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치윤은 소리로 세상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에게는 매일이 다르지 않다.

월식이 일어났다는 지난 밤, 라디오로 들었던 그녀를 떠올리며 자신이 살고 있는 미로와 그녀가 살고 있는 미로를 비교한다.

우리도 자신만의 미로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치윤처럼 그 미로가 암흑으로 되어 있어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때도 있다.

 

살려주세요.’

출근길의 익숙함에 치윤은 간밤에 들었던 말들을 생각했다.

점자를 쓰면서 단어와 문장의 느낌을 기억하며 같은 단어지만 표현에 따라 모양도 다를지도 모른다는 착각.

그 차이를 알고 싶다는 열망.

그러면 자신의 삶도 완성될 것 같았다.

근무지에서 월식을 상상했지만 할 수 없었다.

아마도 볼 수 없다는 것은 상상력에도 영향을 미치나보다.

앞을 볼 수 없는 치윤은 익숙해진 공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벗어난 순간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의 사이에 놓여 선택의 여지없이 평생을 안마사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 나는 도움을 청하는 치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나에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가?

우리 사회는 치윤들에게 무엇을 해주고 있고 해주어야 하는가?

안마사의 길을 걷고 싶지않았던 치윤은 자신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봐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마치 그들은 안마사가 되기위해 준비된 것처럼 당연하게 직업의 자유를 박탈당했다.

 

다시 떠오르는 크레인 위의 그녀는 달랐다.

길을 잃어도 복잡한 미로도 개의치 않는다. “여기서는 저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여요. , 저기 달이 보이네요.”

치윤은 크레인 위에 있는 자신을 둥근 달을 부둥켜 앉는 느낌을 상상한다.

안마를 하며 살고 싶지 않아요.

읽고 쓰기의 반복, 치윤의 같은 하루지만,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됐다.

전날의 기록, 치윤처럼 미로속에 사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읽는다.

그녀라면 자신을 이해하고 울어줄 것 같아서.

가장 아름다운 밤, 높이 60미터 달, 살아서 돌아가고 싶어요.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난 후 제목처럼 선샤인한 뉴스를 읽은 것이 아니라서 마음이 좀 쓸쓸했다.

치윤은 나의 동네에 살고 있는 이웃이다.

치윤이 바라는 세상은 정해진 길을 강요하지않고 하고 싶은 일에 제약이 없는 곳 일 것 같다. 마음껏 상상하고 경험 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울어 줄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랄 것 같다.

우리가 만들어야하는 세상, 어서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ab74 2021-04-0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게 직업의 자유를 박탈당했다.˝

˝다시 떠오르는 크레인 위의 그녀는 달랐다.˝

˝치윤은 나의 동네에 살고 있는 이웃이다.˝

<선샤인뉴스>가 다시 보이네요.

소유맘 2021-04-1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치윤이 도움을 청하면 손 내밀어 줄 수 있을까?세상이 무섭다는 핑계로 낯선 이는 일단 피하고 다닌다.더불어 살기를 원한다고 머리는 생각하는데 실제 생활에서는 용기가 나질 않는다.....

꿈맘 2021-04-1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들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세상...저 또한 그런 세상을 꿈꾸며 크레인의 그녀와 치윤에게 손을 내밀어 보아야겠단 마음이 듭니다. 감사해요. ^^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왜 제목은 얼후라고 했을까. 의문을 가지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 마을의 전설은 피란 말입니다. .’

마을의 얼후연주자 김 단장이 전화에다 하는 말을 듣고, ‘이 마을의 전설은 피가 아닌 저 옥수수 밭을 덮고 있는 눈이란 말입니다.’ 삐딱하게 마음으로 대꾸하는 양춘.

그가 처음 연변아리랑노래를 부를 떄 마음속에 담은 것은 척박한 환경에 대한 불만과 어른들에 대한 원망이었다. 어렸을 때 떠나간 부모를 찾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할아버지 인락은 그에겐 로우런이었고, 하는 행동과 말들은 반발심을 만들었으며, 그래서 새불이 마을을 떠나고 싶어 했다.

마을에 도는 공연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불안감을 느꼈다.

등장인물 양춘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주변의 모든 것이 마음에 안든다.

인락의 눈 쌓인 밭에 발자국을 찍는 행동, 오래된 이야기, 독립군이 주고 갔다는 시에 관해서도 믿지 않았고 어이없어 했다.

그러니까 내 고향도, 죽은 독립군들의 고향도, 모두 조선이란 말이지.”

한숨만 나오는 말이었다.

어서 눈이 그치고 한국으로 떠나고만 싶었다.

눈을 치우는 동안 부르는 노래가 인락처럼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타령이 되어 흘러나와도 이상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양춘이 인락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가출과 인락의 사고를 경험하고 나서였다.

어렸을 때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나이들어 이해가 된다거나, 다 때가 있다고 하는 것처럼 계기가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하늘은 나쁜 소원을 먼저 들어준다고 했던가.

돌아온 양춘에게 누군가 죽으니 떠났던 자식이 돌아왔다는 인락의 말은 부모를 만날 수 있는 방법으로 인락의 죽음을 생각하게 했다. 철없는 생각대로 인락은 쓰러졌다.

밭에서 쓰러진 인락을 업고 병원에 가면서 처음으로 소원을 생각했을 때, 떠나는 아버지를 보고 울음을 멈추지 않는 양춘이 인락에게 들었던 소원을 떠올렸다.

나도 너처럼 소리 내서 한 번 울어보자. 그게 내 소원이다. 이 원수 같은 녀석아.”

그제서야 인락의 존재를 뼈져리게 느끼게 된 것 같다.

다시는 가출을 하지않고 아리랑을 부르는 단 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니까 너 또한 네 할아버지가 간직한 이 노래를 기억해야 해.“

이 마을의 전설은 피란 말입니다. .’

우리에게 연변아리랑은 순정입니다. 순정.”

처음 제목을 보고 들었던 의문에 나만의 답을 찾아 보았다.

얼후 중국의 전통악기. 전통은 시대를 거쳐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오는 것이다.

피가 마을의 전설이라는 단장의 말에 나는 글속에 담긴 것이 사람들 사이에 내려온 전통 또는 무언의 것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만하면 됐다.”라는 인락의 말은 양춘의 마음에 더 이상의 공연취소라는 불안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양춘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맘 2021-04-11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그만하면 됐다˝의 의미가 양춘에게 공연 취소의 불안을 더이상 만들지 못하게 했다는 부분에서...아~ 그랬겠구나 하게 됐네요. 작품 속의 전설과 전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감사해요. ^^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가득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들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부장은 계속 륜에 대해 생각한다.

륜이 어떻게 생겼지.

자신이 삭제한 그가 쓴 마지막 문장은 뭐였지.

직책상 매일 많은 글을 보는 사람이라 글이 생각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거의 매일 보는 사람이었을 텐데 왜 기억하지 못할까

지금 우리들의 모습인 것 같다. 앞만 보고 위로 가기위해 내 옆에 누가 있는지 주변을 살피지않는다.

글속에 묘사된 륜을 생각해 봤다. 아마 우리 옆에 있는 튀지 않는 평범한 샐러리맨의 모습일 것 같다.

사람들이 말하길 륜은 지난날의 부장을 생각나게 한단다. 과거의 부장을 알고 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모습.

부장 자신도 이전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나게 하는 륜을 불편해 한다.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잃어버린 젊었을 때의 정의감, 열정, 도전정신 같은 것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은 아닐지.

륜도 시간이 지나면 부장과 같은 사람이 될까? 제발 그러지 않길 바란다.

륜의 신문에 대한 신념은 진실을 알리는 거다.

어느땐 신문이 백지라면 좋겠다고 했다. 각자 써내려가게. 내용은 아마도 각자의 생각에서 나온 걸 거다. 상당히 신선한 발상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신문을 나라면 보고 싶을까? 난 귀찮다. 탐구정신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갖다 버렸다.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보고 내용을 채워가기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쁘지 않을까.

 

륜이 쓰는 기사는 차츰 많은 메일을 받는다.

공감 반, 응원이 그 반의 반, 나머지는 욕. 늘 있는 일이잖아요.”

륜 같은 기사를 쓴다면 나도 공감과 응원을 보내는 쪽이리라.

부장은 륜에게 까칠하게 굴지만, 인권단체를 다룬 기사속 사람을 만나러 일본에 가겠다는 말에 보내준다. 륜이 마감해야할 기사도 대타를 자청한다.

 

륜의 책상에 앉아 책상을 둘러보며 서둘러 나갔던 그를 생각한다.

그의 컴퓨터에 저장된 사람들의 기사자료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이다.

부장은 기사를 보며 기획안을 처음 봤을 때 감정이 살아났다.

준비하고 있던 기사는 역사교과서와 관련된 고등학생의 온라인모임이었다.

진실이 알고 싶었어요.”로 시작했던 모임의 많은 인터뷰가 삭제됐다.

침묵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냥지금처럼, 찾고 싶어요.

나 역시 진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헀던 때가 있었다. 침묵하는 사람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 시절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륜이 만나러 간 사람은 이미 죽었다. 이미 죽은 사람을 만나 진실을 알아보려 간다는 그를 믿진 않지만, 그 옛날 자신이 썼던 기사를 떠올리며 그가 성공해서 돌아오는 것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부장은 그가 영원히 그릴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부분을 삭제하고 출력한 자료를 가지고 자리에서 일어난 후 륜에게 전화한 후에야 그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었다. 다음날 신문에 사람들이 아닌 사고, 연재를 마치며가 실렸고 마지막 쓴 문장은 륜이 말하고 내가 씀

 

작가 소개 마지막 글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글을 쓴다라고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만의 성찰과 주변에 대한 관찰이 있어야 비로소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이미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기억 또는 생각 속에 존재하는 나와 너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 쓴 이 책은 아직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는 우리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ab74 2021-04-08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기억 또는 생각 속에 존재하는 나와 너일 것이다.˝ 이 문장 너무 좋네요~~
뒤에 단편을 읽다가 다시 맨 앞의 <사람들>을 읽으니 다시 이해 되네요~~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어요~~
감사해요~~♡♡♡♡♡

꿈맘 2021-04-1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속에 우리들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시게 하시는 힘이 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
 
그림책의 마음 - 심층심리학이 전하는 그림책 이야기
이나미.조자현 지음 / 다산기획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를 보고 마음이 끌려 선택했던 책은 마치 우리 집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어른과 옆에 서서 어른을 보고 있는 아이. 요즘의 우리 집 풍경이다. 언젠가부터 책 보는 걸 싫어하게 된 아이들. 난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책 속으로 피난을 간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 두 분이 그림책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갈수록 책에 빠져가는 나의 행동도 뭔가 의미가 있는 걸까? 책을 다 읽고 나면 알 수 있을까?.

책은 16권의 그림책을 담고 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괴물들이 사는 나라’, ‘알도’, ‘고릴라등도 있고, 처음 보는 책 검은 반점’, ‘살아있다는 것도 있었다.

그중 나의 마음에 다가온 그림책이 몇 권이 있어 짧게 써본다.

P8 ‘호텐스와 그림자의 호텐스는 자신의 그림자를 싫어했는데 그림자를 떼어내기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한다. 마지막장에서 호텐스는 어떤 일을 계기로 그림자와 함께하기로 했다. 여기서 그림자는 콤플렉스를 이미지화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내 그림자와 어떤 사이일까?

P112 밤의 숲에서 한 가닥의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주인공 할머니가 치매로 길을 잃고 들어간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살아서는 나올 수 없었던 숲에서 마침내 파랑새로 변해 날아서 숲을 나오고는 아이고, 이제야 가벼워졌네라는 말로 무거웠던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다. 읽으면서 자꾸 눈물이 난다. 왜일까?

P222 ‘오리건의 여행곰 오리건이 광대 듀크에게 커다란 숲으로 데려다 달라는 말을 하고 함께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둘의 여행의 과정을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페르조나 즉, 개인의 가면이라고 하며 내가 가면에 과도하게 몰입해 있을 경우의 문제점과 적절한 조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에게는 108개의 페르조나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읽고 있는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했던 행동이나 말에 내포된 의미를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연결해서 읽기 쉽게 풀어주었다. 읽으면서 내가 갖은 처음 의문에 대한 답은 내 안의 그림자는 현실의 스트레스를 책으로 풀고 치유하는 것이다. 라는 답에 이르렀다.

나는 소개되는 책들을 심리학적으로 펼쳤던 경험이 미미해서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러 가지를 알게 되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새로운 눈으로 책을 읽고 싶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ab74 2021-03-31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표지 설명 너무 좋아요~~♡♡♡
책으로 스트레스 풀기~ 저 어릴 때 학교 다녀오면 책을 숨도 안 쉬고 몇 권의 책들을 읽었는데 커서 생각해 보니 그게 스트레스해소였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지금도 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꿈맘 2021-03-31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드네요. 음...그림책을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궁금하고요. ^^

소유맘 2021-03-31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밤의 숲에서˝그림책이 궁금해져서 상호대차 신청했네요.그림책 읽어보고 이 책도 읽어보고싶네요~
 
호텐스와 그림자 딱따구리 그림책 21
나탈리아 오헤라.로렌 오헤라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산기획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겨울 풍경 속에 여자아이가 한명 서있다. 그런데 자신의 그림자를 보는 표정이 못마땅하다.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림 속 아이는 호텐스. 다친 늑대를 치료해주는 따뜻하고 용감한 소녀지만, 싫어하는 게 있단다.

그건 바로 자신의 그림자다.

호텐스는 그림자가 하는 일이 다 싫다. 호텐스가 그림자를 싫어 할 수록 그림자도 호텐스를 싫어한다 느꼈다.

왜 호텐스는 그림자를 싫어할까?

문득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그림자에 대한 내용이 떠오른다그림자는 빛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타낸다.

그림자는 호텐스의 어떤 부분을 보여주는 것일까?

나는 그림자를 내가 맡고 있는 역할로 생각했다. 나의 그림자도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다어느 때는 딸 또 다른 때는 아내, 며느리, 엄마. 나는 나의 그림자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생각해보니 나도 가끔은 나의 그림자가 싫다.

벗어나기 위해 애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와 함께 행복을 누렸던 순간이 있었기에 나는 그림자와 잘 지내기로 했다. 그러기위해 지금도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나 호텐스는 자신에게서 떼어내고 싶어했고, 성공하고, 기뻐한다. 그리고 행복함을 만끽했다.

어느 밤 자다 깨어 밖에 나갔다가 도적떼와 마주치기 전까지. 도적떼는 호텐스를 위협했고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그때 나타난 영웅은 호텐스를 구하고 사라졌다.

누구였을까? 그건 바로 자신의 그림자였다. 사실을 알게 된 호텐스는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그림자와 함께 다닌다. 싫을 때도 있지만 더 이상 그림자를 떼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 중 싫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어떻게 느껴야할지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이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멋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ab74 2021-03-31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좋네요~~
내 그림자를 사랑해야겠네요~
그 친구는 나를 보여 주는 나니까요~
호텐스와 그림자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네요~♡♡♡

꿈맘 2021-03-31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제 그림자를 가만히 살펴보고 혹시나 밀어내고 있는 그림자가 있는 지 잘 지내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겠어요. 좋은 책 리뷰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