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흑역사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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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이란 다 아이러니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대규모로 죽을 쑤는 원인은 바로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특성,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 바로 그 특성 때문인 경우가 많다. 즉, 인간은 세상에서 패턴을 읽어낸다. 그리고 알아낸 것을 다른 인간에게 전할 수 있다. 또한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할 줄 알아서, ‘이걸 이렇게 바꾸면, 저게 저렇게 돼서, 살기가 좀 더 편해지겠지?’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문제는 그중 어느 하나도 그리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이 없는 곳에서도 패턴을 읽는다.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부족할 때가 많다고만 해두자. 우리는 이걸 이렇게 바꾸면, 이상한게 덩달아 바뀌고, 또 다른 게 이상해지다가, 결국 이게 뭐야, 살려주세요······ 하게 된다는 예상을 하지 못한다. 이는 과거의 화려한 실적으로 증명된다. 인류가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하고 아무리 많은 난관을 극복했다 해도 파국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p.11)

 

인간의 머리는 어떻게 세상을 주름잡고 기상천외한 일들을 해내면서도 동시에 누가 봐도 어이없는 최악의 결정을 날마다 내릴 수가 있을까? 한마디로 우리는 어떻게 달나라에 사람을 보내면서, 옛날 애인에게 그런 한심한 문자를 보내는 것일까? 모든 것은 우리 뇌가 진화한 방식에 기인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진화라는 과정은 영리함과 거리가 멀다. 멍청할 뿐 아니라 아주 고집스럽게 멍청하다. 진화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래저래 죽을 수 있는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피하고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잘 넘어갈 때까지만 죽지 않고 사는 것, 그것뿐이다. 그렇게만 되면 성공이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다시 말해 진화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 (p.25)

 

아마 인류 최고의 역작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가 아닐까 싶다. 바다 한가운데에 우리가 버린 쓰레기 더미가 광대한 섬을 이루어 돌아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는 언뜻 시적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면적이 텍사스주 정도에 이르는 이 쓰레기 섬은 북태평양 환류에 갇혀 대양을 끝없이 순환하고 있다. 대부분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와 어로 장비 파편으로 이루어져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해양 생물들에게는 막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 과학자들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인류는 플라스틱을 널리 사용하기 시작한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83억 톤이 넘는 플라스틱을 생산했다고 한다. 그중 63억 톤을 버렸고, 그것이 지구 표면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위엄이다. (p.55)

 

우리는 끔찍한 사건의 배후에는 뭔가 치밀한 고도의 기획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아니, 그렇게 엄청난 비극이, 무슨 천재 악당이 사주한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벌어질 수 있겠는가?’ 싶은 것이다. 그래서 천재 악당이 눈에 띄지만 않으면 별일 없겠구나, 하고 안심하기 쉽다. 그러나 역사는 이것이 오판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역사 속에서 거듭 저지르는 실수다.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인재들은 대개 천재 악당의 소행이 아니다. 오히려 바보와 광인들이 줄지어 등장해 이랬다저랬다 아무렇게나 일을 벌인 결과다. 그리고 그 공범은 그들의 뜻대로 부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 자신감이 넘쳤던 사람들이다. (p.125)

 

 

지적이고 유머러스한 필치로 써내려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역사 강의 <인간의 역사>. 인류, 그 화려한 바보짓의 역사. 가장 지적인 존재이자 가장 바보 같은 존재, 호모 사피엔스. 시도 때도 없이 사고 치는 우리에게 역사가 묻는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겁니까, 인간?" 3센트 더 벌자고 유연 휘발유를 개발해 전 세계에 납중독을 일으킨 미즐리, 재미로 영국산 토끼를 몇 마리 들여왔다가 호주의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린 오스틴, 벼를 먹는 참새를 박멸하려다 메뚜기 떼 창궐로 대기근을 부른 마오쩌둥, 칭기스칸의 편지를 잘못 이해해 지도에서 영영 사라진 호라즘 제국 등 잘난 체하고, 아는 체하고, 있는 체하다가 결국 일을 그르치고 마는 인간의 역사. 이제 그만 망해도 되지 않을까? 책에는 인간이 저지른 헛짓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객관적인 시선으로 써내려간 인류의 대실패 기록. 때론 코미디, 때론 스릴러, 때론 집단 시트콤 같은 장면들······. 인간 종에 대한 역사적 탐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저자는 지금까지 역사책에서 볼 수 없었던 신랄함과 유머, 충실한 연구로 우리를 다그치고, 독려하고, 때로는 응원한다. 그가 기록한 역사는 말 그대로 흑역사의 연속이다. 진시황, 히틀러, 마오쩌둥, 콜럼버스 등 우리가 아는 헛짓거리의 대명사들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개개인의 치명적인 흑역사까지 총망라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책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이 일을 말아먹는 재주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책이다. 우리가 저지른, 말 그대로 화려한 실패의 역사가 빼곡히 담겨 있다. 물론 우리가 이룩한 위대한 역사들도 있다. 우리 머리는 교향곡을 만들고, 달에 사람을 보내고, 블랙홀을 생각한다. 하지만 포테이토칩 하나를 살 때에도 5분은 족히 고민해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모습이다. 인류가 지나온 그 화려한 바보짓의 역사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인간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후회한다. 금세 까먹는 것 또한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어찌된 것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다.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그야말로 시간순삭! 역사책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리자.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역사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오늘의 뉴스를 보며, 혹은 우리 일상에서 도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럴까 궁금할 때가 있다면 이 책에서 답을 찾아보자. 역사 속 인간들은 그 답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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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카르테
치넨 미키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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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재치는 물론 인간미까지 넘치는 소설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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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카르테
치넨 미키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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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노는 다시 의국에서 전자차트를 물고 늘어졌다. 루카의 최근 입원 기록을 죽 읽었다. 9월 4일부터 2일, 7월 30일부터 6일, 7월 3일부터 3일, 루카는 정신과에 입원하면 거의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고 퇴원했다.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차트를 읽을 때마다 무언가가 걸린다. 그러나 수면부족으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무엇이 걸리는지 잘 모르겠다. 눈꺼풀이 무겁다. 슬슬 한계였다. 어째서 수면제를 잔뜩 먹고 아침까지 푹 잔 환자 때문에 잠도 거의 못 잔 자신이 이렇게 괴로워해야 하는 거지. 슬며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자지 않았다? 문득,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스와노는 필사적으로 그 희미한 빛의 조각을 잃지 않으려고 뇌에 채찍질을 가했다. (p.38)

 

“알겠나, 우리는 환자에게 무언가를 강제할 수는 없어. 의사가 할 수 있는 건 통계상 자료를 제시하고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시하는 것뿐이야. 우리가 제시한 모든 정보를 이해한 뒤에 환자가 선택한 사항에 의사가 참견할 수는 없어. 우린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p.71)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한 사람은 수련의로 2년 동안의 초기임상 수련을 받는다. 그 2년 동안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다양한 과를 몇 개월씩 돌면서 의사로서 기초 실력을 쌓는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기가 가고 싶은 과를 선택해야 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모교인 준세이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2년의 수련의 생활을 시작한 스와노 료타. 그런 그의 앞으로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진 환자들이 나타난다. 매달 비슷한 날짜에 수면제를 먹고 실려 오는 여성, 초기 위암인데 내시경 수술을 하지 않고 굳이 개복 수술을 해달라고 떼를 쓰는 노인, 점점 더 커지는 기묘한 화상을 입은 어머니, 약을 먹었는데도 발작을 일으키는 소녀, 미국에 가서 심장이식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스와노. 그가 밝혀낸 환자들의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기도의 카르테>는 저자가 2018년에 서점대상 후보작으로 올라서 주목을 모았던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이후 처음 발표한 신작이다. 소설은 다섯 편의 연작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들은 환자들의 기도를 주인공인 스와노 료타의 시선으로 쓴 카르테(차트)로 그가 거쳐 간 각 과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범인을 잡는 미스터리가 아닌 동기를 찾는 미스터리! 상냥하고 다정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각 과마다 베테랑 의사가 환자의 몸을 고치는 동안 옆에서 세심하게 환자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마음속 상처를 달래주고 치료하려고 애쓰는 병아리 의사 스와노 료타. 그 덕분에 가는 과마다 인기 절정, 지도 의사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유머와 재치는 물론 인간미가 넘친다. 그래서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진다. 부담이 없다. 환자 한 명 한 명의 가슴 아픈 사연을 해결하려 고군분투하는 스와노의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상처뿐 만이 아니라 내면의 상처까지도 보듬어 주는 이런 의사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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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아 - 흔들리지 않는 내향인의 인생살이법
일자 샌드 지음, 배현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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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퍼센트 내향적이거나 100퍼센트 외향적인 사람은 없다. 카를 융의 저서에 따르면, 그런 사람은 광인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연속체의 어딘가에 있다. 즉 누구나 어느 정도는 내향성과 외향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p.24)

 

자신에게 가장 큰 행복감을 주는 자극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내향인과 민감한 사람은 그 적정 수준이 외향인에 비해 대체로 현저하게 낮다. 하지만 당신이 민감한 사람이거나 내향인임을 감안한다 해도, 그 수준이 보기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자극을 피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적정한 수준을 찾는 것이다. (p.60)

 

당신이 민감한 사람이라면, 최악의 상황과 최선의 상황을 항상 대비하는 게 좋다. 그러면 크게 당황할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대부분의 내향인과 민감한 사람은 앞으로 닥칠 일에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세심하게 대비한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미리 상상하면서 그에 대한 플랜 A와 플랜 B를 세워 놓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평안을 찾을 수 있으며 그런 상황이 닥쳐도 과잉 자극을 받을 위험이 줄어든다. (p.75)

 

오랫동안 다수의 내향인과 민감한 사람들이 외향인만큼 생기와 활력이 넘치고 사교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특정한 방식을 따르려고 애쓰다 보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성격 유형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다 해도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틀림없이 당신은 외향인들과 함께하면서 쾌활한 에너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귀를 기울이면 그들도 즐거워한다. 용기를 내어 달리 행동하고 당신의 역할을 다한다면, 사람들과 더 좋은 만남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서로 같아지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쉽사리 지루해질 수 있다. (p.98)

 

 

 

섬세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의 동반자 일자 샌드가 돌아왔다! 사교적인 외향인들이 환영받는 사회 속에서 더 작아지고, 더 민감해지는 당신을 위한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 <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아>. 책은 조용하고 민감한 것이 정말 문제인지, 그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해결 방법을 제안한다. 1장과 2장에서는 내향적인 성격 유형, 매우 민감한 기질 및 높은 반응성 기질을, 이어지는 장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계선을 설정하고, 과도한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자기주장을 펼치고, 자기 방식대로 남들과 어울리며 기쁨의 의미를 찾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담았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자신이 얼마나 내향적이고 민감한지 체크해 볼 수 있도록 두 가지의 자가 테스트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나의 테스트 그 결과는!? 상대적인 내향성 또는 외향성을 살펴보는 첫 번째 테스트에서는 양향적과 내향적의 중간쯤, 두 번째로 민감함을 테스트하는 것에서는 적당히 민감함을 부여받았다. 그렇다면 난 보통의 평범한 사람인걸까? 그렇다고 해서 테스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한 번의 테스트로는 한 사람의 진면목을 충분히 알아낼 수 없다. 포함되지 않은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스트 당일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니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 저자는 말한다. 사람은 각기 성격이 다르므로, 특정 성격 유형의 설명과 완벽히 일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설명에서 수긍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과 정확히 일치하는 유형이 없더라도, 이 책의 조언과 지침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일시적으로든,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나 번아웃 따위로 민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달하고 무던한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듯 조용하고 민감한 것이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사람들은 조용하고 민감한 자신을 숨기려고 할까? 왜 사회 시선에 맞춰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할까? 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다. 그 자체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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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독서법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교육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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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글쓰기도 아이가 언젠가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입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뗄 수 없는 관계인 것도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독서의 목적이 글쓰기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독서 교육의 목적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기르고, 목적에 맞게 읽고 평가하는 능력을 익힘으로써 평생 독자로 살아갈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읽기를 중심으로 말하기와 글쓰기가 힘을 더해 책 읽는 능력을 탄탄하게 키워가게끔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아이들의 독서 환경은 무리한 독후활동, 특히 독서기록장 같은 글쓰기 활동에만 치우쳐 있습니다. 그 결과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이 많아졌고요. ‘독후감 대신 말하기’로 책과 친분을 쌓도록 도와주세요 . (p.23)

 

수백 권을 읽었다고 해서 이 아이가 책을 잘 읽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읽은 책의 요점과 관련된 질문을 했을 때 “읽긴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요”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즉 말하기를 해보면 기억이 안 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못 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는 글자를 읽었으니 책을 ‘읽었다’고 여기고, 읽었으니 ‘알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 대해 물었을 때 ‘모른다’ 대신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이의 독서는 텅 빈 것이 됩니다. 책 읽는 보람이나 재미를 느끼기 어려우니 책을 수천 권 읽는다 하더라도 제자리걸음만 하거나 오히려 책과 멀어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읽은 내용을 간추려 말할 수 있고, 자신의 감상과 그 근거를 말할 수 있는 책이 수준에 맞는 책입니다. 이렇게 독서 수준의 현주소가 파악되면 쉬운 책은 부담 없이 즐기면서, 어려운 책은 모험하듯이 읽도록 지도하면 됩니다. (p.27)

 

말하기로 아이의 독서를 도와주세요. 책의 첫인상은 어떤지, 어디쯤 읽었고 읽은 데까지는 재미있었는지, 읽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주인공은 어떤 성격이고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등을 말하게 해주세요. 조금 길거나 어려운 책도 힘을 내 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때 책 읽는 힘이 길러집니다. 만일 부모님도 함께 읽으셨다면, 아이에게 솔직한 감상을 들려주세요. 말하기 독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모범이 중요합니다. 말하기 독서를 통해 어른 역시 독자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p.31)

 

읽은 것에 대해 잘 말할 수 있어야 글도 잘 쓸 수 있습니다. 아이는 특히 더 그렇죠.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에 놓인 아이에게 말하기는 일종의 연습 도구입니다. 말하기를 통해 아이는 자기 생각을 들을 수 있스니다. 즉,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생각을 말로 표현해 보고 수정과 보완을 거쳐 나름대로 완결된 생각의 덩어리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p.35)

 

 

“독후감 쓰기보단 ‘말’하게 하세요!” 대학 졸업 후 어린이책 편집자로 10년 넘게 일하다 이후 독자와 어린이책을 연결하고 싶은 마음에 독서교실을 운영하며 몸소 경험한 우리 아이를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독서 교육의 필수 지침과 구체적인 방법을 이 책에 모두 담아냈다. 이름 하여 읽기 능력과 공부머리가 트이는 가장 효과적인 초등 독서법. 우선 왜 독서에서 말하기가 먼저인지를 자세히 풀어내고 그 다음으로 그림책, 동화책, 지식 책 등 책의 주요 갈래별로 아이가 책을 읽은 뒤 어떻게 말하게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준다.

 

아이의 독서법, 아마 아이를 둔 부모님들의 공통된 관심사가 아닐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많은 아이들이 독서가 아닌 독서기록장 때문에 힘들어 한다. 우리 아이 또한 마찬가지. 우리 아들 같은 경우는 책을 또래의 아이들보다 많이 읽고 또 그만큼 아는 것도 많은 편인데 독후 활동을 하려면 저자의 말처럼 많이 난감해한다. 책을 재밌게 읽을 줄은 아는데 그 내용을 자신의 생각을 공책에 옮기려니 버거운 것이다. 아이의 책 읽기를 돕고자 만든 독서기록장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하는 셈.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깨달았다. 부끄럽게도 나 또한 저자가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필을 아이 손에 쥐어주며 알아서 쓰라고만 했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의견을 나누며 그것을 글로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일러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입장을 바꿔 아마 나라도 그 상황이라면 힘들지 않았을까. 저자는 말한다. 독서기록장의 형식이 다양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쓰기를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형식은 큰 의미가 없다고. 그렇다고 독서기록장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독서 상황을 살피고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는 다양한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독서기록장은 중요한 교육 도구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 바로 저자가 말한 말하기 독서법이다. 말하기 독서법을 실천하면 아이들의 책 읽기는 180도 달라진다. 책을 읽고 내용과 느낌,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독후감 쓰기를 강요하면 독서의 재미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것이 먼저다. 진짜 독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책의 재미를 느낀 이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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