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색 - 이토록 컬러풀한 세계사
댄 존스 지음, 마리나 아마랄 그림, 김지혜 옮김 / 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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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수록된 콘스탄티노플 사진은 1855년에 영국의 전쟁 사진가 제임스 로버트슨이 촬영한 것이다. 콘스탄티노플은 400년 전 오스만 제국이 비잔티움 제국으로부터 빼앗은 후 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그 도시는 부유하고 다문화적이었으며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어 무역에서 특권적인 지위를 누렸다. 1850년대 가장 중요했던 것은 콘스탄티노플이 지중해에서 흑해로 들어가는 출입을 통제하는 지점이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콘스탄티노플은 특히 러시아에게 특별한 관심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제국의 이해관계에도 중요한 장소였다. (p.36)

 

에이브러햄 링컨은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우아하지는 않지만 카리스마가 있었고, 영적이지만 종교적으로는 무신론을 표방한 인물이었다. 게다가 그의 높은 교양 수준은 거의 독학으로 얻은 것이었다. 1809년 일리노이주의 오두막에서 태어난 링컨은 1830년대 내내 정계 진출을 모색했고 1861년에 비로소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리고 그의 백악관 입성은 남북 전쟁의 출발점이 되었다.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링컨은 특유의 성실함과 간결한 연설 덕분에 “정직한 에이브”라는 별명을 얻었다. (p.78)

 

톨스토이는 위대한 문학의 시대를 살았다. 러시아에서 그의 동시대인들로는 이반 투르게네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안톤 체호프가 있었고 러시아 밖에는 조지 엘리엇, 토머스 하디, 빅토르 위고, 귀스타브 플로베르, 에밀 졸라, 헨리크 입센, 허먼 멜빌, 마크 트웨인과 헨리 제임스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19세기 중후반을 경험했고 문학은 그들의 경험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었다. (p.103)

 

 

 

 

과거는 흑백이고 현재는 컬러인가? 순수주의자들은 흑백의 과거가 진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 컬러풀하듯 모든 세계는 원래 색이 있었다. 이 책은 과거의 사진에 제 빛과 색을 찾아줌으로써 역사를 보는 관점을 바꾸고 나아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현재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대사,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존재했던 가장 의미 있는 현장을 200장의 사진으로 압축해 빅토리아 여왕의 치세와 제국의 등장과 몰락, 크고 작은 전쟁, 우주 시대의 개막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농밀하고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었고 그들의 표정이 있었다. 미술가 마리나 아마랄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흑백사진을 철저한 고증 끝에 채색하고 복원하여 진짜의 컬러를 보여주고, 역사가 댄 존스가 전후 맥락을 짧은 글로 명쾌하게 설명하여 우리는 마치 그 역사적 현장에 함께한 듯 당시를 기억하게 된다. 히틀러와 군중, 마타 하리, 빅토리아 여왕의 초상 사진, 명성황후 사진까지. 시각적인 기억이 생생할수록 우리는 역사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이 책에 수록된 사진 한 장 한 장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이 사진들은 한데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으며, 각 사진에 덧붙인 설명과 함께 다음 사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 이야기는 우리를 크림 전쟁에서 냉전으로, 증기기관의 시대에서 우주의 시대로 인도한다. 또한 우리의 이야기는 제국의 시대에서 시작해 초강대국의 시대로 끝을 맺는다. 거장과 폭군, 살인자와 희생자, 천재와 발명가, 그리고 결국 세계의 파괴자가 될 사람들까지 모두 다루고 있다. 브라질의 미술가 마리나 아마랄의 컬러 복원 작업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신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회색의 농담만으로 색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흑백사진을 다채로운 컬러로 복원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역사적 고증이 필요한 작업이다. 군복, 메달, 리본, 계급장, 군장, 피부, 눈동자, 머리칼 등. 작은 것 하나하나도 사각자료와 역사적 맥락, 다양한 문서 자료로 검증해야 하는 싸움이다. 그는 끊임없이 그 시대의 자료를 파고 또 파면서 한 장에 한 달이 넘게 작업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 시도조차 필요하지 않은 때도 있었다. 사진을 선별하면서 시야를 넓혀 여러 대륙과 문화를 고루 포함하고 익히 알려진 것과 잊힌 것을 고루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죽은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시대를 정당하게 다루려고 노력했다. 고심을 거듭했고 수없이 마음을 바꿨다. 가능한 더 많은 사진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약 1만 장의 사진 중에 9,800장은 버려지고 200장의 사진만이 이 책에 담겼다. 흑백으로만 기억되는 격동기 세계사를 컬러로 복원하여 컬러풀한 세계사를 보여주고, 빛바랜 흑백의 역사를 되살려 우리에게 그 의미와 가치를 확고하고도 분명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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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색 - 이토록 컬러풀한 세계사
댄 존스 지음, 마리나 아마랄 그림, 김지혜 옮김 / 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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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색을 입히니 상당히 새롭네요. 기존의 역사를 좀 더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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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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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7월 4일 밤에 일어난 일은 내 잘못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 앉아서 진실을 떠올리지 않았던 날은 단 하루도 없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전부 그들 잘못이다. 마이더스가 실종되고, 그래서 내가 모든 걸 잃어버린 건 그들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기 감방에 홀로 앉아 배 위에 생긴 딱딱하고 비뚤배뚤한 상처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생각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다르게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내가 그 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다른 날짜를 택했더라면, 하다못해 다른 술집에 갔더라면, 아니면 그날 밤 알마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봐달라고 부탁했더라면, 휴대폰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날 넬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늘로 고개를 젖히고 얼굴에 찬란히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마치 예언과도 같은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더운 날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p.24)

 

알마는 기다란 방의 저 끝에서 이야기했다. 위니에게는 들리지 않을 거리였다. 흐느끼느라 중간중간 말이 막혔다.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앉은 알마는 한 손에 묵주를 쥔 채로, 말을 하다 말고 번번이 눈을 감고서 구겨진 화장지 한 움큼을 천장으로 흔들며 알 수 없는 스페인어로 뭐라 기도를 읊조렸다. 집에서 가져온 파스타를 너무 많이 먹어 식곤증이 왔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여동생 집에 있는 자기 아기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해주었다고 한다. 알마는 그런 뒤에 잠든 게 분명했지만, 그건 자신답지 못한 일이었다고 주장하며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위니를 슬쩍 바라보았다. 알마의 딸이 이앓이를 하고 있어서 전날 밤 네 번이나 깼다면서. 알마는 깨어나서 모니터를 확인했다. 그런데 요람이 비어 있었던 것이다. (p.75)

 

그들은 모두 위니에게 가서 위니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마치 자신의 심장을 잡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위니를 아주 오랫동안 안아주었다. 얼마나 오래 안았던지 집으로 돌아가는 세 사람의 몸에서 위니의 샴푸 향이 묻어났다. 프랜시가 무릎을 꿇고는 위니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가까이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곧 아이를 찾을 거예요, 위니. 경찰이 찾아줄 거라고요. 우리 모두 마이더스를 찾을게요. 약속해요.” 그리고 세 사람은 위니의 집 테라스 난간에 서서 브루클린 거리에 펼쳐진 수백만 개의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 창문 안에는 아기들이 안심하고 새근새근 자고 있으리라. 거리를 지나던 주민들이 넋 나간 엄마 셋을 흘끔 돌아보았을지도 모른다. 무더운 7월의 바람에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흩날린 채, 마음 가득 두려움을 담고 걸어가는 엄마들을. (p.78)

 

 

 

그녀들은 모두 ‘맘동네’라는 육아 사이트를 통해 5월맘 모임에 들어왔다. 맘동네는 ‘브루클린에서 가장 유용한 육아 정보 모임’을 자처하는 곳이었다. 그녀들은 출산하기 한참 전부터, 그러니까 몇 달 동안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리고 새로 얻은 엄마라는 삶에 대해서, 현실 친구라면 절대로 참고 들어주지 않을 수준의 이야기를 낱낱이 나누었다. 임신한 걸 알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각자의 엄마에게 얼마나 멋진 방식으로 이 소식을 알렸는지, 아기 이름으로 어떤 걸 생각해놓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봄이 다가오던 어느 날, 그녀들은 모두 3월 아침에 만삭이 된 몸을 이끌고 공원에 나왔다. 공기 중에 떠도는 상쾌한 풀 냄새를 맡으며 기분 좋게 그늘에 모여 앉았고, 마침내 누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그녀들은 계속 만났고, 같은 출산 교실에 등록했으며, 함께 심폐소생술 강좌를 듣고, 요가 학원에서 나란히 앉아 고양이 자세를 연습했다. 이윽고 5월이 되자 기대했던 대로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브루클린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에 맞추어 말이다. 무더운 7월 어느 날, 그녀들은 동네 술집에서 간단하게 한잔하기로 한다. 틀에 박힌 육아에서 벗어나 아기를 잠시 남편이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하룻밤 기분 전환하려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베이비시터가 잠든 사이 싱글맘 위니의 6주 된 아기가 사라졌다.

 

돌이킬 수 없는 악몽으로 바뀐 완벽한 엄마들의 단 하룻밤 일탈!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생후 6주 된 아기가 사라졌다! 소니의 자회사인 트라이스타 픽처스를 통해 영화화될 예정이며 케리 워싱턴이 주연 배우로 내정되어 있는 <퍼펙트 마더>. 이 소설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온라인 모임을 통해 만난 엄마들이 잠시 아기를 두고 외출했던 밤, 한 엄마의 아기가 납치되고, 그 후 삶의 나락으로 떨어진 엄마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엄마들은 아기 납치에 관한 단서를 찾으려 애쓰지만, 정작 언론과 경찰의 포위망은 엄마들을 조여오고, 점차 그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세상에나 아기가 사라지다니! 정말 최악의 악몽이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군더더기 없이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대반전! “그저 하룻밤, 아기를 두고 외출했을 뿐이예요.” 모든 걸 이해했다고 착각하면서 읽게 된다. 사실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차례로 드러나는 비밀과 거짓말. 정말 감쪽같이 속았다. 이래저래 얽혀 있던 실타래가 마침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면서 독자들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독성 최고!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든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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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영웅 배틀전
공간디앤피 지음, 장영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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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30명의 영웅들은 2008년에 미국 역사 밀리터리 잡지인 「암체어」에서 선정한 ‘세계 명장 100순위’와 영국의 국영 방송인 BBC가 선정한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전략가 100위’에 공통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으로 이들은 모두 기원전 6세기부터 19세기에 활약한 인물들이다. 책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전투는 영웅들의 활약 시대와 상관없이 구성. 두 명씩 짝을 이룬 인물들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각각의 인물이 사용했던 전술이나 병력 등을 위주로 ‘이들이 적으로 만나 전투를 한다면’ 이라는 상상으로 이루어졌다. 영웅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는 두피디아, 네이버 백과, 위키백과 등의 자료를 기초로 삼아 구체적인 병력의 수나 무기의 크기 등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두 명씩 짝을 이룬 인물들은 먼저 태어난 사람을 앞에, 나중에 태어난 사람을 뒤에 두었으며 영웅이 출생한 당시의 국가는 출생-사망 표기 옆에 따로 적어두었다. 그리고 총력 그래프는 역사적으로 각 인물이 활약했던 당시의 이야기들과 역사학자들의 평가를 토대로 작가가 주관적으로 수치화했다. 특히 약점은 약점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와 합산해 100이 되도록 했다. 

 

역사 속의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역사 속 영웅들의 불꽃 튀는 정면 승부! 재밌다. 그리고 흥미진진하다. 아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했다.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고 박진감 넘치는 대결 구도로 역사를 지루해하고 재미없어하는 아이들도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전략 전술, 최대 병력, 주력 무기, 총력 등으로 배틀전을 치를 영웅의 기본 정보로 승부를 예측하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캐릭터 비교>를 통해 영웅들의 실제 삶과 역사적 배경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즐기면서 공부까지! 아들은 재밌고 엄마는 아들이 재밌게 공부해서 기쁘고 일거양득! 이겨라~ 이겨라~ 이기는 편이 우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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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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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큰 야망을 가진 외과의였다. 그러나 당시 암 발병률이 실망스럽게도 너무 낮았기에, 이를 대체할만한 사업이 하늘에 떠 있는 태양만큼이나 필수적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간판을 내걸기에 이보다 더 나은 곳이 있을까? 적어도 당시에는 두 사람 모두 이 일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이틀 후, 스티츠워스는 모두가 잠든 밤에 슬그머니 병원으로 왔다. 그는 옷을 벗고 수술대 위에 누웠다. 흰색 가운을 입고 마스크와 수술 장갑을 착용한 브링클리가 조그마한 은색 쟁반을 마치 성체처럼 두 손에 들고 들어왔다. 쟁반 속 거즈 위에는 염소의 고환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브링클리가 쟁반을 내려놓은 후, 마취제를 주사했고······. 수술은 1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돈을 주었고, 농부는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이 흘렀다. 브링클리의 마음속에서 탐욕과 두려움이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2주 후, 농부는 희색이 가득한 얼굴로 다시 나타났다. 이렇게 해서 염소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p.51)

 

시카고의 상황은 브링클리의 예상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AMA의 지도부는 브링클리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기쁜 마음으로 그를 잊었다. 그러나 한 사람만은 그러지 못했다. 모리스 피시바인은 2년 전 시카고에서 열린 염소 고환 이식수술 시연회에서 봤던 브링클리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떠들썩한 소란에 들볶이던 이 편집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나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러 갔다. 그 일은 단계별로 점점 커져서 그의 인생에서 가장 엄청난 경력이 되었다. 바로 의학박사 존 브링클리를 업계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었다. (p.99)

 

남들이 발을 질질 끌며 나아갈 때에도 브링클리는 현재에 충실했다. 그는 상품을 천막과 마을 광장에서 꺼내어 전국 방송에 내보낸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렇게 그의 상품은 환각에 빠지게 하는 마케팅의 힘과 결합했고, 몇 년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1924년에는 전국에 개인과 기업을 합쳐 약 750곳에서 고환 회춘술을 홍보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신호 중 하나가 캔자스에서 흘러나왔다. 브링클리는 그곳에서 염소 고환과 함께 브링클리 연구병원의 완벽한 보건 프로그램을 홍보하여 모든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p.157)

 

브링클리는 갑판을 샅샅이 뒤지다 가슴에 책을 얹어놓은 채, 대합실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며 졸고 있던 피시바인을 찾아냈다. 그는 피시바인에게 다가가다 몇 미터 앞에서 멈추었다. 잠에서 깬 피시바인이 눈을 깜빡이더니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브링클리는 몇 걸음 더 다가가다 다시 멈추어 섰다. 입을 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가 여러 각도에서 자신의 분노를 보여주려는 듯 주변을 잠시 서성거렸지만, 피시바인은 그를 못 본 척했다. 기묘한 무언극이 잠시 이어졌고, 브링클리가 가쁜 숨소리를 내고는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가버렸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실망스러운 결말인가? 둘 중 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돌팔이 의사를 실제로 마주하자, 피시바인의 내면에 있던 무언가가 깨어났다. 그것은 무뎌진 목표의식을 자극했다. 그는 뉴욕 땅에 발을 내딛으며, 비열한 악당을 완전히 몰락시키기로 결심했다. (p.322)

 

1917년, 미국의 가장 뻔뻔한 사기꾼이라 불리는 존 R. 브링클리는 시들어가는 정력을 회복시켜주겠다며 남성들에게 기이한 외과 수술법을 소개한다. 그의 치료법은 단순했다. 염소의 고환을 제거해 사람의 음낭에 넣는 것이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염소 고환 이식술을 통해 발기부전 치료법의 돌파구를 찾게 되는데 터무니없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열성적인 고객들 덕분에, 브링클리 박사는 순식간에 미국 최상위 부자이자 전국구 스타가 된다. 돌팔이 사냥꾼 모리스 피시바인이 이 대담하고 위험한 사기꾼을 업계에서 몰아내려고 애쓰지만, 브링클리는 한발 앞서는 기발함으로 매번 피시바인을 따돌리며 광고계와 방송계, 정치계 모두 섭렵하며, 끝 모를 사기행각이 뿌리내리기 좋은 비옥한 토지임을 증명해낸다. 결국 두 사람은 법정에 서게 되고, 그들의 대결은 극적인 상황까지 치닫게 되는데······ 속임수가 난무하던 시대, 미 전역을 돌며 끝이 보이지 않는 대담함으로 활개치던 범죄자의 여정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면허 없는 살인자, 천재 악마, 연쇄살인마로 불리는 최고의 돌팔이 의사 ‘존 R. 브링클리’의 실화 이야기 <돌팔이 의사>. 이 책은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로, 저자의 책으로는 최초로 국내 출간을 하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이야기는 20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당시는 무면허, 가짜 면허를 가진 소위 돌팔이 의사들이 횡행했던 시기로,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자들의 천국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존 R. 블랑클리는 단순히 의학적인 돌팔이 그 이상이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재능 있는 사기꾼이었던 그는 수술법 이외에도 광고를 위해 라디오 방송국과 송전탑을 짓고, 비행기로 선거운동을 하며, 컨트리 뮤직을 처음으로 라디오에 도입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의학적인 조언을 함으로써 수많은 가정을 병들게 했고, 염소 고환 이식술을 통해 수많은 남자들을 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더해져 주지사 출마까지 하게 된다. 이게 실화라니?! 책은 개인의 욕망 때문에 파멸되어 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아주 세밀하게 그려낸다. 자식을 번식시키고자 하는 욕망은 동물적인 것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다지만 그런 개인의 욕망을 이용하여 제 사리사욕을 채우는 의사라니 이건 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너무 불쾌하여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가 가진 재능을 좀 더 정직하게 사용했더라면 모두에게 칭송받는 의사가 될수도 있었을텐데 정말이지 끔찍하게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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