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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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왜 제목은 얼후라고 했을까. 의문을 가지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 마을의 전설은 피란 말입니다. .’

마을의 얼후연주자 김 단장이 전화에다 하는 말을 듣고, ‘이 마을의 전설은 피가 아닌 저 옥수수 밭을 덮고 있는 눈이란 말입니다.’ 삐딱하게 마음으로 대꾸하는 양춘.

그가 처음 연변아리랑노래를 부를 떄 마음속에 담은 것은 척박한 환경에 대한 불만과 어른들에 대한 원망이었다. 어렸을 때 떠나간 부모를 찾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할아버지 인락은 그에겐 로우런이었고, 하는 행동과 말들은 반발심을 만들었으며, 그래서 새불이 마을을 떠나고 싶어 했다.

마을에 도는 공연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불안감을 느꼈다.

등장인물 양춘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주변의 모든 것이 마음에 안든다.

인락의 눈 쌓인 밭에 발자국을 찍는 행동, 오래된 이야기, 독립군이 주고 갔다는 시에 관해서도 믿지 않았고 어이없어 했다.

그러니까 내 고향도, 죽은 독립군들의 고향도, 모두 조선이란 말이지.”

한숨만 나오는 말이었다.

어서 눈이 그치고 한국으로 떠나고만 싶었다.

눈을 치우는 동안 부르는 노래가 인락처럼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타령이 되어 흘러나와도 이상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양춘이 인락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가출과 인락의 사고를 경험하고 나서였다.

어렸을 때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나이들어 이해가 된다거나, 다 때가 있다고 하는 것처럼 계기가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하늘은 나쁜 소원을 먼저 들어준다고 했던가.

돌아온 양춘에게 누군가 죽으니 떠났던 자식이 돌아왔다는 인락의 말은 부모를 만날 수 있는 방법으로 인락의 죽음을 생각하게 했다. 철없는 생각대로 인락은 쓰러졌다.

밭에서 쓰러진 인락을 업고 병원에 가면서 처음으로 소원을 생각했을 때, 떠나는 아버지를 보고 울음을 멈추지 않는 양춘이 인락에게 들었던 소원을 떠올렸다.

나도 너처럼 소리 내서 한 번 울어보자. 그게 내 소원이다. 이 원수 같은 녀석아.”

그제서야 인락의 존재를 뼈져리게 느끼게 된 것 같다.

다시는 가출을 하지않고 아리랑을 부르는 단 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니까 너 또한 네 할아버지가 간직한 이 노래를 기억해야 해.“

이 마을의 전설은 피란 말입니다. .’

우리에게 연변아리랑은 순정입니다. 순정.”

처음 제목을 보고 들었던 의문에 나만의 답을 찾아 보았다.

얼후 중국의 전통악기. 전통은 시대를 거쳐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오는 것이다.

피가 마을의 전설이라는 단장의 말에 나는 글속에 담긴 것이 사람들 사이에 내려온 전통 또는 무언의 것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만하면 됐다.”라는 인락의 말은 양춘의 마음에 더 이상의 공연취소라는 불안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양춘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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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4-11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그만하면 됐다˝의 의미가 양춘에게 공연 취소의 불안을 더이상 만들지 못하게 했다는 부분에서...아~ 그랬겠구나 하게 됐네요. 작품 속의 전설과 전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