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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 말과 글을 무기로 바꾸는 18가지 철학 도구들 (공감0 댓글0 먼댓글0)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
20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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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2025-10-06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 - 말과 글을 무기로 바꾸는 18가지 철학 도구들
김원 지음 / 나무의철학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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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는 '철학'을 이야기할 때 곧잘 서양철학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학교에서 배운 바에 따라서다. 이에 비해 동양철학은 '철학'보다 운명을 점치는 '미신'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이 역시 잘못된 교육의 일환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에는 기술과 기능이 우선시되고 국가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가르쳤다.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내기에는 기술과 기능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또 철학이라는 과목은 삶에 대해 말할 뿐 실제 삶에는 도움이 안 되는, 머릿속 공론(空論)에 불과하다는 주입식 교육에 의해 규정되어졌다. 물론 순수 학문인 문학과 사학도 마찬가지다. 즉 인문학보다는 과학과 기술을 장려했다. 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의 문턱에서도 증명되었다. 

산업화 시대 이야기지만 공대나 경영학은 우대했고, 인문학은 축소되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서고 민주화가 정착될 무렵부터 산업화 정책은 효능을 다했고 이제 필요한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인문학이 더 중요시됐다. 서구 선진국들이 그랬듯이 당연한 절차인지도 모르겠다. 순서나 효과에 대해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토론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어떤 학문이든 인류가 필요해서 키워왔고, 장려했던 학문은 우리 삶에 필수불가결한 것들이다. 다만 시대 상황에 따라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다를 뿐이다. 

이 책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은 단순한 말하기·글쓰기 기술서가 아니다. 즉 자기계발서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의 고대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빌려 누구나 말과 글을 설득의 무기로 바꿀 수 있는 18가지 도구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 위대한 철학자가 남긴 논리와 설득의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 김원은 "철학자들의 말하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당연한 답을 다시 묻고, ‘무지의 지’를 인정함으로써 대화를 탐구의 장으로 이끈다. 탈레스는 주장을 명료한 한 문장으로 세우고 타당한 근거로 강화했으며, 밀레토스 학파는 올바른 비판을 통해 상대의 주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갈등과 충돌을 피하지 않고 변증법으로 새로운 길을 찾았고, 플라톤은 스토리텔링과 사고실험을 통해 논리를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귀납과 연역을 조화시켜 논리를 체계화하는 동시에, 말과 글은 반드시 윤리적 토대 위에 있어야 신뢰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철학자의 도구는 상대를 꺾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결론을 향한 길을 걸으며 신뢰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이 책은 단순한 말솜씨가 아니라, 당연한 답을 의심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재정의하며, 설득을 통해 더 나은 답에 도달하는 사고 훈련을 담았다는 점에 독창성을 보여준다. 

즉, 이 책의 차별성은 ‘철학=어려운 이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철학자들의 생각법을 일상의 대화와 글쓰기 상황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점이다. 면접이나 논술 시험처럼 한 문장으로 핵심을 표현해야 하는 순간, 회의나 보고서에서 반대 의견을 설득해야 하는 순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순간마다 철학자의 도구는 유용하게 쓰인다. 이 책은 이로써 일상의 대화나 회사에서의 보고서와 발표 등 모든 말하기와 글쓰기에 적용 가능한 실천적 철학을 제시한다.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시키고 움직이는 설득력, 그것이 철학자의 말하기 기술의 핵심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철학자들의 사고법이 단순히 논리 훈련에 그치지 않고, 타인을 존중하며 더 나은 결론을 찾는 대화 윤리를 담고 있음을 강조한다. 승부의 대화가 아닌 공동 탐구의 대화, 상대를 꺾기 위한 반박이 아닌 함께 세워가는 비판은, 오늘날 분열과 갈등이 첨예한 사회에서 더욱 절실한 가치다. AI가 글을 쓰고 논리를 흉내 내는 시대에도,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본질을 꿰뚫는 사고력은 인간만이 가진 무기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바로 그 무기를 단련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철학 입문서이자, 독자 각자가 자신의 말과 글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공고히 다져가는 데 도움을 주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지식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상대의 사고를 흔들고 기존의 확신을 뒤집어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설득이라고 본다. 말과 글의 궁극적인 목적이 ‘설득’임을 다시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철학자들의 대화 방식은 언제나 상식에 균열을 내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소크라테스는 모두가 당연하게 믿는 답을 의심하며, 그 과정에서 숨겨진 모순을 드러냈다. 파르메니데스는 일상의 논리가 절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며, 다른 전제를 세우면 새로운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플라톤은 사고실험을 통해 막연한 믿음을 검증 가능하게 바꾸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귀납과 연역을 교차시켜 사소해 보이는 문제에서도 보편적 원리를 끌어냈다.

이에 따라 철학자의 사고법은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핵심에 도달하는 훈련이다. 피상적인 답변에 그치지 않고 ‘왜 그럴까?’라는 물음을 반복해 들어가면, 기존의 상식이 흔들리고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탄생하는 말과 글은 단순한 주장이나 설명이 아니라, 상대를 설득하고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힘을 갖는다. 결국 철학자의 사고법은 말과 글을 논리적으로 정련하는 방법일 뿐 아니라,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설득의 무기다.



이 책은 그 무기를 다루는 훈련을 통해, 독자가 일상과 일터에서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설득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말과 글은 무엇이 다를까」란 제목의 〈서문〉에서 "말과 글은 학교에서 충분히 배워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말과 글은 부품을 설계도대로 정확하게 끼워 넣는 프라모델 만들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유롭게 조합하여 그때그때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블록 만들기에 가깝다고 저자는 말한다. "설득의 구조와 방법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알고, 형식 간에 서로 이가 맞물리는 원리를 이해해야 제대로 응용하는 말하기, 글쓰기를 할 수 있다."(p.7, 존칭어는 상용어로 변환, 독자)

저자는 또 인간이 말과 글로 사람과 소통하는 이유는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서라고 단언한다. 올바름을 지향하지 않는 말과 글은 소통이 아니라 이기려고 하는 게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말과 글에서 중요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질문에 대한 훌륭한 답은 철학에 있다는 게 저자의 확고한 신념이다. 저자가 말과 글을 철학자들이 잘 이용하는 것은 '그들의 생각'이라고 말한다. "철학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설득의 내용도 될 수 없엇.던 당연함이라는 돌멩이들을 손에 쥔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여다보며 깊은 생각을 거듭한다. 어느 순간, 길가의 돌멩이가 보석처럼 반짝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이 돌멩이의 참된 모습이 무엇이며, 돌이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철학적 존재론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후 철학자는 이것이 진짜 돌인지 보석인지를 판단해본다. 이때 돌과 보석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인간이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다른 동물이라면 돌이든 보석이든 먹을 수 없는, 같은 물체로 여길 테니까.'인간은 보석과 돌멩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돌이 아니라 보석이라는 주장이 참인지를 알아낼 수 있을까? 돌이 아니라 보석이라는 주장이 참인지를 알아낼 수 있을까? 인식론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또한 돌과 보석은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존재로 평가된다. 여기서 미적·윤리적 판단을 다루는 가치론이 나온다. 철학은 당연한 것을 의심함으로써 존재론, 인식론, 가치론 같은 분과를 발전시켜왔다."(p.8)



저자는 철학을 배운다면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떨어지길 기다리는 대신, 구체적인 주제와 내용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철학의 생각법은 길가의 돌멩이를 주워 새롭게 탐구하듯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어 설득이 필요한 주장과 아이디어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시험장에서 설득이 어려운 주제가 주어져도 철학자의 생각법을 알고 있다면 '좋은' 글감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저자는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첫머리에 가장 먼저 '소크라테스의 생각법'을 담은 이유다. 

저자는 책 출간 후 가진 인터뷰에서 "철학적 사고법을 익히면 자신감이나 표현력에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란 질문에 대해 "자신감은 주장과 비판의 원리를 이해할 때 생겨납니다. 주장과 비판을 캄캄한 동굴 속에서 손을 맞잡고 이쪽이 출구일까를 논의하는 길 찾기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철학적 사고법을 통해 논리적인 근거로 주장하고 정당한 비판은 수용하면 되니까요. 문제는 상대가 틀린 답을 고집하는 순간인데 그럴 때는 엘렝코스 같은 논박을 펼칠 수도 있고, 문제 해결형 스토리텔링과 비유 등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그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이 책은 모두 3부 20장(章)으로 이뤄져 있다. 1부 〈이제 당연한 생각은 그만두자: 단단한 생각의 갑옷을 벗기는 철학자의 사고법〉, 2부 〈말과 글의 목표는 설득이다: 상식적인 주장을 뒤집는 말하기〉, 3부 〈쓰는 순간, 당신의 철학이 드러난다: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글쓰기〉 등이다. 1부에서는 「소크라테스- ‘무지의 지’ 사고법」, 「탈레스- 강한 주장을 완성하는 근거 만들기」, 「밀레토스 학파- 주장을 강화하는 비판하기」, 「헤라클레이토스- 해결책을 찾기 위한 변증법」 등 모두 8장에 걸쳐 철학자의 사고법을 설명하고 있다. 2부에는 「파르메니데스- 상식적인 논리를 의심하는 사고방식」, 「플라톤- 문제 해결형 스토리텔링」, 「플라톤- 비판적 성찰을 위한 사고실험」 등 6장이 이어진다. 마지막 3부에는 「아리스토텔레스- 좋은 논리는 귀납과 연역에서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 귀납법 활용 시 3가지 유의 사항」, 「아리스토텔레스- 윤리적으로 주장하기」 등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6장의 말하기 기술이 소개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독자들이 꼭 알고 넘어가야 할 말은 앞서 언급한 인터뷰에서 독자들에게 당부한 내용이다. "이 책은 유려한 화법과, 화려한 문체, 상대를 이기는 대화법에 앞서 더 근본적인 원리를 철학에서 찾아내고자 했어요. 바로 생각입니다. ‘저 사람 말을 참 잘해, 글을 잘 써’라는 칭찬도 좋지만, ‘저 사람의 생각, 그리고 생각하는 방식이 참 좋아’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무언가를 잘하면 인정받고 끝날 때가 많습니다. 기술적으로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좋은 말과 글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와 함께 철학자들이 만든 좋은 생각의 길을 따라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올바른 비판은 문제점을 지적해서 기존 주장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를 살려 더 강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요컨대 비판은 주장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에 의해 제기되어야 하며, 구체적인 상대가 있다는 점에서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또한 비판은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합니다. 상대의 주장을 들을 때 무조건 ‘아니다’라고 부정하지는 않았는지, 비판을 우월감의 기회로 삼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주장과 비판은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한 대화 과정입니다. 올바른 비판의 방법을 배우고 활용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사고와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p.89)


설득은 단순히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설득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에서 시작되며, 그 다음에야 비로소 논리가 힘을 발휘합니다. 회사에서 기획안을 발표하거나 학교 과제를 발표할 때, 우리는 흔히 논리적인 구성과 근거 제시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상대가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도록 만드는 것, 즉 마음을 여는 것이 설득의 첫 단계입니다. 이때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유머와 공감입니다.(p.145)


저자 : 김 원


문화콘텐츠학 박사, MBC에 입사해 문화공연과 콘텐츠 기획, 뉴미디어 전략, 편성 PD 등의 업무를 해왔고, 콘텐츠 프로모션 부장과 시청자커뮤니케이션 부장을 거쳤다. 한국외대와 중앙대에서 각각 외래 및 겸임교수를 역임하였고, 다양한 콘텐츠 이론과 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가르치면서 대중문화 현장에서 얻은 실무적 통찰과 학문적 연구를 접목해왔다.

또한 여러 기관과 교육 현장에서 글쓰기, 문학, 영상 콘텐츠 평가를 맡아온 그는, 사고의 힘을 키우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설득력 있게 전하는 방법에 꾸준히 천착해왔다. 단순한 말하기 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지적 도구로서의 언어를 탐구하며, 그 해답을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유의 방식에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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