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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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7월 4일 밤에 일어난 일은 내 잘못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 앉아서 진실을 떠올리지 않았던 날은 단 하루도 없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전부 그들 잘못이다. 마이더스가 실종되고, 그래서 내가 모든 걸 잃어버린 건 그들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기 감방에 홀로 앉아 배 위에 생긴 딱딱하고 비뚤배뚤한 상처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생각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다르게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내가 그 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다른 날짜를 택했더라면, 하다못해 다른 술집에 갔더라면, 아니면 그날 밤 알마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봐달라고 부탁했더라면, 휴대폰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날 넬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늘로 고개를 젖히고 얼굴에 찬란히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마치 예언과도 같은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더운 날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p.24)

 

알마는 기다란 방의 저 끝에서 이야기했다. 위니에게는 들리지 않을 거리였다. 흐느끼느라 중간중간 말이 막혔다.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앉은 알마는 한 손에 묵주를 쥔 채로, 말을 하다 말고 번번이 눈을 감고서 구겨진 화장지 한 움큼을 천장으로 흔들며 알 수 없는 스페인어로 뭐라 기도를 읊조렸다. 집에서 가져온 파스타를 너무 많이 먹어 식곤증이 왔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여동생 집에 있는 자기 아기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해주었다고 한다. 알마는 그런 뒤에 잠든 게 분명했지만, 그건 자신답지 못한 일이었다고 주장하며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위니를 슬쩍 바라보았다. 알마의 딸이 이앓이를 하고 있어서 전날 밤 네 번이나 깼다면서. 알마는 깨어나서 모니터를 확인했다. 그런데 요람이 비어 있었던 것이다. (p.75)

 

그들은 모두 위니에게 가서 위니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마치 자신의 심장을 잡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위니를 아주 오랫동안 안아주었다. 얼마나 오래 안았던지 집으로 돌아가는 세 사람의 몸에서 위니의 샴푸 향이 묻어났다. 프랜시가 무릎을 꿇고는 위니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가까이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곧 아이를 찾을 거예요, 위니. 경찰이 찾아줄 거라고요. 우리 모두 마이더스를 찾을게요. 약속해요.” 그리고 세 사람은 위니의 집 테라스 난간에 서서 브루클린 거리에 펼쳐진 수백만 개의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 창문 안에는 아기들이 안심하고 새근새근 자고 있으리라. 거리를 지나던 주민들이 넋 나간 엄마 셋을 흘끔 돌아보았을지도 모른다. 무더운 7월의 바람에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흩날린 채, 마음 가득 두려움을 담고 걸어가는 엄마들을. (p.78)

 

 

 

그녀들은 모두 ‘맘동네’라는 육아 사이트를 통해 5월맘 모임에 들어왔다. 맘동네는 ‘브루클린에서 가장 유용한 육아 정보 모임’을 자처하는 곳이었다. 그녀들은 출산하기 한참 전부터, 그러니까 몇 달 동안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리고 새로 얻은 엄마라는 삶에 대해서, 현실 친구라면 절대로 참고 들어주지 않을 수준의 이야기를 낱낱이 나누었다. 임신한 걸 알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각자의 엄마에게 얼마나 멋진 방식으로 이 소식을 알렸는지, 아기 이름으로 어떤 걸 생각해놓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봄이 다가오던 어느 날, 그녀들은 모두 3월 아침에 만삭이 된 몸을 이끌고 공원에 나왔다. 공기 중에 떠도는 상쾌한 풀 냄새를 맡으며 기분 좋게 그늘에 모여 앉았고, 마침내 누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그녀들은 계속 만났고, 같은 출산 교실에 등록했으며, 함께 심폐소생술 강좌를 듣고, 요가 학원에서 나란히 앉아 고양이 자세를 연습했다. 이윽고 5월이 되자 기대했던 대로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브루클린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에 맞추어 말이다. 무더운 7월 어느 날, 그녀들은 동네 술집에서 간단하게 한잔하기로 한다. 틀에 박힌 육아에서 벗어나 아기를 잠시 남편이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하룻밤 기분 전환하려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베이비시터가 잠든 사이 싱글맘 위니의 6주 된 아기가 사라졌다.

 

돌이킬 수 없는 악몽으로 바뀐 완벽한 엄마들의 단 하룻밤 일탈!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생후 6주 된 아기가 사라졌다! 소니의 자회사인 트라이스타 픽처스를 통해 영화화될 예정이며 케리 워싱턴이 주연 배우로 내정되어 있는 <퍼펙트 마더>. 이 소설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온라인 모임을 통해 만난 엄마들이 잠시 아기를 두고 외출했던 밤, 한 엄마의 아기가 납치되고, 그 후 삶의 나락으로 떨어진 엄마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엄마들은 아기 납치에 관한 단서를 찾으려 애쓰지만, 정작 언론과 경찰의 포위망은 엄마들을 조여오고, 점차 그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세상에나 아기가 사라지다니! 정말 최악의 악몽이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군더더기 없이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대반전! “그저 하룻밤, 아기를 두고 외출했을 뿐이예요.” 모든 걸 이해했다고 착각하면서 읽게 된다. 사실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차례로 드러나는 비밀과 거짓말. 정말 감쪽같이 속았다. 이래저래 얽혀 있던 실타래가 마침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면서 독자들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독성 최고!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든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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