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 노래 중의 노래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업화가 시작될 무렵 우리는 무척이나 가난했다. 가난한 시절, 우리 공동체 안에는 앉은뱅이, 절름발이, 언청이, 외팔이, 땅딸이, 난쟁이, 맹추 등으로 불리던 환유들이 있었다. 그들은 과거 우리 곁에 있었고 우리와 함께 세상을 이루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가 - 노래 중의 노래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문열은 한국문단에 큰 족적을 남긴 소설가이다. 작품의 양만 떼어놓고 봐도 수많은 작품을 한국인의 가슴에 남겼다. 질 부분 역시 『사람의 아들』로 대표되는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은 업적으로 불리울 만큼 대단하다. 특히 그의 소설을 한 편만 읽어봐도 그를 좋아할 정도로 독보적인 작품이 많다. 그의 작품은 글쓰기의 모범으로 대표될 만큼 정석에 가깝다. 독자들은 물론 문학에 뜻을 둔 문학도들에겐 교과서라고 불리우고 있다. 그는 글쓰기 뿐만 아니라 생각(사유)의 깊이 쉽게 헤아리기 어렵다.

『사람의 아들』에서 그의 사유는 깊고 또 깊다. 문학에 대해, 종교에 대해, 철학에 대해 깊은 사유를 거듭한 끝에 태어난 작품으로 여겨진다. 문단에서도 한국문학사에 손에 꼽을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문학적 열정과 깊은 사유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을 정도로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독자도 그를 작품을 통해 알게 된 얼마 안 돼 그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이 작품은 1987년 제1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영화화돼 더욱 널리 알려졌다. 1992년 박종원 감독에 의해서다.이 영화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이세기 저, 마로니에북스 간)에도 포함됐다. 올해 출판된 이 책 『아가(雅歌)』는 2000년에 발표된 작품을 재출간한 것이다.



저자 이문열은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할 때 나를 사로잡은 것은 변화의 열정이었다. 나는 상위모방(上位模倣)의 긴장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과도한 개입에 요구되는 부담도 지지 않을 작정이었다. 교양 욕구에 지나친 배려를 보내는 일, 미문(美文)의 만연함에 도취하는 일도 피해 보려 했다. 그러나 다 써놓은 지금에 보니 열정은 열정으로 끝난 것 같다. 변하고 싶었지만 변하고 싶은 만큼 변하지는 못했다."고 썼다.

하지만 그래도 위안은 있었다고 한다. 한 시도로서 전혀 무용(無用)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 것을 보면. 아무튼 이때 저자가 시도하려는 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독자로서는 알 수 없지만 소설가 이문열이 이 작품을 쓸 때까지의 최근 삼 년은 '실로 괴이쩍은 질풍노도에 휩쓸려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저자는 틀림없이 소모이고 낭비였지만, 이제 그것들이 진지한 문학적 투입으로 전환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한 말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지 여부는 큰 관심이 아니다. 그가 고희의 나이를 지나 이젠 70대 중반의 나이이니 독자로서는 건강만이 걱정될 뿐이다.



『아가』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여인 '당편'이가 주인공이다. 소설 속에 묘사된 당편이의 모습은 이렇다. "아마 어렸을 적 가벼운 소아마비를 앓은 탓이겠지만 그녀는 손발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다. 또 구루병의 증상도 있었던지 목이 짧고 등이 굽어 어깨가 귀 가까이 솟아 있었다. 키도 제대로 자라지 않아 그녀는 성년이 된 뒤에도 초등학교 상급반이었을 때의 우리보다 작았다. 거기다가 유인원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얼굴이 가슴께까지 묻혀 있어 어깨가 귀 위로 솟은 듯할뿐더러 어떤 때는 얼굴 길이가 그녀 키의 삼분의 일은 되는 듯 느껴졌다."(p.23)

산업화가 시작될 무렵 우리는 무척이나 가난했다. 가난한 시절, 우리 공동체 안에는 앉은뱅이, 절름발이, 언청이, 외팔이, 땅딸이, 난쟁이, 맹추 등으로 불리던 환유들이 있었다. 그들은 과거 우리 곁에 있었고 우리와 함께 세상을 이루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정신병원과 각종 수용소, 재활원, 보호소 같은 시설들로 하나둘 사라지며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이문열은 이것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 옛날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 이들은 단순히 성한 사람들의 짜증 섞인 동정 위에 더부살이한 것 같지만은 않다. 지금보다 훨씬 살기 어려운 시절에도 그들을 부양하기 위해 추가된 부담을 마냥 힘들어하지 않은 것하며, 그들 환유의 특성이 우리 삶에 끼치는 여러 불편이나 혼란을 웃음으로 참아 넘긴 것도 어쩌면 그게 우리가 그들에게 해 주어야 할 당연한 보상이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문열은 『아가』에서, 한 개인이 속한 사회 속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며 어떤 기호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말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거기에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거기에 속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거기 있는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존재, 누구 또는 무엇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존재는 없다. 당편이는 저자의 고향에 실재했던 인물로, 그에게 남아 있던 막연한 인상과 두세 개의 에피소드 위에 소설적 상상력이 더해져 창조되었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이문열은 1997년 『선택』을 발표하며 여성의 미덕 및 사회적 역할에 대한 페미니즘 논쟁에 불을 지폈다. 그로부터 3년 뒤 출간한 『아가』는 장애인에 대한 비하나 전통적 여성성의 왜곡 같은 혐의로, 대놓고 욕을 퍼붓지는 못하지만 돌아서 입을 비쭉거리는 듯한 느낌만 받았다.

한 여인의 희극적이면서도 슬픈 삶의 진상을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더듬어가며 들려주는 『아가』는, 변하고 싶었지만 변하고 싶은 만큼 변하지는 못했던, 그래도 이문열에게는 한 시도로서 전혀 무용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위안의 책이다. 2021년, 마지막 교정교열 판이 될지 모른다는 느낌으로 출간한 이번 책에서 이문열이 가장 고심한 부분은 부제이다. ‘노래 중의 노래’라는 부제를 새롭게 넣어 출간하였다.

한편 '아가'는 『구약성서』 중의 <제서(諸書)>에 속하는 책이다. 헤브라이어 원제는 <노래의 노래>(영어로는 『Song of Songs』)로, 가장 좋은 노래라는 뜻. 이 책이 경전으로서 구약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는 각종 설이 있는데, 건전한 남녀의 사랑을 신이 좋다고 보았다는 견해가 현대에서는 가장 이해하기 좋을 것이다. 사실 이 책에 들어있는 것은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으며, 그 근간은 동지중해 세계(이집트를 포함)에 가장 깊게 접한 솔로몬왕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는 각종 설이 있다. 이 책의 구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단편적, 민간적인 노래를 모은 것이라고 보는 사람, 드라마적 구조를 상정하는 사람, 서정시로서 일관성을 인정하려는 사람들이 있다.(종교학대사전)





저자 : 이문열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 영양, 밀양, 부산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 「들소」, 「황제를 위하여」, 「그해 겨울」, 「달팽이의 외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여러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현란한 문체로 풀어내어 폭넓은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장편소설 『사람의 아들』은 문단의 주목을 이끈 대표작이다. 한국 전쟁 당시 공산주의자였던 아버지 이원철이 홀로 월북을 하는 등 순탄치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중고등학교 중퇴 후 검정고시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하였으나, 다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등의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그의 창작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대구매일신문]에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가작으로 뽑힐 때까지 많은 좌절을 경험한다. 초등학교를 제외하고는 서울대 사범대까지 모두 중도에 포기했으며, 신춘문예, 사법고시 등에서 연이어 실패를 맛 보았다.

1994년 학문 연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교수제의를 받아들여 세종대 강단에 섰으나 3년만에 개인적인 이상실현의 문제와 작가로서 충분히 작품 세계를 이룩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지는 것을 우려,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교수직을 사임했다. 2003년 12월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현재는 조각가 친구의 권유로 경기도 이천에 작업실을 마련했고, 그곳에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 깊은 학문 연구를 할 수 있는 조그만 자리를 젊은 친구들에게 마련해주고자 뒷동산 부아악(負兒岳)이라는 산 이름을 따와 「부악문원」을 설립하여 새로운 지식의 샘을 젊은 학도들과 함께 탐구하려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2000년 5월 이문열의 책 판매량이 2천만 권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가운데 삼국지, 수호지 평역을 제외한 순수 창작물의 판매량이 천만 권 이상이라니, 한국인 4명에 한 명은 그의 소설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각종 문학상 수상작품집 등을 따지면 그의 글을 집에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인은 없다고 해도 무리한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상업적 성공은 이문열을 이해하는 단서 가운데 작은 하나일 뿐이다. 한국문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커서 문학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많은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지만, 가장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이 시대 대표 작가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젊은날의 초상』, 『영웅시대』, 『시인』, 『오디세이아 서울』, 『선택』, 『호모 엑세쿠탄스』 등 다수가 있고, 단편소설 『이문열 중단편 전집』(전 6권), 산문집 『사색』, 『시대와의 불화』, 『신들메를 고쳐매며』, 대하소설 『변경』(전12권), 『대륙의 한』(전5권)이 있으며, 평역소설로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혼은 환상이고 부부는 현실이다 - 부부상담사가 말하는 슬기로운 결혼생활
공진수 지음 / 마음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부는 소통을 위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는 시간을 활용하려고 하다 보면 오붓한 부부만의 시간은 결코 확보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갈수록 시간을 미리 마련하고 더 소통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혼은 환상이고 부부는 현실이다 - 부부상담사가 말하는 슬기로운 결혼생활
공진수 지음 / 마음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라 했다. 결혼으로 자식을 낳게 되고, 새 가족이 탄생한다. 결혼은 인간 종(種)이 영속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삶의 근간이 되고 인간의 삶 중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인류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인간 삶의 중요한 일로 보고 관례적, 법적 규정을 두고 이를 보호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옛날에는 결혼에 관한 규정은 있으나 이혼에 관한 규정은 없었다. 관례에 따랐을 뿐이다. 옛날 일이라 여성들은 늘 이혼의 피해자 입장이었다. 지금은 많이 여성의 법적 지위가 확보된 상태라 오히려 여성의 입장을 강화한 이혼 규정이 많을 정도다. 그러나 이혼에 관한 규정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쪽으로 치우친다고 해도 당사자인 남녀에겐 치명적이기 때문에 법적 입장이나 관례적인 규범에 신경 쓰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이니만큼 재산 문제에 있어서만은 명확하게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20년 결혼과 이혼 통계를 보면 결혼은 21만 4,000건으로 전년대비 10.7% 감소(-2만 6,000건)했다. 평균 결혼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0.6세이다 결혼은 점점 적게 하고 이혼은 점점 많이 하는 사회가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이다.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의 하나이기에 인류는 역사적으로도 '세기의 결혼'으로 평가되는 결혼도 있고, 최악의 결혼도 있다. 때문에 문학 등 예술에서도 결혼은 중요한 소재이고 많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화가나 작곡가들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주제로 작품들이 엄청나고 걸작도 많다. 아마 인류 종족이 지속되는 한 결혼은 인류 삶의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결혼은 인위적 결속 중 가장 힘이 강하다. 이에 따라 국가의 기본 집단이 된다. 즉 국가는 가족의 공동 운명체끼리의 결속 집단으로 운영된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결속 집단이 가족이다. 대가족제도에서도 그렇지만 현대처럼 핵가족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가정(가족)'을 근거로 운영되는 국가는 개인과 가족을 외부 침입으로부터 막아주고 신변의 안전도 책임져야 한다. 그들이 번 돈의 세금으로 국가는 운영되기 때문에 국가로서는 당연한 의무이다. 결혼의 건수와 이혼률 등을 집계하는 것도 국가의 인구 정책에 따라 적절하게 유지되게 하는 것도 국가의 책임이다. 개인과 국가간의 관계가 그렇지만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다. 흔히 선남선녀의 인연이라고 한다. 따라서 부부는 천생연분이라고 말한다.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은 철천지원수가 된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까? 행복하게 만났고 행복을 위해 만났는데, 어떤 부부는 행복하게 살고 어떤 부부는 불행하게 살까? 그리고 파국을 맞이할까? 과연 슬기로운 결혼생활이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왜 결혼이란 환상은 부부라는 현실 앞에서 사라지는 것일까? 부부의 사정은 부부만 안다고 한다. 그래도 부부상담사는 상담 현장에 있다 보면 남들보다 그들의 속 이야기를 꽤 많이 듣는다. 이 책 『결혼은 환상이고 부부는 현실이다』에서 독자들은 결혼과 부부에 대한 문제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라고 해서 부부에 대해, 결혼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개개인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얘기를 함께 나눔으로써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해결방안을 찾고자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이 책은 부부가 되어 가는 과정과 부부로 살아가는 길, 부부관계가 해체되는 과정 그리고 성숙한 부부로 가는 길에 대해 풀어봄으로써 결혼생활의 행복을 슬기롭게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 공진수 소장은 부부상담사로,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해 상담을 해 온지 어언 십 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이 책은 저자가 수많은 부부를 만나면서 느끼고 깨달은 행복 지침서로, 치료보다 예방책을 알려주고 있다.

책에 따르면 부부들을 보면 호랑이 같은 부부와 곰 같은 부부가 있다. 위기와 갈등 앞에서 불같이 화내고 관계를 정리하는 부부가 있는 반면에 참고 억압하며 살다 화병, 우울증에 걸리는 부부도 있다. ‘어! 이게 아니었는데 ……’라고 하며 살다 보니 어떤 부부는 호랑이같이, 어떤 부부는 곰같이 된다. 그런데 두 부부 모두 불행하다고 불만족스럽다고 한다. 그럼 이 세상에 행복한 부부는 없는 것일까? 왜 없겠는가. 있다. 그런데 옵션이 필요하다. 결혼생활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슬기로운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지식도 필요하고 지혜도 필요하다. 지혜는 성공을 통해서도 얻지만, 실패를 통해서도 얻는다. 또 성취를 통해서도 얻지만, 좌절을 통해서도 얻는다. 즉 결혼생활의 모든 것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부부가 결혼생활에 대해 배우고 익히며 깨닫는 것에 능동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부부가 좀 더 행복한 길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판가름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금보다 행복하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부부 가이드이자 결혼생활 중간쯤에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지침서로 손꼽힌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한 장면.


​인간의 삶을 다루는 예술 작품은 문학, 미술, 음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치고 사랑 연애 결혼 등에 무지한 사람은 없다. 그것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밟아가는 성숙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음악의 천재의 걸작인 '피가로의 결혼'에서 우리는 결혼에 대한 하나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은 이중의 장치를 지닌 작품이다. 그 외피(外皮)만을 본다면 TV 연속극과 비슷한 ‘부부싸움의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전편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그처럼 난리법석을 떨며 갖은 난관을 뚫고 결혼에 성공했던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 커플이 그 속편인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마주치기만 하면 서로에게 눈썹을 치뜨는 전투적인 부부로 등장한다. 이들과 대조를 이루는 커플은 결혼을 앞둔 피가로(전편에서는 이발사, 속편에서는 백작의 하인. 백작의 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하인이 되었다)와 백작부인의 하녀 수잔나이다. 바람둥이 행각으로 아내 로지나를 수없이 좌절시켜온 백작은 이제 수잔나에게까지 흑심을 품는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피가로는 수잔나 및 백작부인과 연대해 희극적인 계략을 써서 백작을 무릎 꿇게 만들고, 백작부인은 사과를 받아들여 남편을 용서한다. 그러나 '피가로의 결혼'은 부부관계 또는 남녀관계의 줄다리기를 보여주는 통속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 속고 속이는 ‘거짓말 릴레이’ 안에 시퍼렇게 날이 선 계급의식이 숨어있다. 작품의 외피를 타고 흐르는 ‘성적(性的) 긴장’은 그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치적 긴장’과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보마르셰의 원작 연극 제 5막에서 백작을 겨냥한 피가로의 독백은 신분사회의 뿌리를 뒤흔드는 새로운 시민계급의 분노를 집약하고 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에 소개된 『세 번째 결혼식』은 20세기 중반 두 아테네 여자 니나와 에카비의 이야기로, 특히 주인공 니나의 세 번의 결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두 사람이 친구가 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일어난 그리스의 역사적 사건들 - 독일군의 점령과 내전 등 - 에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게 된다. 이야기는 1960년대 초반, 니나의 세 번째 결혼으로 막을 내린다. 주인공들이 겪었던 모험과 고난은 어떻게 평범한 그리스인들이 전쟁과 범죄, 충성, 배신, 그리고 사랑을 경험했는지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내레이션은 삶의 우의 그 자체로 탈바꿈한다.

작가 탁치스는 단순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하지는 않은 언어를 구사하고, 생생하고 특색있는 문체를 활용하여 독백을 일상의 언어와 구어로 풍부하게 확장하였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는 마치 단숨에 써내려간 듯 어떤 짜임새도 없이 서로 풀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있는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어 1950년대와 60년대 그리스의 보드빌과 포크 시네마를 연상시킨다. 이 책은 현대 그리스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탁치스는 그리스인들의 삶의 중요하면서도 사소한 디테일들을 포착하면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간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운과 불운에서 영감을 얻은 『세 번째 결혼식』은 모든 이들이 경험하는 삶에 대한 찬가이다. 이런 면에서 탁치스는 삶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스스로의 입을 다무는 거장이라 할 수 있겠다.



가족의 자존감이 낮아지면 성인이 되어 결혼을 결정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비혼주의자 중에는 분명한 신념과 가치관을 가진 이도 있지만,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해 그리고 부모의 결혼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학습효과로 인해 결혼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고 부정적 관점을 갖게 되어 결혼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반복적인 가정폭력이나 습관적인 외도는 부부에게만 상처와 아픔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자녀에게도 되돌릴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기며 자녀의 삶에 대한 이정표까지 바꿀 수 있다.

- p.149 「이혼해야만 하는 부부」 중에서

저자 : 공진수

부부상담사이자 가족상담사. 엄한 아버지 밑에서 유교적으로 자라면서 사람들을 억압적으로 관계하는 것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답을 찾고자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를 필두로 다양한 심리치료와 심리상담 공부를 했다. 현재 사람의 아픈 마음과 상처를 보듬고자 동행심리상담센터를 개원하여 부부갈등, 외도, 이혼, 재혼 그리고 가정폭력 등 부부상담 및 가족상담을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작곡 전공, 독일 베를린 기술대학교(TU BERLIN)에서 음악학과 미술사 전공, 서울사이버대학교(SCU)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전공,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현 미래교육원)과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등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과 자원봉사 및 다수의 수도권 초·중·고등학교 임상, YTN, CGN, CTS 등 방송출연 및 외부 특강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누구나 자격지심은 있다》, 《또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가 있다. 유튜브 _ 사람을 살리는 동행심리상담센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정한 리더 - 공정을 가로막는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16가지 진실
베로니카 후케 지음, 최은아 옮김 / 마일스톤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누가 공정한 리더인가, 그것이 왜 중요한가? 회사에서 공정한 리더가 되기를 누구나 원한다. 공정을 가로막는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16가지 진실을 파헤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