠하이머는 그 환자의 뇌 조직과 일반 사람들의 뇌 조직을 검사하여 비교한 결과 뇌의 일정한 부분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알츠하이머는 이 병의 원인이 뇌세포가 죽어 뇌가 쪼그라들고, 그 주위까지 천천히 번져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냈지요. 알츠하이머는 이 같은 결과를 세상에 알렸어요. 그래서 이 병은, 병을 발견한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알츠하이머 덕분에 치매에 관한 여러 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어요.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치료가 개발되고 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병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답니다.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_ p.110)

 

 

 

신체장애를 이겨 낸 사람들

정신장애를 이겨 낸 사람들

인종과 성차별에 맞선 사람들

나이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들

새로운 시작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

세상을 즐겁게 만든 사람들

학력과 가정 형편을 극복한 사람들

발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람들

 

 

 

 

장애와 차별과 편견을 걸림돌이 아닌 삶의 디딤돌로 삼아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놀라운 이야기!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 생각은 했지만 해 볼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준 사람들 덕분에 이만큼 발전되어 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놀라운 일들을 했지만 늘 세상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존경받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비난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무시당하거나 죽을 때까지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믿음과 신념과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이 자신의 신념과 노력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인류는 더 발전되고 편리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신체장애, 인종, 가난, 학력, 나이의 한계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애와 남들의 편견을 이겨내고 세상을 놀라게 한 위대한 업적을 이룬 100명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 한 권으로 100명이나 되는 많은 인물들을 한 번에 만날 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밌게 설명해 놓은 것은 물론 어렵게 느껴지는 한자용어는 한자어 풀이를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아하, 그렇구나!’를 통해 인물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알아가고 각 인물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각 주제별로 나누어 언제라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 지친 영혼의 위로, 대성당에서 대성당까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 길 위에 줄줄이 서 있는 신의 궁전은 산티아고 신화 속 신의 칼처럼 이슬람 세력에 맞섰다. 아두침침한 대성당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알 수 없는 느낌과 감정이 온몸을 휘감는다. 고딕 양식의 웅장한 돔에서 흘러내리는 빛은 영원히 채울 수 없는 절대 사랑이자 불굴의 정신을 신비스럽게 품고 있다. 인간은 여러 이유로 건축을 했지만, 그 인간을 보듬고 성장시킨 것은 건축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의 이름으로 수 세기 동안 쌓아올린 성벽과 대성당, 수도원이 살아 있는 증거다. (p.7)

 

 

프랑스어로 노트르담은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노트르담 성당은 성모 마리아의 환송을 받으며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떠나는 프랑스의 마지막 문이다. 길에 면해 서 있는 성당은 박공지붕 아래 둥근 창을 뚫고, 그 아래 여러 겹 들여쌓은 아치 장식의 출입문을 세웠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자 뾰족아치 반원 돔 아래 제단이 서쪽 출입구를 바라보고 있고, 벽면에 박힌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아름다웠다. 노트르담 성당의 매력 포인트는 이베강가에 우뚝 서 있는 종탑이다. 성모 마리아가 왼손으로 길을 막고서 길 떠나는 순례자를 한 사람 한 사람 품어주는 듯했다. 알랭 드 보통은 『행복의 건축』에서 “건축에는 도덕적 메시지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을 강요할 힘이 없을 뿐이다.”라고 했다. 건축은 그 시대의 문화를 담고 있는 그릇이다. 중세 노트르담 성당은 니베강에서 길 떠나는 순례자들을 품어줬다. (p.57)

 

 

부르고스 대성당에서 레온 대성당으로 걸어가는 길은 스페인에서 가장 황량한 메세타 고원 길이다. 스페인의 등짝으로 불리는 메세타 고원 길. 황량한 대지가 뿜어내는 열기와 건조함은 중세 순례자에게 고독의 훈장을 깊이 새겨주었다. 황량한 들판에 간간이 나타나는 성당들이 여행자들이 놓쳐버린 마음의 주인을 다시 불러주었다. 메세타 고원 길은 천국으로 열린 회랑이자 우리를 시험하는 인내와 용기의 길이었다. (p.149)

 

 

오브라도이로 광장에서 세계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축복해주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모여서 합창을 하고, 어떤 이들은 서로 어깨를 마주하고 깡충깡충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신화의 세례를 받은 신전을 기웃거리며 역사의 나이테가 새겨진 길을 따라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걸어온 발걸음에 감사하고 있었다. 오브라도이로 광장의 0㎞ 기점 위에 무릎을 꿇었다. 40여 일 동안 배낭을 메고 묵묵히 걸어온 걸음을 멈췄다. 두 발이 미치도록 그리워한 곳, 가슴 터지도록 품고 싶었던 산티아고 대성당을 올려다봤다. 갈리시아 화강석으로 지어진 대성당의 전면에 바로크 양식의 종탑이 74m 높이로 우뚝 솟아 있었다. 기단 위에 대성당이 다이아몬드 형상의 계단을 벌리고 당당하게 서 있었다. 십자가로 장식된 중앙의 아치문 위로 이중의 아치장을 세우고, 그 위로 우뚝한 아치 속에 산티아고 동상이 굽어보고 있었다. (p.284)

 

 

<스페인은 순례길이다>는 3만 이상의 독자가 선택한 《스페인은 건축이다》, 《스페인은 가우디다》에 이은 김희곤 작가 스페인 3부작의 완결판으로 마드리드 건축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스페인 건축 전문가 김희곤이 직접 걸으며 조망한 산티아고 순례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정리한 글들과 직접 그린 건축 스케치들 그리고 직접 찍은 사진들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산티아고 순례길을 더욱 깊고 정연하게 사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tvN <스페인 하숙>이 선택한 그곳! 산티아고 순례길!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걸어가는 길을 스페인어로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 부르는데 이는 ‘산티아고의 길’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들에게는 흔히 ‘산티아고 순례길’로 알려져 있다. 산티아고는 사도 야고보를 스페인어로 부르는 이름으로 예수의 열두제자 중 최초로 신앙을 위해 순교한 사람인 산티아고는 산티아고 대성당에 묻혀 있다. 15세기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던 산티아고 순례길이 세계인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세기 후반이었다. 오늘날 산티아고의 무덤을 찾는 도보 여행자들의 70퍼센트는 프랑스 길의 대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방문하고 생장피드포르로 이동해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이 순례길은 중세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이 서로 대치하며 치열하게 싸웠던 피의 전선이었다. 중세 프랑스 길의 북쪽은 기독교 세력이, 남쪽은 이슬람 세력이 차지하고 있었다. 흔히 세계 최대의 박물관을 베드로의 무덤 위에 올라타고 있는 로마의 바티칸이라 한다. 그러나 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요새와 대성당, 수도원을 품고 있는 프랑스 길이야말로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728㎞라는 기나긴 여정 위에 놓여 있는 각각의 중세 건물들은 하나같이 신비한 조각과 성화, 신화와 역사를 세기고 있다. 요새로 둘러싸인 중세도시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대성당이 자리하고, 대성당과 대성당 사이에는 작은 마을과 성당이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한 여행지가 아니다. 그곳에는 ‘길’만 놓여 있지 않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역사를 온몸으로 품고 있는 대성당과 대성당들, 인류가 영혼으로 구축한 건축과 건축들을 연결하는 장소다. 그러므로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이자 문명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림 온 - 두뇌 스트레칭 감성 일러스트북
상하이 탱고 지음 / 오브제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광고 크리에이터로 일하면서 웨이보에 하루 한 점씩 올린 그림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웨이보 팔로워 135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13만의 인기 작가가 된 중국 상하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상하이 탱고. <드림 온>은 그가 5년 넘게 꿈을 주제로 하루 한 점씩 그린 1,600여 점의 그림 가운데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170여 점을 선별해 엮은 컬렉션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위트를 적절히 섞은 그의 그림은 글자 하나 없이도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사랑받고 있다. 그가 2010년부터 꾸준히 그린 ‘꿈’ 시리즈는 중국판 《I have a Dream》, 미국판 《Backside of the Moon》으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판 《Drean On》, 영국판 《Meditation》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왜냐하면 그의 그림들은 그 자체가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이 이처럼 다양한 언어권에 출간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림 자체에 이야기와 메시지가 녹아 있어 굳이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색과 글자로 의미를 한정 짓지 않고, 단순한 검은 선으로 된 세련된 드로잉만으로 언어와 국경, 인종과 세대를 뛰어넘어 유머와 위트를 전달한다. 뱀은 돼지를 잡아 먹어 공룡이 되고, 뚱뚱한 통식빵은 날씬한 슬라이스 식빵이 되기 위해 런닝머신 위를 뛰고, 돼지는 고기 소시지를 샌드백 삼아 복싱을 한다. 달이 되고 싶었던 샛노란 바나나는 어느 날 허물을 벗고 밤하늘로 올라가 하얀 초승달이 되고, 목장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던 까맣고 하얀 얼룩소들을 양치기가 신나게 몰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QR 코드가 탄생한다. 이처럼 무한한 창의력과 역발상으로 유쾌한 웃음은 물론 굳어 있던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아주 신기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 내 마음을 괴롭히는 관계습관 처방전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김한결 옮김 / 샘터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자중심’은 사회의 상식과 규범 및 규칙에 얽매여 이를 따르고, 주변 사람에게 자신을 맞추는 등 외부에 기준을 두고 매사를 결정하려는 삶의 방식입니다. ‘자기중심’은 자신의 욕구와 기분, 감정 등 내면에 기준을 두고 가능한 한 자기 마음을 따르고 충족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즉 ‘자기중심’은 바꿔 말하면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남을 기준으로 삼으면 이런저런 ‘해야할 것’이나 ‘해야 한다’라는 사고에 사로잡혀 살게 됩니다. 반면 자신을 기준으로 삼으면 자기 마음에 집중하게 되어 자기 욕구와 감정을 이해할 수 있고, 그런 자신을 소중히 하게 됩니다. 이것이 ‘타자중심’과 ‘자기중심’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p.21)

 

 

상대와 성격이 전혀 맞지 않아 힘들 때는 감정을 억누르며 참기보다 ‘나는 이 사람이 싫다. 이 사람과 있으면 거북하다’ 하고 자신의 좋고 싫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러면 갈등이 일어나기 전에 ‘불편한 나의 감정을 존중하여 이 일을 거절하자’ ‘그 사람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자’ 하고 자신을 지키는 데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모두 내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솔직하게 인정하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하면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어 감정적으로 다투는 사태까지는 발전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싫어하는 상대와도 공적인 관계로 적당히 선을 긋고 지낼 수 있게 됩니다. (p.68)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상처 주는 일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배에게 장황한 설교를 듣거나 상사에게 길고 지루한 주의를 들을 때 괴롭다고 느끼면서도 ‘모두 옳고 핵심을 찌르는 말뿐이니까 분명 나에게 도움이 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참고 들어준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아무리 유익한 이야기라도 자신이 어떤 기분으로 듣고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고통스럽게 듣는 것은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아무리 훌륭해도, 자신이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한다면 자신에게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때도 자신의 감정을 기준으로 하여 이야기를 끝맺는 편이 자신에게 훨씬 유익하답니다. (p.104)

 

 

자신에게는 자신의 주장이 있고, 상대에게는 상대의 주장이 있습니다. 자기가 하는 말이 자신의 정론인 셈이지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정론일 뿐입니다. 상대가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자신의 정론만을 주장하며 상대방에게 밀어붙이려는 데서 대부분 갈등이 시작됩니다. 한쪽의 의견에 대해 저항하고 반발하며 다투는 행위는 싸움일 뿐입니다. 싸우고 있는데 상대가 “알겠습니다. 도움이 되었습니다”라며 고마워할 리가 없겠지요? 그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을 내며 자신의 정론을 내세워도, 상대가 받아들이기는커녕 서로 더욱더 감정적으로 되어 한층 격하게 싸우고 상대에게 상처만 주게 됩니다. 자신의 주장이 아무리 옳고 합리적이라도 서로 대립 관계에 있는 상태에서는 정론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머리로 사고하는 정론보다 감정적인 대화가 훨씬 중요한 순간이지요. 이럴 때는 자신을 낮추고 대립 관계에서 물러나는 편이 현명합니다. (p.135)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까?’

남의 시선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참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 마음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마세요.

우리 마음에 ‘오답’은 없습니다.

 

 

 

‘자기중심 심리학’의 창시자이자 일본의 밀리언셀러 인기 카운슬러, 이시하라 가즈코의 인간관계 심리 처방 결정판!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당신은 매일 하기 싫은 일을 참으며 하고 있나요? 혹은 반대로 하고 싶은 일을 참으며 하지 않고 있지는 않나요?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관계에서 당장 그만둬야 할 나쁜 습관을 사고방식, 태도, 듣기, 말하기, 행동 방식 등 총 5가지로 구분하여, 많은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무엇을 참고 있으며, 이를 그만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감별하고 안전하게 지켜내야 하는지 상세하게 조언한다.

 

직장에서든 일상에서든 우리는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런 바람이 강할수록 주변의 기대와 인식 속에서 자신의 삶을 재단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의심하고 검열한다. 하지만 이시하라 가즈코는 이야기한다. “당신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마세요. 우리의 마음에 ‘오답’은 없습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을 생각하기보다 ‘행복을 느끼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자신을 소중히 하자’는 말은 어디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자신을 소중히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자신을 소중히 하는 방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느껴야 한다’라는 저자의 핵심 조언은, 단순히 자신의 감정에 몰두하여 나의 의견이나 생각을 상대방에게 관철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관계는 평등하지 않고, 크고 작은 권력 관계 안에서 나의 위치는 늘 변하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상대방과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이 무리하고 있음을 ‘감지해야 하는’ 순간과 그럴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섬세한 조언을 담고 있다. 갈수록 인간관계가 번거로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고 자신에게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안고 있는 괴로움과 번거로움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해소하려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기 스스로 느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즉, 자신을 느끼고, 자신이 느끼는 마음을 기준으로 행동할 때야말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하루하루 마음 편히 지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을 제대로 느끼지 않고 그런 바람을 이루기는 불가능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