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가 인간에게 과중한 스트레스를 주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하나는 인구가 많아지고, 산업이 발달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혼란을 겪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만하다. 또 하나는 속도가 빨라진 점이다. 인간이 채 깨닫기도 전에 정보는 사라진다. 눈앞의 정보가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일 수 있으나 디지털 문화로 방대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니 눈앞에 있던 것들이 떠밀려 자취를 감춘다. 쉽게 비유하자면 디지털의 속도는 빛처럼 빠르지만 우리가 인식하고 취하는 속도는 여전히 예전과 같다. 물론 개인차를 무시한 평균 인식의 속도를 말한다.
이 책 『버리는 용기 100』은 도서관식 책 분류로 말하자면 자기계발서다. 현대인들은 너무 빠르고 복잡한 사회 변화를 제대로 받아들이기에 아직 익숙지 못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수많은 정보는 디지털로 변환돼 빛의 속도로 취할 수도, 놓칠 수도 있다. 인간의 두뇌 신경계의 신경전달은 어느 정도의 속도인지는 독자는 모르지만 빛의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으리라. 특히 이 책의 저자 고바야시 히로유키는 일본의 신경전문의라고 한다. 30년간 면역과 신경 분야에 천착해온 연구와 현장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본에서도 내로라 하는 의사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는 의사(과학자)답게 현대인의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스트레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사회의 정보 홍수 속에서 자신의 삶에 필요한 정보만을 가려 알고, 쓸데없는 것이나 삶과 관련 없는 정보는 버려야 한다. 세상에 모든 정보를 인간의 뇌가 감당할 수 없을 테니 필요한 것만 선택해 저장 창고에 넣어두어야 할 것이다.
이때 방해되는 것이 인간의 소유욕인 것으로 저자는 집중하는 것 같다. 현대 인류는 누구나 매일 넘치는 물건과 정보 속에서 살아가며, 불필요한 것들로 인해 삶이 어지러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필요한 물건을 찾느라 허둥대거나 복잡한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 등 하루하루의 삶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반복해서 받는다면, 그 원인은 어쩌면 ‘버릴 용기’가 부족해서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늘어난 물건과 인간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쌓아두기만 한다면 우리 몸을 관장하는 자율신경의 균형은 깨지고 몸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지고 만다. 오랜 연구와 치료 경험으로 얻어낸 스트레스 축적의 원인이다.

이 책은 단순하게 물건이나 주변 환경을 정리하자는 책이 아니다. 물건은 물론 습관, 사고방식, 인간관계까지, 인생 곳곳에 쌓인 ‘군더더기’를 과감히 덜어내는 법을 알려 주기 위해 집필됐다. 이 용기 있는 법을 익히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인생의 답이 보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 고바야시 히로유키는 자율신경 연구의 권위자로서, 이 책을 통해 스트레스와 혼란을 과학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모두 5장(章) 100개 항목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주변 물건을 버린다〉, 2장 〈생활 습관을 버린다〉, 3장 〈기존의 사고방식과 버릇을 버린다〉, 4장 〈식사에 대한 상식을 버린다〉, 5장 〈인간관계를 버린다〉 등이다. 1장에서는 방 안을 지배하는 ‘물건의 폭군’들과 결별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1년 내내 옷장에 방치된 옷들, 쌓아 둔 서류, 그리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만 차지하는 자질구레한 소품들까지. 버리기 아까워 집에 쌓아두면 쓸데없는 물건들로 인해 앞으로 미래의 삶을 방해한다. 이런 것들을 찾아내 과감히 정리할 것을 저자는 요구한다. 과감히 정리하면 생각보다 훨씬 큰 여유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13개 항목을 두고 한 가지씩 설명해 나간다. 각 장의 마지막엔 「현명하게 버리기 위한 Check point」란 난을 별도로 마련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2장은 생활 습관에 초점을 맞춘 27개 항목을 다룬다. 땀에 젖어 출근하거나, 스마트폰에 사로잡혀 늦게 자고 피곤한 하루를 맞는 당신. 이런 습관이야말로 자율신경을 망가뜨리는 주범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같은 사소한 실천부터 SNS와 작별하기까지, 작은 변화가 당신의 하루를 얼마나 편안하게 만들어 줄지 직접 체험해 볼 것을 권유한다.
편하게 얻은 정보나 지식은 금세 사라진다. 어렵게 경험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고난을 극복해낸 정보나 기억은 오래 간다. 이런 원리는 누구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인간의 기억 장치는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으로 나뉘어 있는데 장기 기억으로 옮겨져야 비로소 자신의 지식이 되고 정보가 된다. 단기 기억에 머물 때 다시 한 번 반복하거나 새로운 자극의 경험을 얻는다면 장기 기억으로 옮겨갈 것이다.

3장은 고정관념과 사고방식을 다룬다. ‘주말엔 쉬어야 한다’, ‘다음 일정을 생각해야 한다’와 같은 관념은 당신을 지치게 만드는 함정일지도 모른다. 이 장을 통해 ‘생각 비우기’를 배우면, 걱정과 망설임 대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 고정관념이나 사고방식은 사실 장기 기억장치에 저장된 지식이나 정보일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점이 확인되면 지워야 한다. 장기 기억에서 지워내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노력은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확인해 재주입해야 한다. 고정관념이나 사고방식은 이미 습관화되어 있는 것들이다. 아무 생각없이 방치한다면 다음 문제가 닥칠 때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한다.
25번째 항목은 「뭐든지 스마트폰 메모장에 기록하는 습관을 버려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책에 따르면 최근에는 메모, 기록, 스케줄 관리 등을 스마트폰으로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부피가 적고 생각난 것을 바로 적을 수 있는 점은 분명 편리하다. 의료 현장에서도 진료차트를 종이가 아닌 컴퓨터 파일로 전환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등 문서 전자화의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나 또한 디지털 기기의 메모 기능이 편리해서 일상에서 태블릿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은 종이에 직접 써서 남기려고 노력한다. 수첩이나 작은 메모 용지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고 집이나 연구실 책상에는 바로 뽑아서 쓸 수 있는 메모지를 상비하고 있다. 손으로 뭔가를 쓰는 행위, 즉 '수기'의 최대 장점은 기억하기 쉽고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또한 손을 움직이고 나중에 자신의 필적을 다시 훑어보는 자극을 통해서 뇌가 활성화되어 자율신경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인간은 '언어로 생각하는 동물'이라 수기로 자신의 생각이나 업무를 가시화하여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다. 문자로 옮기면서 사고하는 습관을 기르면 예상 밖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차분한 자세로 대처할 수 있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은 '세븐 라인즈(Seven Lines)'라는 것이다. 원래 의사가 진료차트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기술로, 사건이나 과제의 배경에 따라 중요도가 높은 순서대로 일곱 개의 항목을 적는 방식이다. 이렇게 적으면 어떤 문제의 전체적인 상황은 물론 위험성까지 폭넓게 검토할 수 있어서 직장이나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접목하여 만일의 사태에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다.(p.86~87)

4장은 식탁 위로 시선을 옮긴다. 현대인이 식생활에서 가장 많이 겪는 스트레스는 아마도 몸무게일 것이다. 식사는 우리 몸의 균형과 면역,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상당한 노력으로 천천히 과학적으로 발전해 왔다. 즉 몸에 필요한 영양소, 에너지 축적, 기초대사량, 근육 연구 등 다각적으로 접근해 과학적으로 시스템을 분석하고 필요한 양과 영양소를 밝혀냈다. 그리고 적절한 급식의 양과 영양을 알아내는 데도 성공했다. 옛말에 과유불급(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이란 말이 있는데 그야말로 우리가 먹는 음식처럼 잘 들어맞는 것도 없을 듯하다. 음식은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적절한 양 이상을 먹으면 오히려 탈이 난다. 그러다 보니 다이어트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지 이미 100년 이상이 지났다. 또 일에 쫒겨 급하게 때우는 점심, 과도한 다이어트, 무리한 건강보조제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이 당신을 괴롭히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과학적 정설이라 이제는 다이어트에 돈을 써야 할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4장에서는 식사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간단한 원칙들을 익히면, 식탁의 즐거움과 건강 모두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두 11개의 항목이 마련되어 있다. 특별히 어려울 것도 복잡하지도 않는다. 탐식의 수준만 아니라면 누구든지 실천해 습관화할 수 있다. 한 예로 「아침을 거르는 식생활을 관둬라」(71항)가 독자에게 가장 인상적이다. 현대인의 생활은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다. 직장에서 늦게 끝나는 것도 이유지만, 퇴근 후 시간이 짧기에 자신만의 여유 시간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회식이나 술 좌석 등이 따로 잡히면 지나친 시간을 잡아 먹고 다음날 출근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소 달라졌지만 직장에서의 회식은 근무 연장으로 받아들여졌고, 빠진다는 것은 동료와의 화합에 방해가 된다는 의식이었다. 자리가 늦어지면 스트레스는 과중하게 쌓이고 누적될수록 건강에는 적신호다. 또 일부는 살을 뺀다는 이유로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은 식사 시간을 건너 뛰어 다음 식사까지 안 먹는다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혈액이 두뇌로 돌지 않아 머리가 멍해지고, 자율신경의 균형은 엉망진창이 된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이나 식습관으로 굳어지면 건강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계할 것을 요청한다. 특히 아침밥을 잘 챙겨 먹으면 '삶에 여유가 생긴다'고도 말한다.

마지막 5장은 인간관계 정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군가 날 좋아해 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면 자신과 잘 맞는 매력적인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인 관계', '인간 관계'는 사회 생활 하는 동안 누구나 느끼지만 결코 쉽지 않다. 각자가 다른 환경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온 때문에 성격도 각자 다르다. 그러나 협력해서 성과를 내야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식구들과 함께 먹고 산다는 원리는 모두 같다. 그 수익을 최대한으로 높이려면 당연히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하고, 또 동료들과는 한몸처럼 하모니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이른바 팀워크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잘 이루어진다면 힘들 일은 없다. 그러나 세상 일은 절대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법이 결코 없다. 결국은 모든 사람과의 원만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대인관계를 성공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관계를 맺지 말거나 이미 깊숙이 들어온 관계라면 과감하게 버릴 것을 주문한다. 물론 이 버림을 실천하려면 사실 자신의 수양이 먼저다.
이를 테면 저자가 경계할 것을 요청하는 것은 69항목 「분노를 억누르는 것을 관둬라」라고 정면 배치되는 요구도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노의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의사이기 때문에 분노의 감정은 자율신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다. 그러나 분노의 감정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분노의 감정은 뭔가를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게도 하니 말이다. 다만 저자는 이 책에서 복받쳐 오르는 분노의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노의 감정을 무리해서 억누르는 것은 자신의 속마음을 억누르는 것이고 이는 큰 스트레스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분노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마주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한 예로 일기에 그날에 느낀 분노의 감정에 대해서 쓰는 일이다. 분노를 느낀 순간과 시간 차를 두고 일기를 쓰면 객관적으로 그때의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 이처럼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분석하면 자기 나름의 해결책도 찾을 수 있고 서서히 분노의 감정을 통제할 수도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의 한마디는 꽤 여운이 오래 남는다. "분노는 시간이 흐르면 잦아드는 감정입니다."(p.197) 우리 속담에도 '참을 인(忍)' 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도 있잖은가?

저자는 이 책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습관을 버리며, 스트레스를 주는 관계를 정리하면 삶이 한결 가벼워지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선명해진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특히 자신의 연구 분야인 자율신경의 균형을 도와 건강해진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버리는 삶은 누구나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쓸모없는 물건을 비우고 덜어내는 순간 삶이 깔끔해지고, 시간과 공간의 여유가 찾아온다고 주장한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도 정리하면 상대적으로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과의 진정한 유대감을 쌓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비움’은 결국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분명한 길이다.
사람은 효율성을 따지면 따질수록 그리고 자기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효율적인 노선으로 헤매지 않고 편하게 환승’할 수 없는 것이 스트레스라면 차라리 이를 관두고 ‘일부러 걸어서 하는 환승’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오히려 우연의 일치로 기다림 없이 환승이 잘 되었을 때 살짝 ‘나는 행운아다’라는 생각마저 들 수도 있습니다.(p.66~67)
저자 : 고바야시 히로유키(Hiroyuki Kobayashi, こばやし ひろゆき, 小林 弘幸)
준텐도대학 의학부 교수. 일본 스포츠협회 공인 스포츠 닥터. 준텐도대학 대학원 의학 연구과(소아외과) 박사. 런던대학 부속 영국 왕립 소아병원 외과, 트리니티대학 부속 소아연구센터, 아일랜드 국립 소아병원 외과에서 근무했고, 준텐도대학 소아외과학 강사·조교수를 역임했다. 일본 최초로 ‘변비 외과’를 개설했으며 자율신경 연구의 일인자로 운동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저서에『의사가 고안한 장수 된장국』『자율신경을 정돈하는 ‘포기’ 건강법』 등이 있다.
역자 : 이지현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여자대학교로 교환 유학을 다녀왔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번역과를 졸업했다. 현재 엔터스코리아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영업의 신 100법칙』, 『세상의 이치를 터놓고 말하다 : 괴짜 부자 사이토 히토리』, 『흘러넘치도록 사랑하라』, 『채소를 말리면 맛이 깊어진다』, 『Win의 거듭제곱』, 『칭찬이 아이를 망친다』, 『세계의 법교육』,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 『스틸』, 『예수의 언어』, 『미루기 습관은 한 권의 노트로 없앤다』 등이 있다.
