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공부의 감각 - 나는 어떻게 10개 국어를 말하게 되었나?
아키야마 요헤이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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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척척! 이제 외국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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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의 감각 - 나는 어떻게 10개 국어를 말하게 되었나?
아키야마 요헤이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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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소개하는 학습법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좌절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외국어 공부는 나와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구나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언젠가는 말이 트이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도중에 의욕이 사라져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을 쓰면, 도중에 좌절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공부가 즐거워질 테니까요. 어떻게 공부가 즐거울 수 있냐고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외운 내용은 반드시 사용할 기회가 있다는 특징 때문이죠. (p.15)

 

‘문법 공부 없이 무슨 수로 회화를 해!’ 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견해도 충분히 이해하고, 또한 맞는 말입니다. 다만, 단어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사용할 표현만 기억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죠. 회화가 목적이라면 ‘과거를 말하는 법’, ‘질문하는 법’과 같은 최소한의 문법 지식만 있어도 됩니다. 과거완료나 가정법 같은 세세한 문법을 하나부터 열까지 알 필요는 없죠. 복잡한 규칙은 잊고, 평소 대화에서 어떤 말을 쓰는지 생각해 그 표현만 기억하면 됩니다. (p.29)

 

많은 이들이 어설픈 실력으로 말을 거는 것이 민폐는 아닐지, 괜히 창피만 당하지는 않을지 주저하며 실천하기 전부터 너무 높은 기준을 세웁니다. 하지만 실제로 네이티브들과 대화해보면 그렇게까지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현지인들도 세세한 문법이나 규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대화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 단계에서 지레 겁먹고 대화를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써봐야 단어와 표현에 익숙해지고, 회화에 필요한 발음 및 듣기 능력도 실전 연습을 통해서만 기를 수 있습니다. (p.78)

 

 

평범한 환경에서 자란 대학생이 외국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어떻게 단기간에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을까? “타고난 언어 천재라서 10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고 대화의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흥미를 잃지 않도록 노력했을 뿐입니다.” 이 책은 10개 국어를 구사하는 저자가 외국어 공부가 얼마나 간단한지 설명하기 위해 쓴 책으로 실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보다 많은 이들이 저처럼 외국어에 재미를 느끼고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자신의 비결과 지금껏 실천해온 외국어 학습법을 아낌없이 담아낸다.

 

저자가 처음으로 독학한 언어는 스페인어였다. 스페인어를 선택한 이유는 해외 축구 선수를 인터뷰해보고 싶다는 꿈 때문이었다. 학교에 오가는 왕복 4시간,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매일 이 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회화를 금방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대체 얼마나 더 공부를 해야 되는지 알 수 없어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공부를 이어간 결과 마침내 1년 뒤에 초중급 레벨의 스페인어 능력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회화 실력은 거의 늘지 않았다. 이에 절망을 느낀 저자는 공부의 프레임을 180도 바꿨고 그 결과 단 한번의 유학 경험도 없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영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한국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까지 10개 국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우리는 한 번도 영어를 손에서 놓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면 눈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한다. 쿵쿵쿵! 식은땀이 나고 온몸이 움츠려든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 많던 세월을 함께 했으니 뭐라도 할법 한데 여전히 서투르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입조차 떼지 못할까. 솔직히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그런데 저자는 10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단다. 과연 그 비법은 무엇일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리하지 않고 의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공부법을 제안한다는 것! 그는 학원이나 교재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직 한 권의 노트와 구글 번역기만을 이용한 자기 주도적 학습법이다. 그에 따르면 언어는 수영과 같아서, 감각으로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책상 앞에 억지로 앉아서 시간을 죽이는 공부법과는 차원이 다르다. 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워나간다. 긴 시간을 들여도 좀처럼 차도가 없는 분들이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 어서 오세요. 현재 외국어 실력이 어떻든, 목적이 무엇이든, 어떤 외국어든, 이 책에 담긴 내용으로 3개월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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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는 정원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정원에서 살아가는 법
오경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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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모양대로 사는 것처럼 시골의 삶이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꼭 도시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도 있다. 인구의 절반이 서울 수도권에서 모여 살고 그 가운데 80% 이상은 공동주택에서 생활한다. 굳이, 인구가 몰려서 생기는 단점을 구구절절 읊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시골 삶에 막연히 겁이 난다면 살다 보면 살아질 일이라고, 불편하고 힘들어서라면 가치 판단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진정으로 내가 추구하는 삶의 질은 어디에 있는지, 흐린 하늘 밑에서 내가 보는 하늘색이 정말 이러할지, 한 번쯤은 꼭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P.25)

 

우리는 타인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속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에게 폭언과 충고를 서슴지 않고, 상대방이 받을 상처나 고통에 대한 배려는 하지 않는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동료와 경쟁해야 하고, 가까운 친구에 비해 뒤처지는 건 아닌지 초조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식물은 조용하고 단순하게 산다. 경쟁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지향하지 않는다. 식물의 삶을 들여다보면 관계에서 생기는 상처와 불안, 집착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P.34)

 

가끔은 나 자신에게도 물을 때가 있다. ‘정원이 뭐길래, 이렇게 좋은 걸까?’ 어쩌면 그 질문의 대답을 ‘무용’한 아름다움을 말했던 다윈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거창하게 다윈의 이론까지 빌려와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색의 꽃이 피어나고, 잘 정리된 정원을 보는 것 자체가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그리고 아무 조건 없는 이 행복을 다른 이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다. (p.52)

 

먹고살기도 힘든데 정원은 무슨 정원이냐고, 하면 그 말도 맞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먹고살기 힘들어 정원을 못 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내가 본 동유럽의 주부들은, 고등어 한 마리를 사면서도 식탁에 놓을 꽃다발을 잊지 않는다. 정원을 만들고 식물을 가꿔야만 반드시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들여다보며 행복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의 굴곡 앞에서도 좀 더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나 역시 아직도 정원 만들 땅이 없어 공중에 매달려 살고 있지만, 계속 꿈을 꾼다. 식물과 곤충 그리고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초라하지 않을 행복한 나의 모습을. (p.106)

 

 

 

“내가 바라고 꿈꾸는 삶은 정원 그 자체가 아니다. 정원이 우리 삶에 스며들면 삶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나는 정원이 우리 삶을 좀 더 건강하고 품위 있게 만든다고 믿기에 그 소중한 변화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이 책은 한때 방송 작가로 일하던 저자가 방송을 그만두고 영국으로 떠나 8년간의 긴 유학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속초 생활을 시작한 2014년부터 쓰기 시작한 글을 모은 것으로, 150년이라는 시간을 간직한 한옥집을 수리하고, 소 키우던 축사만 덩그러니 놓여 있던 마당을 정원으로 바꾸며 고향도 아닌 이곳에 뿌리내린 가족의 시골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속초에서 정원을 가꾸며 식물로부터 얻은 위로와 치유의 순간들, 식물의 생존 전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우리 삶의 지혜와 태도, 그리고 가드닝의 다양한 정보까지 식물의 삶의 태도를 관찰하고 이해하면서 깊어진 삶의 변화가 곳곳에서 배어난다.

 

시골 생활은 아무래도 일이 많다. 단열이 잘 안 돼 춥고, 청소하기에도 불편하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시골 생활의 불편함이 도시에서 겪는 일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 도시에 살았던 16년 동안 매일 출퇴근길에서 차들이 내뿜는 매연 탓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만져대고 어쩌다 퇴근이 늦어지면 아파트 주차장은 이미 빈틈이 없었다. 대체 차를 어디에 대고 들어가야 하는 건지 주차장을 서너 바퀴씩 돌 때면 한숨이 폭폭 나왔다. 간단하게 파 한 뿌리 사 오면 될 일인데, 차를 몰고 대형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넓은 매장 안에서 파를 고르고 줄 서서 계산을 마칠 때면 동네 슈퍼가 사라진 게 가슴 아플 지경이었다. 이런 저자에게 시골에서의 생활은 두말할 것도 없이 힐링 그 자체였다. 처음엔 괜한 결정을 했나 후회하기도 했지만 이내 즐거움이 생겼다.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초록이들이 내뿜어대는 피톤치드는 신경을 안정시킨다. 그로 인해 마음이 편안해지고 분노가 가라앉는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반복하며 땅에서 자라나길 여러 번 질고 질긴 생명들을 마주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그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여유를 갖는다. 식물과의 소통, 별거 아닌듯 하지만 그 작은 몸에서 뿜어대는 에너지는 우리를 위로하고 힘을 주기도 하면서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우리들에게 스며든다. 자연에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 언제나 순수하게 날 것 그대로 우리와 마주한다. 이게 바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도시 생활이 힘들었던 저자는 시골에서 삶의 답을 찾았다. 그녀는 말한다. “자연은 우리 곳곳에 삶의 힌트를 숨겨놓았다”고. 그러니 “지금 당신의 몸이, 마음이 아프다면 우리의 삶의 방향을 되돌아볼 때”다. 태풍에, 가뭄에, 강풍에, 사람에 의해 쓰러지고 갈라지고 부서지고 모든 나무는 저마다의 시련을 끌어안고 산다. 우리들도 마찬가지. 저자가 정원을 돌보며 깨달은 진실 하나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필터’로 자기 삶을 통과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거치며 노화된다는 것이다. 상처는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그것을 딛고 성장한다. 오늘 하루 잠깐 자연속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꽃, 나무, 바람, 구름, 물 등 가만히 자연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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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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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수놓아진 알록달록 색색깔의 바늘꽂이를 한데 모아놓아 귀엽기도 하고 이쁘기도 한 이달의 <샘터>. 이번 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뭐니뭐니 해도 배우 지창욱님이 나왔던 <이 남자가 사는 법>. 솔약국집 아들들에 이어 웃어라 동해야, 무사 백동수, 기황후, 힐러 등 지창욱 배우님이 각 작품에서 맡은 인물들을 어찌나 잘 소화해내는지 매번 그의 연기에 홀딱 빠져버렸는데 이번 인터뷰 덕분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았다. 샘터는 어찌 갈수록 이리 풍성해지는지. 솔직히 한차례 변화를 겪으며 쪽수가 늘어나고 예전에 비해 두께가 좀 더 두꺼워지면서 처음에는 군데군데 빈틈이 보였었는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알알이 주렁주렁 열매가 매달려 꽉찬 느낌이다. 행복일기는 언제나 그렇듯 감동과 격려와 용기를 듬뿍 안겨다주는 까닭에 행복일기보다는 행복나눔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할머니의 밥상은 언제나 그렇듯 여전히 먹음직스러웠는데 간재미? 처음 들어보는 음식이 나와 상당히 신기했다. 요리법은 일반 생선찌개랑 비슷한것 같은데 그래도 역시 어머니의 정성이 들어가서 더 맛있겠지? 이 달에도 역시나 엄지척! 갈수록 번쩍번쩍 빛이 나는 샘터. 2019년도 샘터와 함께, 다음달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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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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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펼쳐진 세계를 즐거운 눈으로 보려고 할 때 우리는 어린이의 눈이 된다. 물론 우리는 어른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어린이의 눈을 질끈 감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 안의 어린이란 녀석은 멍청해서 어린이의 눈으로 세계를 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의 눈을 감아버린다. 개중에는 눈을 너무 꼭 감아서 어린이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기 안의 어린이의 눈을 자유자재로 감았다 떴다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걷거나 달릴 때, 숲을 바라볼 때,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어린이의 눈을 뜬다. 물론 어린 시절과 똑같이 넘치는 즐거움을 맛보기는 어렵다.그래도 그 시절에 배운 방법이 어른이 되 지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35)

 

 

소설을 쓸 때,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방침은 ‘어쨌든 쓴다’는 것이다. 당연한 일인데, 이것 말고 여러분께 보일 다른 방법이 없다. 세상에는 마감이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반사적으로 쓰게 된다. 물론 아무 바탕도 없이 ‘어쨌든 쓰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정한 부분은 메모에 의존한다. 떠오른 조각들을 대충 적어서 팔짱을 끼고 노려보다가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한다. 수수께끼를 푸는 것과 비슷하다. 잘하면 조각과 조각을 연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기보다 일단 써본다. 이 시점에서는 테마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테마가 마지막까지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 (p.116)

 

 

내 상상력의 기반은 초등학생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호기심과 공포, 이것은 내가 소설 집필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연료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나라라는 곳에 살고 있는데, 최근 들어 주변을 탐험하는 버릇이 또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 자주 찾는 산책 코스 중 하나로는 철도 아래를 통과하는 터널이 있다. 아무래도 그곳이 신경 쓰여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터널 저편에 보이는 숲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벽에는 그 터널 저편이 저승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마저 감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언젠가 나는 이 터널에서 시작되는 소설을 쓰게 될 것 같다. (p.347)

 

 

 

현실과 환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소설가, 모리미 도미히코. 그가 선사하는 마법 같은 세계의 뒷이야기. <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 이 책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가 처음 선보이는 에세이집으로 작품의 시작이 된 일상의 조각을 풀어 놓으며 개인적인 이야기와 일기까지 아낌없이 담아낸다.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상황을 겪으며 쓴 글이라 분량이나 내용도 전혀 다르다. 독서에 대한 글과 작품 해설, 그가 좋아하는 것(영상물이나 아이템, 음식에 관한 글), 그의 소설과 관련된 글, 산책과 철도, 여행에 관한 글, 그의 일상, 이 책을 위해 모은 기고 및 대학원 시절의 일기, 2012년부터 2년간 대만의 문예지 <종합문학>에 연재한 칼럼 등 다다미 넉장반의 좁은 방에서부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마법 같은 세계로 이어지는 그의 여정은 짧고, 웃기고, 엉뚱하면서도 한편으론 묵직하게 책과 함께하는 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저자는 말한다. 자기 전에 읽어야 할 책. 그런 책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고. 철학서처럼 어렵지 않고, 소설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책도 아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어 하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손에서 놓지 못한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는 작품도 아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없지만, 읽고 있는 시간이 허무해질 정도로 무익하지도 않다. 독이 되는 것도, 약이 되는 것도 아닌 책. 중간부터 읽어도 되며, 읽고 싶은 부분만 읽어도 되는 책. 긴 것, 짧은 것, 농후한 것, 얄팍한 것, 능청스러운 것, 나름대로 성실함을 갖춘 것 등 다양한 글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 몽롱한 분위기가 태평양에 떠 있는 이름 모를 섬의 모래사장에 왔다가 물러가길 반복하는 파도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을 평안한 꿈의 나라로 유혹할 것이다. 지금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읽다 졸리면 그냥 주무세요.” 라는 저자의 당부가 괜한 말이 아니다. 밤낮을 가릴 것 없이 아무 때나 졸리면 되는대로 쓰러져 자고 잠에서 깨어나 아무 때나 다시 들여다보면 된다. 머리맡에 이 책을 두고 저자를 만난다면, 잠에 들기까지 시간을 가득 채워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그만이 가진 무한한 상상력은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 우리들의 빈곤한 상상력을 한없이 부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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