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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텐스와 그림자 ㅣ 딱따구리 그림책 21
나탈리아 오헤라.로렌 오헤라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산기획 / 2018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겨울 풍경 속에 여자아이가 한명 서있다. 그런데 자신의 그림자를 보는 표정이 못마땅하다.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림 속 아이는 호텐스. 다친 늑대를 치료해주는 따뜻하고 용감한 소녀지만, 싫어하는 게 있단다.
그건 바로 자신의 그림자다.
호텐스는 그림자가 하는 일이 다 싫다. 호텐스가 그림자를 싫어 할 수록 그림자도 호텐스를 싫어한다 느꼈다.
왜 호텐스는 그림자를 싫어할까?
문득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그림자에 대한 내용이 떠오른다. 그림자는 빛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타낸다.
그림자는 호텐스의 어떤 부분을 보여주는 것일까?
나는 그림자를 내가 맡고 있는 역할로 생각했다. 나의 그림자도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다. 어느 때는 딸 또 다른 때는 아내, 며느리, 엄마. 나는 나의 그림자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나도 가끔은 나의 그림자가 싫다.
벗어나기 위해 애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와 함께 행복을 누렸던 순간이 있었기에 나는 그림자와 잘 지내기로 했다. 그러기위해 지금도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나 호텐스는 자신에게서 떼어내고 싶어했고, 성공하고, 기뻐한다. 그리고 행복함을 만끽했다.
어느 밤 자다 깨어 밖에 나갔다가 도적떼와 마주치기 전까지. 도적떼는 호텐스를 위협했고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그때 나타난 영웅은 호텐스를 구하고 사라졌다.
누구였을까? 그건 바로 자신의 그림자였다. 사실을 알게 된 호텐스는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그림자와 함께 다닌다. 싫을 때도 있지만 더 이상 그림자를 떼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 중 싫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어떻게 느껴야할지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이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멋진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